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경기도 오산시 내삼미동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백골 상태 시신은 10대 가출 청소년으로 함께 생활하던 20대들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붙잡힌 20대 3명은 이 청소년이 자신들의 다른 범죄에 대한 경찰 수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야산으로 유인, 범행을 저질렀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살인과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A(22)씨와 동갑내기 2명 등 3명을 검거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9월8일 당시 17살이던 B군을 오산 내삼미동의 한 공장으로 불러낸 뒤 오후 7시48분에서 9시 14분 사이 목 졸라 기절시킨 뒤 집단 폭행, 살해하고 시신을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가출팸에 다른 청소년들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B군이 미성년자 약취 유인 혐의로 지난 6월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들의 지시로 한 일이라고 진술하자 그를 살해하기로 공모하고 실행에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가출팸은 가출 청소년들이 모여 생활하는 공동체로, A씨 등은 대포통장을 수집해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팔아넘기는 일에 가출청소년들을 이용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B군의 시신은 사건 발생 9개월이 지난 올해 6월 6일 오전 7시30분 오산의 한 야산에서 묘지 주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시신이 나체 상태인 데다 얕게 묻힌 점 등을 토대로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44명의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시신이 백골 상태라 신원 확인이 늦어지면서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비슷한 연령대 가출자와 장기결석자 등 3만8천여명을 추려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던 지난달 말 B군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단서를 발견했다.
시신 발견 현장에서 나온 반지, 귀걸이 등과 같은 액세서리를 착용한 B 군의 사진을 확인한 것이다. 경찰은 B군의 가족 DNA와 시신에서 나온 DNA를 대조해 신원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수사는 급물살을 탔고 경찰은 B군의 최종 행적을 분석하던 중 B군이 사망 당시 A씨 등이 꾸린 가출팸에서 생활한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결국 A 씨 등이 지난해 사용한 차량의 트렁크에서 B 군의 DNA가 나왔고 범행도구로 쓴 삽과 장갑 등을 범행 전 구매한 사실까지 확인되자 경찰은 지난 19일 A씨 등을 검거했다.
A씨와 다른 1명은 별개의 범죄로 각각 구치소와 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태였으며 나머지 1명은 군 복무 중 체포됐다. 이들은 경찰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당일 A씨 등의 지시를 받고 B군을 오산의 공장으로 유인한 C(18)양 등 2명도 미성년자 유인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