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방송

    '왕남' 이세영 "여진구와 결혼생활, 너무 행복했죠"

    • 0
    • 폰트사이즈

    [노컷 인터뷰 ①] '왕이 된 남자'로 증명한 이세영의 저력
    "소운과 비슷한 측면은 '버티기'…원래 나는 좀 4차원"
    "류승룡 모니터링 해줘서 힘 됐다…오정세 선배도 격려"

    tvN 드라마 '왕이 된 남자'에서 중전 소운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세영. (사진=프레인TPC 제공)

     

    이세영은 '왕이 된 남자' 종영 인터뷰 자리에 메모장을 들고 나타났다. 블랙 수트에 메모장을 앞에 두고 앉아있으니 꼭 회의 시간에 등장한 신입사원 같은 모습이었다. '왕이 된 남자' 속 성숙하면서도 뚝심있었던 중전 소운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버티기' 외에는 별다른 공통점이 없지만 소운은 이세영에게 '인생 캐릭터'로 남았다. 10%가 넘는 시청률로 종영한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이세영은 주연 캐릭터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제게도 소운이가 '최애 캐릭터'가 됐어요. 조선시대이고 중전임에도 후진은 없고 직진만 하니까 시원시원하고 수동적이지도 않았어요. 믿음과 의지가 되어주는 역할이라 저도 애정했고요. 중전이기 때문에 표현하는데 제약이 있어 고민이 많았죠. 절제된 감정으로 표현해야 하니까 PD님, 작가님이랑 상의를 많이 했어요. 미묘한 변화를 표현하기 위한 감정선 고민을 많이 했죠."

    한솥밥은 먹는 배우 류승룡은 실제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출연했었다. 소속사에서 막내급에 속하는 이세영은 선배 배우들로부터 꾸준히 조언을 들었다고. 이들은 작품을 할 때마다 이세영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작품 초반에 류승룡 선배가 한창 바쁘셔서 모니터링 하실 줄은 몰랐는데 보고 있다고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정말 그것만으로 힘이 됐어요. 후반에 체력이 소진되어 가는 상황에서 커피차 보내주셔서 통화도 했거든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마무리 잘하라고 하시더라고요. 회사 식구분들도 도움 많이 줬어요. 오정세 선배도 캐릭터 잡을 때 조언을 많이 해주셨거든요. 항상 작품할 때마다 도움을 많이 받아요."

    tvN 드라마 '왕이 된 남자'에서 중전 소운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세영. (사진=프레인TPC 제공)

     

    하선과 이헌, 1인 2역을 오갔던 여진구와의 멜로 라인은 어땠을까. 서로 마주보면 웃음이 나서 NG가 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이세영은 다음 작품에서도 꼭 여진구와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여진구라는 배우에 대해서는 '본능적인 배우'라고 정의했다.

    "사랑받으면서 연기하니까 행복했어요. 일종의 결혼 생활을 한 거죠. (웃음) 몰입이 안 될 때 진구 씨를 보면서 집중을 할 수 있었으니까 고마웠고, 존재만으로 큰 의지가 되더라고요. 원래 몰입을 위해서 상대 배우를 휴대폰 배경 사진으로 해놓는데 진구 씨는 잘되니까 빨리 바꿨어요. 너무 좋은 동료이고 사람이라 다음에 작품 한다고 하면 또 같이 하고 싶어요. 진정성 있는 눈빛을 보면 연기하면서도 절절함이 와닿더라고요. 멜로신을 찍을 때 서로 쳐다보고 있으면 웃음이 터지니까 힘들기도 했지만요. 진구 씨는 많이 준비를 해와도 현장에서 몰입하면 달라지는 무엇인가가 있어요. 본능적으로 타고나서 하는 느낌이랄까요."

    중전인 소운과 현실의 이세영이 비슷한 부분은 바로 끊임없이 버티는 내면이다. 그 외에는 너무도 다른 지점이 많다고 이세영은 말한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 이런 측면이 비슷한 것 같고요. 소운은 사실 모든 걸 감내하지만 전 그렇게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가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한 번 믿기 시작히면 그대로 믿고 나아가고 궁 안에서 처절하게 버티는 점은 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현장에서는 연기가 힘들고 잘 안돼도 혼자 감내하고 이겨내야 하거든요. 내가 잘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심과 불안 그리고 의문이 가장 힘들어요. 만약 이세영을 대입하면 소운에 대한 감정이 하나도 안 잡힐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것처럼 사랑받는 막둥이고 살짝 이상한 4차원적인 사람이라서요."

    작품이 끝나면 이세영은 캐릭터를 온전히 비워내는 시간을 갖는다. 그것이 이후에도 건강하게 연기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 소운이를 완전히 비워내지 못했어요. 아직 소운이와 마주할 시간을 갖지 못했거든요. 건강하게 연기하려면 비워내는 시간이 필요해요. 감정적으로 소진되기도 했고 소운이를 연기하면서 상처도 많이 받았거든요. 집에 가면 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속으로 복기하고 작품에도 인사하고, 캐릭터에도 '더 이상 슬퍼하지 말자'고 인사하는 시간이 있을 거예요. 진구 씨의 하선과 이별한 여운도 조금은 간직하고 싶어요. 빨리 비워내야지 너무 지쳤어요. 메모장에 특별히 그런 걸 쓰지는 않고 자기 전에 그날 그날 느꼈던 배우로서의 방향성, 배우들끼리 모임에서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들었으면 적어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