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일본이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른 중재위원회 개최를 요청해온 가운데, 이번주 프랑스에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를 계기로 한일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2~23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경제협력개방기구(OECD) 각료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21일 오후 출국했다.
강 장관은 이번 각료 이사회를 계기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23일 한일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될 예정인데, 이번 회담에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대법원 판결 문제를 포함한 양국 간 상호 관심사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한 지난 1월 일본의 외교적 협의 요청과 최근 중재위원회 개최 요구에 대해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번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2월 독일 뮌헨안보회의 이후 3개월 만이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 뿐 아니라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초계기 갈등 등 최근 한일 간 주요 현안들이 모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고노 외무상은 이번 회담에서 강 장관에게 우리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요구한 제3국 위원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개최를 받아들일 것을 직접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일본 측의 조치에 대해 제반 요소를 감안해 신중히 검토해 나갈 것이라는 우리 정부의 방침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간 양자협의처럼 중재위 요청도 우리 정부의 동의가 없으면 성사될 수 없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20일 우리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이 개최를 요구한 중재위원회에 한국이 응하도록 강도 높게 압박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할 경우 한국산 수입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고 주일한국대사를 소환하는가 하면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까지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