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씨 부모 살해 피의자 김모(34) 씨(사진=연합뉴스)
이른바 '청당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주범격 피의자가 피살된 모친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모친 행세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강력계는 19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피의자 김모(34)씨가 이씨 부모를 살해한 뒤 모친 행세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 이후 이씨 어머니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니며 이씨 동생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가 도피하지 않고 모친 행세를 하며 이씨 동생과 연락을 유지한 것은 연막작전을 통해 신고 시점을 늦추는 한편, 돈을 노린 추가 범행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의 아버지가 2천만원을 빌려 간 뒤 갚지 않아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김 씨와 피해자 사이 채무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씨가 이씨 부부를 살해한 뒤 가져간 5억원의 행방에 대해서도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 5억원은 이씨의 동생이 프랑스의 최고급 자동차 부가티 차량을 팔고 받은 대금 15억원 가운데 일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김씨가 이씨 동생이 차량을 판매한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씨는 앞서 지난달 25일 공범인 중국동포 3명이 범행 직후 서둘러 중국 칭다오로 출국해 경찰 수사망을 따돌린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김씨가 모친 행세를 하며 이씨와 연락을 유지했다는 것은 나머지 차량 판매대금 10억원을 노리고 추가 범행 준비를 위해 도피하지 않았다는 추정도 가능해 보인다.
김씨는 "공범들에게 일부 나눠준 뒤 나머지는 내가 갖고 있다가 썼다"고 진술했지만 정확한 사용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 검거 당시 김 씨가 가져간 5억원 가운데 1800여만원을 회수하고 김 씨가 나머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