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소재부품 수급대응 지원센터 방문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차원에서 꾸린 '소재부품 수급대응 지원센터'를 깜짝 방문해 수급 동향을 확인하고, 직접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문 대통령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소재부품 수급대응 지원센터를 찾았다.
지원센터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조치에 따른 우리 기업의 소재·부품 수급 애로사항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기 위해 민관 합동으로 꾸려진 조직이다. 모두 32개 기관에서 파견된 39명이 근무하고 있다.
센터 측에 알리지 않은 돌발 방문이라 문 대통령이 도착했을 때 직원들은 회의를 하거나 전화를 받는 등 업무에 매진하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수고 많으십니다"라고 인사하며 개별 직원 모두와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황수성 부센터장은 회의 중인 직원들이 "기업들의 애로 현황 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애로 현황을 분류해서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애로사항이 많이 접수됐는지를 물었고, 황 부센터장은 "49건이 접수돼 있다. 재고 확보 및 수급 대체처를 확보하는 등의 내용"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아직까지 실제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아마 없을 테지만 앞으로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니까 말하자면 안이하게 생각하지 않고 아주 긴장하면서 대응해 나가야겠다"고 당부했다.
또 문 대통령이 센터 활동에 어려움은 없는지 묻자 황 센터장은 "초기에는 부족했습니다마는 각 기관들이 다 힘을 합치며 어렵지만 잘해 나가고 있다"고 에둘러 답했다.
그러자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이 나서 "제가 지난달에 왔었는데, 야식 먹을 돈이 여러 군데에서 나눠져 있기 때문에 어렵다고 한다"고 거들었다.
각 부처 공무원과 기관 직원들이 파견을 나왔기 때문에 야식 비용 마저도 나뉘어 있다는 말이다.
문 대통령은 "총괄은 산자부가 하는 것이죠? 야식비도 산자부 것만 해결하면 안 되죠"라며 미소를 보였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원센터의 애로를 제가 유형별로 구분해서 차질 없이 지원해 주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실제 센터에서 애로사항을 상담하고 있는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직접 실태를 전해듣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어떤 애로가 있는 것인가?',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원을 한다면 국산화가 가능하겠는가?', '대기업과의 납품 거래는 원만한가?' 등 세세하게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면담을 마친 문 대통령은 센터 직원들에게 "충분히 지원해 줄 수 있는 범주 내에 있는가?"라며 꼼꼼히 확인했고, 직원들은 "당장 조치가 가능한 부분들은 관련 부처에 통보해서 조치를 하고 있고, 시간을 두고 접근해야 될 문제들은 별도로 선별해서 팀을 구성해서 대응 방안을 마련해서 지원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주 든든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다들 수고해 주셔서 고맙다"면서 "중소기업들이 갖고 있는 그 애로들을 전부 그냥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시고, 정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해결해 준다는 자세로 상담들을 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지원센터 방문에 앞서 문 대통령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연(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를 찾기도 했다.
이곳은 한계에 다다른 기존 실리콘 반도체를 극복해 고성능 반도체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기술 개발과 관련한 전문적 설명을 들은 문 대통령은 "기술적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질문할 수준이 안된다"면서도 "양산에 필요한 전문 인력들이 적시적소에 배치될 수 있나"라며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연구소의 장준연 소장은 "여전히 모자라다"고 토로하면서 "이 부분의 인력이 하루아침에 양성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많이 써 주셔야 국가 발전에 도움이 좀 될 것 같다"고 요청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실험실과 장비실 등을 방문하며 관련 설명을 들었고 연구자들을 격려했다. 방명록에는 '추격국가에서 선도국가로, 과학기술의 힘으로!'라고 적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최근 전용차로 마련한 수소차 '넥쏘'를 타고 이동했다. 평상시 출퇴근이나 청와대 내 일상업무 외에 문 대통령이 외부행사에 수소차를 활용한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