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총회 임원회가 명성교회 세습과 관련해 갈등하는 서울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지정하면서 교단 내 세습 반대 그룹들의 반발이 다시 거세졌다.
지난 103회 정기총회에서 총회 재판결과를 비롯한 헌법 해석, 규칙부 해석 등이 모두 명성교회 목회세습 불가 방침으로 뒤집히면서 총회의 결의가 이행되길 기다렸지만, 임원회의 사고노회 규정으로 명성교회 세습 철회와 총회결의 이행 목소리가 다시 터져 나오게 됐다.
◇ 서울동남노회 신임원, 비대위 “사고노회 거부.. 금식기도 돌입”서울동남노회 신임원 측과 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늘(18일)부터 사흘 동안 금식기도에 돌입한다.
김수원 목사 등 10여명의 목회자들은 통합총회 본부가 있는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1층 로비에서 동남노회 사고노회 규정 철회와 명성교회 청빙결의 무효 소송에 대한 재심 판결을 촉구하며 사흘 동안 금식기도를 한다고 밝혔다.
동남노회 신임원들과 비대위는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회 임원회의 사고노회 지정은 명성교회의 불법세습을 용인하는 것이라며 사고노회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수원 목사는 “선거무효 소송이 취하됐는데도 임원회가 사고노회로 지정하는 것은 앞으로 명성교회에 돌파구를 마련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고노회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서울동남노회의 문제는 명성교회의 불법세습에 있다면서,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결의 무효 소송’ 재심 판결을 조속히 내려달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성명에서 “총회 재판국은 기록을 송부 받은 날로부터 4개월 이내에 재판을 끝내야 하며 오는 4월이면 재심청구일로부터 8개월이나 지나게 되는 것”이라면서 “조속한 재심판결이 재판의 원칙에 따라 내려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임원들과 비대위원들의 금식기도와 관련해 장병기 목사는 “사순절 기간, 장례를 치르는 마음으로 금식기도에 들어간다”면서 “세습과정에서 드러난 잘못된 것들은 죽고 총회가 법과 원칙에서 다시 부활해 권위와 질서를 회복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동남노회 신임원 측은 명성교회 청빙결의 무효 소송의 재심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향후 어떤 일에도 협력하거나 참여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당장 수습전권위원회는 빠른 시일 안에 수습노회를 열겠다는 생각이지만, 이에 앞서 재심판결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수습노회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수원 목사는 “법질서 내에서 해결하려고 한 우리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이 후 노회가 정상 회복되고, 재심이 나올 때까지, 또 사고노회 수습전권위원회가 해산할 때까지 일체의 활동을 중지하고, 하나님의 선한 역사를 기다리며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 명정위 “명성교회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일” 세교모 "명성교회 세습 여전히 철회되지 않고 있어"동남노회 사고노회 지정에 반발하는 성명도 잇따라 발표됐다. 명성교회 세습반대 교인들로 구성된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는 임원회의 사고노회 규정의 근거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면서 임원회의 각성을 촉구했다.
명정위는 “지난 가을 총회에서 모아진 총의는 명성세습 불가였다”면서, “명확한 결론에 용단을 내리지 못하고 부질없는 시도를 계속한다면 미련하고 우유부단한 임원회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모든 사태의 책임이 명성교회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명정위는 “우리 명성교회로 인해 노회가 파행된 것이고, 총회 임원회의 치부가 드러나고, 한국교회가 욕먹는 것이다. 김하나 목사 한 명 담임 만들자고 온 교단이 망신”이라면서, 교회 내 교인들이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성교회 세습철회와 교회개혁을 위한 장신대 교수모임, 세교모도 오늘(18일) 성명을 내고,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고 있는 이 시점에도 명성교회의 ㅂ루법적 세습은 여전히 철회되지 않고 있다"면서, 명성교회의 세습철회와 총회 임원회의 헌법수호, 총회재판국의 공정한고 신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교수들은 특히 “총회 임원회가 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규정함으로써 지난 총회 결의내용을 합법적으로 이행하려는 시도를 막고 있다는 우려”를 언급하면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속히 명성교회의 불법적 세습을 교단 헌법에 따라 정의롭게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또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결의 무효 소송에 대한 재심을 이른 시일 안에 공정하고 합법적으로 진행하기를 거듭 촉구한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