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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머나먼' 합병



금융/증시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머나먼' 합병

    양사 노조·시민단체 반대, "독점 폐해 우려"
    EU, 중국 등 해외 기업결합심사에 1년 가량 걸리나 통과 전망은 미지수

    (사진=민주노총)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나 양사 노조의 반발과 기업결합심사 등 넘어서야 할 장벽이 만만치 않아 결과가 주목된다.

    산은과 현중은 지난 3월 8일 '대우조선 민영화를 위한 본계약'을 맺고 통합 지주회사를 만들어 현중이 대우조선을 흡수하는 방식의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중은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기업의 물적 분할 및 지주회사 설립을 의결할 계획이다.

    새로운 지주회사는 현중의 사업법인, 대우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이 자회사로 편입돼 세계 최대의 조선 그룹이 될 전망이다.

    산은측은 이 합병과 관련해 "대우조선 민영화의 목적은 조선 산업 재도약을 통해 고용 안정 및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임을 명확히 한다"면서 "대우조선이 국책은행 관리에서 벗어나 조선업에 전문성을 가진 세계 1위의 조선그룹에 편입됨으로써 시장선도 및 사업확장이 전망된다"는 입장을 계약 체결 당시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현중과 대우조선 양사의 노조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 등으로 구성된 '재벌특혜대우조선매각저지 전국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 10일 서울 계동 현대중공업 사옥앞에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참석한 가운데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노동자・시민사회 대응 선포 기자회견' 갖고 31일 열리는 현중 주총을 저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책위는 이날 회견문에서 "기업결합을 통해, 우월한 시장지배력을 가진 독점기업, 슈퍼 빅 원인 조선대기업이 등장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결합된 두 기업 노동자의 구조조정은 물론이고, 국내 조선산업 전체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으로 산업 전반의 출혈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자료 사진

     

    이 회견에 참석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박근태 지부장은 "47년간 노동자들은 피땀흘려 현대중공업을 일궈왔는데 현대중공업이 분할신설회사가 되면 하루 아침에 하청회사로 전락한다"며 "현장에서 80%가 넘는 조합원들이 반대성명에 동참했고, 파업 투쟁을 통해서라도 주총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14일에는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같은 취지의 회견을 연 데 이어 현중과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에 대해 양사의 합병이 "국내 제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선업을 특정 재벌 대기업 집단에게 집중시키는 것"이라며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노조측은 독점적 거대 기업이 탄생하면 불황시 구조조정의 피해를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되고, 하도급 관계에 있는 중소협력업체들도 사실상 종속되면서 이른바 '갑질'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산은과 현중은 계약 체결 당시 공동발표문을 통해 ▲대우조선의 현 경영체제 유지 ▲대우조선 근로자에 대해 현대중공업과 동일한 조건의 고용보장 ▲대우조선 협력업체,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보장 ▲ 정부와 학계도 참여하는 '한국조선산업 발전위원회(가칭)' 구성을 통한 조선산업 생태계 복원 추진 등을 약속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

     

    산은과 현중이 이런 입장에서 노조 설득에 나서고 있으나 현재 노조측이 합병 자체에 반대하고 있는데 따라 공식적인 대화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31일 현중 주총 당일 노사간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노조 반발외에 해외의 기업결합심사 결과도 합병의 관건이다.

    현중 관계자는 "현재 공정위와 EU(유럽연합)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심사 신청을 냈고, 중국 등 7,8개 국 정부에도 추가로 신청서를 낼 계획"이라면서 "이 중 한 나라라도 심사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딜(합병)은 깨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LNG선의 경우 현중과 대우조선의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세계 전체 물량의 50%를 넘기 때문에 다소 우려는 하고 있으나 전체 조선수주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문제될 정도가 아니어서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각국의 기업결합심사에는 1년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현중과 대우조선 합병의 최종 성사여부도 그만큼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 합병과 관련해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적지 않은 리스크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50%가 넘는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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