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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학생회 촛불, 왜 지지받지 못하나



사회 일반

    서울대 총학생회 촛불, 왜 지지받지 못하나

    "총학 촛불 입장문은 C+", "총학, 선택적 정의에 빠져 있어"
    "청년들이 전철역에서, 화력발전소에서 목숨 잃었을 때는 왜 침묵했나"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역사왜곡 출판물에는 왜 침묵하나"
    "부조리에 대한 분노는 서울대생들이 악용한 입시제도 향해야"

    지난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서울대는 28일 오후 7시 30분 총학생회(이하 총학) 주관으로 교내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 촉구 2차 촛불집회를 연다.

    하지만 이 대학 재학생·졸업생·교수 등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총학의 촛불집회를 비판하는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총학이 '선택적인 정의'에 빠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총학은 지난 26일 입장문에서 "사회적 부조리와 비상식에 대한 학생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은 총학의 당연한 책무"라며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는 나라,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위해 서울대 총학은 조 후보자의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조국 후보자 딸의 '입시 특혜 의혹'이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강조해온 조 후보자의 모습과 모순된다는 것이다.

    그러자 지난 27일 교내 중앙도서관 앞 게시판에는 총학의 입장문을 반박하는 성격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다.

    K라는 이름의 작성자는 대자보에서 "우리가 조국 후보를 향해 외치는 정의는 과연 어떤 정의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또다른 청년들이 전철역에서, 화력발전소에서, 실습장에서 노동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며 "우리의 분노를 두고 청년세대의 정의감을 얘기하기에는 우리가 못 본 체 했으며, 모른 체 해온, 최소한의 사회적 정의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청년들이 너무 많지 않습니까"라고 재차 물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조국 후보를 향해 드는 촛불은, 우리가 외치는 정의는, 무엇을 향하고 있는 촛불이며 정의입니까. 언론으로부터 외면받는, 다수 청년들이 처한 구조적 모순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촛불입니까, 아니면 우리들만큼은 나름 소소한 승리를 거둬서 학벌 타이틀을 따고 언론의 주목도 받게 한 현 제도를 강화하기 위한 촛불입니까"라고 강조했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도 총학의 선택적 정의를 꼬집는 글이 적잖다.

    지난 23일 1차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는 한 재학생은 27일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대자보에서 지적하는 '선택적 정의' 부분은 고민해야 할 문제다. 학내 노동자 처우 문제 등에도 우리가 지금 같은 목소리를 낸다면 앞으로 학생사회의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리지 않을까요"라고 적었다.

    서울대 총학 게시판 등에는 "역사왜곡 출판물을 학문의 이름으로 내놓고 있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의 저작물에 대해 목소리를 냈었다면 당신들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었을 것이다" "또래 청년이 안이한 산업현장에서 죽어갔을 때는 분노를 표출하지 않더니 자기들의 기득권에 위협이 되자 들끓는 것인가" 등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도 모씨가 고교 재학 당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에는, 스스로 입시제도의 혜택에서 자유로운지 돌아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대 총학생회 입장문이 C+인 이유'라는 글을 게재했다.

    우종학 교수는 "그 누구보다 특혜를 받은 서울대 학생들이라면 자기 실력으로 서울대에 왔다는 떳떳함보다는 누군가의 기회를 내가 대신 받았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겸손해야 한다"며 "부조리에 대한 분노는, 여러분이 알게 모르게 악용한 입시제도를 향해야 한다"고 적었다.

    서울대 공대 졸업생(95학번)은 총학 게시판에 "서울대에 들어온 이상 저나 후배님들이나 기득권에 속한다. 본인들이 불공정한 입시제도의 최대 수혜자임을,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야 할 사회의 온갖 혜택을 받았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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