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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조카, 사모펀드 '실소유주' 증거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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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조카 실소유주 의혹 '모른다'지만…증거 속속
    코링크PE‧WFM 총괄대표 행세…美 테슬라 사기 의혹
    코링크 내부 문건에도 조카 이름 등장
    "조씨 사모펀드 핵심 관계자들과 필리핀 출국"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5촌 조카 조모(36)씨가 사모펀드 운용사(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소유주라는 점을 알 수 없다고 해명했지만, 정황증거는 차고 넘치는 것으로 드러난다.

    조씨의 실소유주 근거는 크게 코링크PE와 더블유에프엠(WFM) 총괄대표 행세, 기업설명회 개최, 테슬라 사기성 홍보 등과 관련한 증언‧증거들이다. 코링크PE 내부문건에도 조씨의 이름이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국 조카, 넘쳐나는 '실소유주' 증거…"총괄대표‧테슬라 홍보"

    조 후보자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 "민정수석이 되고 난 뒤에 개별주식은 팔아야 된다고 결정이 나고, 5촌 조카와 펀드매니저 등에 물어봤다"며 "그 정도만 제가 알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씨를 두고선 "제사 때 1년에 한번 정도 보는 사이"라며 자주 왕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조씨가 사모펀드 가입에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후의 행적이나 조씨의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선 모른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조 후보자 일가가 14억원을 맡긴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는 자본시장법 위반, 이면계약, 관급공사 특혜 등 갖가지 의혹에 중심에 서 있다. 현 대표는 이모씨로 돼 있지만, 실소유주는 조씨로 의심받고 있다. 조씨가 실소유주라면 조 후보자의 책임은 더욱 커지는 셈이다.

    실제로 조 후보자의 해명과는 달리, 조씨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라는 정황 증거는 넘쳐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코링크PE의 '총괄대표' 역할 부분이다. 조씨는 코링크PE가 금감원에 제출한 등록신청서나 설립보고서 어디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2016년 4월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코링크PE와 중국 화군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와의 '중한산업펀드체결식'에 총괄대표로 등장한다.

    이에 조 후보자 측은 MOU에만 총괄대표 역할로 참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씨가 지난해에도 코링크PE 대표 행세(CBS 8월25일 보도 [단독]"조국 조카, 2018년에도 코링크 대표 활동")를 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의혹은 확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지난해 9월 조카 조씨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조씨로부터 코링크PE의 총괄대표라는 소개와 함께 명함을 건네 받았다"고 밝혔다.

    조씨는 코링크PE가 투자한 상장사인 더블유에프엠(WFM)의 대표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씨가 코링크PE 총괄대표 행세를 했다던 지난해 9월, 당시 자리는 전북 군산에서 열린 WFM 투자설명회 자리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WFM 직원들은 조씨의 눈치를 보며, 의사결정을 따랐다고 한다.

    실소유주 부분과 함께 주목되는 것은 WFM이 '사기성 투자 유치'를 했다는 의혹(CBS 8월30일 보도 [단독]조국 조카가 홍보한 '테슬라'…실상은 가정용 건전지 업체)이다.

    2차 전지 사업을 하는 WFM은 미국 테슬라와 계약을 맺었다고 홍보했으나, 실제로는 '테슬라-배터리즈'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체코의 가정용 건전지 업체였다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CBS노컷뉴스가 접촉한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카 조씨가 참여한 WFM IR(투자설명회)에서 그걸(테슬라 납품) 말했다"며 "테슬라 본사에서 자신들의 소재를 쓴 차량이 시험운전을 하고 있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WFM가 IR을 여러번 했는데, 이름만 똑같은 회사를 거짓말했다는 것에 펀드매니저들이 기분 나빠했다"라고 말했다.

    IR에 참여한 이들은 조씨가 조 후보자의 조카라는 사실에 신뢰를 했다고 한다. 만약 조씨가 이를 이용해 미국 테슬라 계약을 허위 홍보하고, 사기성 투자 유치를 했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이에 조 후보자는 "저를 내세워서 (영업했는지) 알지 못하고, 사기를 쳤다면 죗값을 받아야 한다"며 "제가 조카에게 이름을 팔아 장사를 하라고 했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코링크 내부 문건에 조씨 이름 등장…핵심 관계자 필리핀 출국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딸이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과 관련 "지금은 허용되지 않는 것 같지만 당시 그 시점에는 1저자, 2저자 판단 기준이 좀 느슨하거나 모호하거나 책임교수 재량에 많이 달려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윤창원기자

     

    코링크PE 내부 자료에는 조씨의 이름이 등장하는 대목도 있다. 유민봉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코링크PE 문건에 따르면 이 회사가 A 회계법인으로부터 제출받은 투자요약설명서에 조씨의 이름이 명시돼 있다.

    투자요약설명서는 한 식품 가공업체의 재무상태, 사업 구조 등이 분석돼 있다. 코링크PE가 투자를 하기 전에 회계법인으로부터 분석 자료를 받은 셈이다. 조씨가 투자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 후보자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조씨는 현재 해외로 출국한 상태다. 검찰은 조씨를 포함해 사모펀드 핵심 인물인 현 코링크PE 및 WFM 대표 이상훈씨, WFM 전 대표 우국환씨가 출국했다고 밝힌 바 있다. {RELNEWS:right}

    이들이 지난달 17일쯤 필리핀으로 출국했다는 제보도 나오는 상황이다. 증언을 종합하면 조씨와 이 대표, 우 전 대표 등은 가족과 함께 필리핀 마닐라를 거쳐 세부에 체류 중이며 곧 베트남 호찌민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조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씨와 연락을 취한다는 제보도 나왔으나, 확인되진 않았다.

    조 후보자는 조씨를 향해 귀국을 촉구했다. 그는 "제 5촌 조카가 하루 빨리 귀국해서 실제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주길 바라고 있다"며 "검찰에서도 그 노력을 하실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실소유주 논란은 조 후보자 사모펀드 의혹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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