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한국 남자축구 역사상 최초로 국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국제대회에서 결승에 오르며 한국 축구의 역사를 바꿨다.(사진=대한축구협회)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스담쓰담>
◇ 임미현 >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스담쓰담입니다. 체육부 오해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 오해원 > 네. 안녕하세요
◇ 임미현 > 이번 주 주제는 아무래도 새 역사를 쓰고 있는 20세 이하 월드컵이겠죠?
◆ 오해원 > 맞습니다. 제가 대회 직전에 출연했을 때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하는 우리 선수들을 소개하면서 많은 청취자가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는데요. 정말 많은 청취자들께서 응원을 해주신 것 같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결승까지 진출했다는 소식을 당연히 들고 왔습니다.
◇ 임미현 > 요즘 축구 볼 맛이 난다는 분들이 많아요. 특히 이번 주는 결승이 열리는 일요일 새벽만 기다린다고 하더라고요.
◆ 오해원 > 조금 전 뉴스 리포트에서도 들으셨겠지만 다가올 일요일 새벽 1십니다. 시간은 조금 늦지만 일요일에 푹 잘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많은 청취자께서도 응원하실 텐데요.
조금 더 자세하게 이 대회가 우리 축구 역사에 갖는 의미, 그리고 결승전 상대인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
◇ 임미현 > 우리 선수들이 대회 전에 우승하겠다 이런 포부를 밝혔을 때 사실은 결승까지 갈 거라고 생각한 분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오기자도 분명 우리가 죽음의 조에 속했다고 했잖아요?
◆ 오해원 >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머쓱합니다만 저도 분명 16강 진출이면 성공적인 결과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대회 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이 “우승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일 때도 현장에 있던 취재진 중에도 “16강 진출이면 성공이다” 이렇게 생각했던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조에 대회 최다우승팀인 아르헨티나, 그리고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이 같은 조였으니까요. 남아공과 치열한 3위 경쟁에서 승리해 와일드카드로 16강에 가는 것이 현실적인 1차 목표였습니다.
포르투갈과 조별예선 1차전에서 0대1로 질 때만해도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아공과 2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한 데 이어 아르헨티나와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하면서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조별예선에서 탄력을 받은 우리 대표팀은 16강에서 ‘숙적’ 일본을 만나 짜릿한 1대0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올랐습니다. 8강에서는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을 만났습니다.
연장까지 총 120분의 혈투를 치르고도 3대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습니다. 승부차기에서도 접전이 펼쳐졌는데요. 우리가 두 명이 실축했는데 세네갈은 세 명이나 실축해 우리 대표팀이 극적인 4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세네갈과 2019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월드컵 8강전의 짜릿한 승부차기 승리는 한국 축구의 역사가 바뀌는 분명한 터닝포인트였다.(사진=대한축구협회)
◇ 임미현 > 세네갈전 정말 짜릿했어요. 아마도 이 승리가 우리 선수들에게도 우승이라는 꿈을 더욱 구체적으로 가질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됐을 것 같네요.
◆ 오해원 > 맞습니다. 이 세네갈전이 선제골을 내주고 쫓아가고, 추가골 내주고 또 쫓아가고, 그리고 나중에는 역전골을 넣고 세 번째 동점을 허용하는 정말 손에 땀을 쥐는 경기였습니다. 게다가 승부차기도 1, 2번 키커가 연이어 실축하면서 ‘아…이제 끝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했는데 결국 이겼다는 거죠. 우리 선수들에게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100% 충전된 경기였을 겁니다.
그러고 나니까 남미예선에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을 제치고 우승한 에콰도르를 만나서도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인 끝에 1대0 승리를 거뒀습니다. 1983년 멕시코 대회 4강 신화를 36년 만에 재현한 것에 그치지 않고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겁니다. 우리 축구 역사상 최초로 국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남자 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우리 축구는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것이 국제축구연맹이 주관한 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결승에 오르면서 남자 선수들도 우승 트로피를 들 기회를 얻은 겁니다.
◇ 임미현 > 이강인 선수 이야기가 참 많이 나와요. 스담쓰담을 통해서도 앞으로 이강인을 지켜봐야 한다 이런 이야기 정말 많이 했거든요.
◆ 오해원 > 이번 대회에 출전한 스물 한 명의 우리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이강인은 18세로 가장 나이가 어린데요.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리더’이자 ‘에이스’입니다. 물론 경기장 밖에서도 막내지만 형들을 잘 다독이는 모습도 보여주고요.
이강인은 준결승까지 1골과 도움 네 개를 기록했습니다. 대회에 출전한 모든 선수 가운데 도움이 가장 많습니다. 직접 해결하는 능력도 있지만 동료를 활용하는 능력도 뛰어나다는 점을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를 수상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런 기분 좋은 소식도 들리고요.
그래서 이강인을 중심으로 우리가 지금까지 잘해온 흐름을 우크라이나와 결승에서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송영주 축구해설위원의 예상 들어보시죠
"이강인을 활용한 공격, 특히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득점력. 이런 부분이 우리 대표팀의 승부와 직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수비가 단단한 팀이라서 이강인이 전담 키커로 나서는 프리킥이나 코너킥 상황에서 골을 노리는 것이 우리 대표팀의 중요한 공격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여기에 최전방에서 맹활약하는 오세훈 선수도 있고요. 매 경기 놀라운 선방을 하는 골키퍼 이광연 선수도 있고요. 단순히 이강인만 잘하고 있는 게 아니라 고된 일정에도 경기에 투입될 때 마다 자기 기량을 모두 발휘하는 선수들이 있어 결승까지 갈 수 있었다고 봐야합니다.
◇ 임미현 > 그렇다면 우리 선수들이 상대할 우크라이나도 간단하게 분석을 해봐야겠죠.
◆ 오해원 > 네. 우리도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 진출이 처음이지만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집니다. 예상 외의 결승 대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두 나라 모두 결승 진출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충분히 우승할 만한 전력을 가졌습니다. 준결승까지 6경기를 치러 5승 1무로 패배가 없었습니다. 6경기에서 10골을 넣었고 3실점했지만 대부분이 1골차 승리, 그리고 두 골 이상 내준 경기가 없다는 점에서 실리적인 축구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10골을 세 명의 선수가 나눠 기록했는데요. 이중 3골을 책임진 핵심 수비수 데니스 포포프가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나서지 못하지만 4골을 기록한 다닐로 시칸, 3골을 넣은 세르히 불레차가 우리 선수들이 경계해야 할 최우선 후봅니다.
◇ 임미현 >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체육부 오해원 기자였습니다.
18세 막내 이강인(오른쪽)은 경기장 안팎에서 '에이스'이자 '리더'의 위용을 뽐내며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이끌고 있다.(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