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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머쓱, 투수 으쓱' KBO 현장의 시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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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자 머쓱, 투수 으쓱' KBO 현장의 시선은?

    '민망하네' 삼성 외야수 구자욱이 지난 12일 kt와 홈 경기에서 큼직한 타구를 날린 뒤 홈런을 직감하며 세리머니를 펼쳤지만 아웃이 되면서 실망한 표정을 짓는 모습.(사진=삼성)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프로야구의 특징이었던 타고투저 현상이 올해는 한풀 꺾였다. 물론 여전히 불펜에 불이 나는 경기가 나오고는 있다. 그러나 타자들보다는 투수들이 상대적으로 예년보다 웃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10개 구단 타율은 2할6푼1리다. 지난해 2할8푼6리보다 2푼5리나 떨어진다. 물론 시즌 초반이라 타자들의 감각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비슷한 시기와 비교해도 올해 방망이는 미지근하다. 올해 100경기 리그 평균 타율은 2할5푼9리로 지난해 102경기 시점의 2할7푼6리보다 적잖게 낮았다. 100경기 홈런도 159개로 지난해 102경기의 244개보다 34.8%나 적었다.

    리그 평균자책점(ERA)도 4.12로 지난해 5.17보다 1점 이상 낮다. LG 선발 타일러 윌슨과 차우찬의 ERA는 0.26과 0.75다. SK 박종훈(1.59), 키움 최원태(1.64), 두산 조시 린드블럼(1.65) 등 1점대 선수도 눈에 띈다.

    공인구의 반발 계수를 낮춘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시즌 뒤 수년 동안 기승을 부린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공인구의 반발력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조정했다. 계산 상으로 타구의 비거리가 4~5m 정도 줄 수 있다.

    당장 현장에서도 이를 체감하고 있다. 지난해 같으면 확실히 담장을 넘어갈 타구가 잡히는 경우가 적잖다.

    '울지 않을래요' LG 우완 타일러 윌슨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0점대 철벽투를 펼치고 있다.(사진=LG)

     

    김한수 삼성 감독은 주중 포항 3연전에서 "올해 확실히 타구가 잘 나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가 지난 12일 kt와 대구 경기에서 나온 구자욱의 경우다. 당시 구자욱은 큼직한 타구를 날린 뒤 홈런을 직감한 듯 세리머니까지 펼치며 그라운드를 돌았다. 그러나 타구는 kt 중견수 멜 로하스 주니어의 점프 캐치에 잡혔다.

    이에 김 감독은 "사실 나 역시 당연히 넘어갈 줄 알았다"면서 "그래서 구자욱도 세리머니를 했고 3루를 돌면서 주루코치가 알려줘서야 아웃인 줄 알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로하스가 잘 잡았지만 지난해 같으면 넉넉히 넘어갈 타구였다"면서 "올해는 관중석 중단을 맞힐 타구들이 비거리가 줄고 있다"고 짚었다.

    장정석 키움 감독도 마찬가지다. 장 감독은 "선수들 사이에서 올해 공인구가 생각보다 잘 나가지 않는다는 얘기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힘 있는 선수들이야 개의치 않고 넘기겠지만 다른 선수들은 확실히 어려워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한수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 한 달은 지나야 공인구 효과가 나올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면서 "몇 경기를 더 치러야 확실해지겠지만 이 정도면 리그에 영향을 준다는 건 분명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홈런 1위(233개) SK 염경엽 감독도 최근 비슷한 얘기를 했는데 올해 SK는 팀 홈런 3위(17개)다.

    여기에 다소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도 영향을 준다는 의견이다. 김 감독은 "미디어데이에 앞서 KBO 심판부에서 감독들에게 스트라이크 존이 바뀔 수 있다고 알려왔다"면서 "심판마다 성향이 다르지만 확실히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KBO 리그는 지난 2014년부터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졌다. 류현진(LA 다저스), 오승환(콜로라도) 등 특급 선수들이 해외로 나가면서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화끈한 공격 야구를 지향했다. 반발 계수를 조정하고 존을 좁혔다. 그러나 투수들이 힘들어지고, 국제대회에서 다른 공인구에 타자들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등 부작용도 적잖았다. 이에 KBO는 올해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 균형을 잡기 위해 나섰다.

    일단 현장에서는 다소 혼란이 있지만 큰 문제는 없다는 의견이다. 장 감독은 "변화가 있지만 10개 구단이 똑같은 조건이라 해오던 대로 경기를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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