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초반 각각 다승과 세이브, 결승타 1위를 달리며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끄는 두산 우완 이형범(왼쪽부터), SK 좌완 김태훈, 두산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사진=연합뉴스, SK, 두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가 지난달 23일 시즌 개막 뒤 첫 6연전 일정으로 3월을 마무리했다. 일단 7개월 대장정을 위한 첫 스타트를 끊은 셈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서 맞붙은 챔피언 SK와 정규리그 1위 두산이 예상대로 2강을 형성했다. 8경기 6승2패로 공동 1위에 올랐다. LG와 NC가 5승3패, 한화가 4승4패로 뒤를 이은 가운데 최하위 kt(2승6패)를 제외한 4개 팀이 3승5패로 중하위권을 이룬다.
두산과 SK는 시즌 전부터 키움과 함께 3강으로 꼽혔던 팀들이다. 지난해 전력에서 이탈이 별로 없었던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두 팀은 새 얼굴들과 새 포지션의 선수들이 상승세를 이끈다.
먼저 두산은 투타에서 뉴 페이스들이 눈에 띈다. 무명이나 다름없던 우완 이형범과 새 외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다. 그렇지 않아도 강팀인 두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12년 NC에 입단한 이형범은 지난해까지 1군 통산 2승3패에 그쳤지만 올해는 벌써 3승째다. 5경기 등판해 3⅓이닝 3피안타 1자책으로 평균자책점(ERA) 2.70의 호조다. 타선 도움의 운까지 따라 당당히 리그 다승 1위다.
페르난데스의 맹타도 두산에는 큰 힘이다. 페르난데스는 벌써 결승타를 3개나 때려내며 이 부문 1위다. 두산 6승의 절반을 책임진 셈이다. 득점권 타율이 6할2푼5리(8타수 5안타)에 이르고, 시즌 타율도 3할9푼3리에 출루율도 4할8푼5리다. 지난해 외인 타자 공백으로 SK에 KS 우승컵을 내준 두산에게는 보물이나 다름없다.
SK는 새 마무리 김태훈의 분전이 반갑다. 지난해 61경기 9승3패 10홀드 ERA 3.83, 특급 불펜으로 맹활약한 김태훈은 올해는 보직을 바꿔 마무리 중책을 맡았다. 필승조들이 불안한 가운데서도 김태훈은 3세이브 ERA 2.25로 SK의 뒷문을 든든히 잠그며 구원 1위를 달린다.
시즌 초반 깜짝 활약을 펼치는 LG 타자 토미 조셉(왼쪽부터)-한화 좌완 채드 벨-롯데 우완 제이크 톰슨.(사진=LG, 한화, 롯데)
LG 새 외인 타자 토미 조셉도 주목할 만하다. 조셉은 8경기 타율은 2할5푼이지만 홈런 3방(공동 4위)에 7타점을 올렸다. 사사구도 7개를 얻어내 출루율은 4할1푼9리, 장타율 6할2푼5리까지 OPS는 1.044에 이른다. LG의 숙원인 우타 거포 부재를 해소할 기대주로 꼽힌다.
한화는 새 외인 투수들이 반갑다.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이다. 서폴드는 2경기 선발 등판해 1승 ERA 2.13을 기록했고, 벨도 2경기 2승 ERA 3.38을 찍었다. 벨에게 승운이 더 따랐지만 서폴드는 지난달 23일 두산과 개막전 5⅔이닝 3실점, 29일 NC전 7이닝 무실점 등 안정감이 돋보였다.
롯데도 팀 성적이 좋지 않지만 제이크 톰슨의 활약에 위안을 삼고 있다. 톰슨은 스프링캠프와 시범 경기에서 부진해 우려를 낳았지만 정규리그에 들어서자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2경기 1승 ERA 0.71의 빼어난 성적이다.
지난달 26일 삼성전에서 5⅔이닝 5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친 톰슨은 31일 LG전에서도 7이닝 4탈삼진 1실점했다. 다만 불펜이 5 대 2로 앞선 9회말 동점을 허용해 승리가 날아갔지만 에이스급 투구였다.
올해 KBO 리그는 아직 정규리그 일정의 5%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시즌 초반 반짝 활약이 금방 꺾일 수 있다. 각 팀 전력 분석이 정밀하게 들어가면 약점이 노출될 가능성이 적잖다. 하지만 어쨌든 새 얼굴들이 리그에 활력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과연 이들의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