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20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 피의자 안인득(42)이 19일 오후 진주경찰서 앞에서 언론에 얼굴이 공개됐다.
안 씨는 짧은 머리를 한 채 진주경찰서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포토라인에 섰다. 그의 양손은 사건 당시 흉기를 휘두르다 다쳐 붕대로 칭칭 감겨 있었다.
안 씨는 이날 진주경찰서 앞에서 "죄송하다. 죄송한 말씀 드리고. 저도 하소연 했었고 10년동안 불이익당해왔다"며 "하루가 멀다하고 불이익을 당해오고 그러다 보면 화가 날 대로 하소연하고 경찰서든 뭐든 국가기관이든 하소연해도 제대로 도움받지 못하는 사례 점점 많아져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안 씨는 처음에는 무덤덤하게 말을 하다가 갑자기 감정에 북받치듯 말을 이어 나갔다.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포승줄에 묶인 안 씨는 처음에는 고개를 정면으로 응시하지 못했지만 취재진이 묻는 질문에 점차 고개를 들며 항의하듯 언성을 높였다.
안 씨는 "진주시 비리와 부정부패 심각하다"며 "하루가 멀다하고 불이익당하는 사람 어느정도 많아져가고 있었는지 그것 조사 좀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씨는 특정인을 상대로 범행 저질렀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그런 거 아니다"고 답했다.
안 씨는 억울하냐는 질문에 대해 "억울한 점도 있고 제가 잘못한 점은 당연히 법 처벌과 사회절차 적용받겠다"고 명확히 말했다.
범행은 언제부터 준비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준비가 아니라 점점 불이익을 당하다보면 화가날대로 나고..."라고 답했다.
범행 동기와 여성·노인 살해 이유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올라탔다.
주민들은 안 씨를 향해 소리치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
최모(56)씨는 "왜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의 인권을 보호해주는지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안 씨의 병원 치료는 지난 18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