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둔화와 관련대출 감소로 올해 1분기 가계부문의 여유자금이 1년전에 비해 8조원 이상 늘었다. 기업·정부를 합친 국내부문 전체의 여유자금은 13조원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9년 1/4분기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26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18조20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지난해 2분기 이후 10조7000억원→12조원→11조8000억원으로 10조원대에 머무르던 여유자금 규모가 대폭 늘어난 배경으로는 신규 주택투자의 감소가 꼽혔다. 한은 집계상 주거용건물 건설투자는 지난해 1분기 26조1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23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금융기관 차입금 축소로 이어졌다.
가계 순자금운용 규모는 자금운용액(예금·보험·채권·주식·연금준비금 등)에서 자금조달액(금융권 대출 등)을 차감한 금액이다. 한은은 일반 가계와 소규모 개인사업자·비영리단체를 합쳐 이 부문 통계를 낸다.
순자금운용 규모가 커지면서 1분기 가계·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12로 전분기말(2.08배) 대비 상승했다. 지난해 1~3분기 2.17배→2.15배→2.14배 등으로 꾸준히 하락하던 수치가 반등했다.
비금융법인기업의 경우 여유자금이 마이너스인 '순자금조달' 상태가 지속됐다. 올해 1분기 순자금조달 규모는 15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13조1000억원)에 비해 커졌다. 설비투자·건설투자가 지속 조정됐지만, 기업 수익성이 둔화한 탓에 이같이 나타났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일반정부 부문에서는 순자금운용 규모가 지난해 1분기 9조원에서 올해 1분기 6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경기진작을 위한 예산집행 등으로 세입 대비 지출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가계·기업·정부 전체를 합산한 국내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올해 1분기 13조원으로 전년동기(17조3000억원)보다 축소됐다.
한편 1분기말 현재 국내 비금융부문의 순금융자산은 2748조원(금융자산 8262조2000억원-금융부채 5514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말보다 120조1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1.50배로 전분기말(1.49배) 대비 소폭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