민갑룡 경찰청장(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국내 3대 미제사건인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밝혀진 가운데 현직 경찰청장이 처음으로 또 다른 장기 미제 사건인 일명 '개구리소년 사건' 현장을 방문한다.
영구 미제로 남을 뻔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이 경찰 재수사로 용의자를 찾게 되면서 개구리소년 사건 역시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지방경찰청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오는 20일 오후 1시쯤 지역 치안 현장 방문 일환으로 대구·경북 지역을 찾아 개구리소년 사건 현장인 대구 와룡산을 방문한다고 19일 밝혔다.
개구리소년 사건은 지난 1991년 3월 26일 대구 성서 와룡산에서 실종된 초등학생 5명이 11년 만에 유골로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이들은 도롱뇽 알을 찾으러 산으로 갔다 실종돼 '개구리 소년'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이들은 실종 11년 후인 지난 2002년 9월 26일 마을에서 약 3.5km 떨어진 와룡산 4부 능선에서 모두 유골로 발견됐다.
타살이 의심되는 사건이지만 용의자를 특정할 단서를 찾지 못해 지금까지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경찰은 실종 당시부터 유골 발견 이후 지난 2009년까지 경찰은 지방청 차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꾸렸고 이후 수사전담팀을 운영했다.
실종 당시 경찰과 군인, 민간 등 32만 여명이 투입돼 산악, 저수지 등을 694차례 수색했다.
수배 전단 810만 장이 전국에 뿌려졌고 TV에서도 관련 내용이 95차례 방영됐다.
사건 공소시효를 4년 앞둔 2006년 유골이 발견됐고 감식과 부검이 진행됐다.
그 결과 두개골이 손상된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은 이들이 타살된 것으로 보고 용의자 관련 제보 1500여 건을 수사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해외로 도피하는 등 시효가 연장됐을 가능성을 고려해 지난 2015년 12월 내사 중지했다.
경찰은 지난 4월 수사 주체를 성서경찰서 전담팀에서 지방청 미제사건수사팀으로 바꾸고 주요 수사기록 등을 토대로 사건 재검토에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본격적인 재수사는 아니지만 사건의 수사 기록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한다"며 "첩보 수집을 통해 새로운 수사 단서를 확보하고 관련 용의점에 대한 탐문 수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구리소년 사건 유족과 ㈔전국미아 실종 가족찾기 시민 모임은 매년 실종일인 3월 26일 유골 발굴현장에서 전미찾모가 주최하는 추모제를 연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경찰청장 명의로 조화가 전달되기도 했다.
이처럼 민 청장이 장기 미제 사건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만큼 이번 사건 현장 방문으로 경찰이 개구리소년 사건 재수사에 돌입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민 청장은 이날 와룡산 방문 이외에도 대구국제사격장 경찰청장기 사격대회 개회식에 참석하고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참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