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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트로이의 목마'를 문체부장관으로?"



문화 일반

    "'CJ 트로이의 목마'를 문체부장관으로?"

    CGV·메가박스 보이콧에도 3만 관객 '칠곡가시나들' 김재환 감독
    "CGV서 스크린 왕창 열어줄 테니 입장문 내지 말라 제안" 폭로
    "박양우 문체부 장관 내정자…고양이에게 생선 관리 맡기는 격"

    사진=YTN '뉴스Q' 방송 화면 갈무리

     

    멀티플렉스 CGV와 메가박스 상영을 거부하고도 한국 독립·예술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3만 관객을 넘긴 '칠곡 가시나들' 김재환 감독이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를 'CJ 트로이의 목마'로 비유하면서 "고양이에게 생선 관리를 맡겼다"고 비판했다.

    김재환 감독은 8일 오후 YTN '뉴스Q' 인터뷰에서 박양우 문체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입장을 요청하는 물음에 "나는 한 번도 (스스로) 영화인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말을 이었다.

    "옆에서 영화계를 보면서, 박양우 내정자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 '이건 뭐 고양이에게 생선 관리를 맡겼구나.' 사실 고양이에게 생선 관리자라는 직함을 줄 수도 있다. 그러면 그 고양이가 채식주의자 고양이라는 증명을 해내야 할 것이다."

    김 감독은 "무슨 말이냐 하면, 적어도 이 정도 조건을 내걸어야 통과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5월까지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법률을 기필코 통과시키겠다'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공언을 한다든지, '만약 통과 못 시키면 정계 은퇴하겠다', 이 정도 결기를 보여야 '그 고양이가 그래도 채식주의자 고양이일 수도 있겠구나'라고 믿어줄 수 있을 텐데…."

    그는 "글쎄요…. 'CJ 트로이의 목마'를 장관으로 임명한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간 대기업 독과점 폐해에 맞서 온 영화계는 박 내정자가 지난 2014년부터 CJ E&M 사외이사·감사를 맡아 대기업에 우호적인 행보를 보여 온 데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반대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날 "제가 본 영화판도 방송판만큼 개판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바뀌어야 한다"며 "이걸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실한 로드맵을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약속하지 않으면, 이해찬 대표가 약속하지 않으면 이것(박 내정자 인선)을 통과시키겠다고 강행하는 것은 반칙이고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 "CGV는 저에게 있어서 도덕적으로 파산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 'MB의 추억' '쿼바디스' '미스 프레지던트' 등을 통해 시대의 관찰자로 불리는 김 감독이 '칠곡 가시나들'의 CGV, 메가박스 상영을 거부한 데도 영화계 고질적인 병폐로 꼽히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제가 만든 영화를 멀티플렉스에서 원래 안 좋아한다. 멀티플렉스 상영관 하나도 없이 개봉을 해본 적도 있기 때문에 스크린을 어찌 배정하든 그러려니 한다"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안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 같은 날 개봉한 CJ CGV아트하우스 영화가 있다. '칠곡 가시나들'과 제작비가 동일하고 P&A 비용도 거의 동일하다. 시사회는 '칠곡 가시나들'이 훨씬 많이 했다. 그런데 스크린 배정표를 받아 보니까 20배 차이가 나더라. 도저히…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일일 텐데 제가 가만히 있는 게 옳은 것인가라는 생각 때문에 입장문을 내게 됐다."

    앞서 김 감독은 지난 24일 "전국 159개 영화관에 1182개 스크린을 가진 CGV에서 내어줄 수 있는 스크린은 딱 8개. 그것도 퐁당퐁당 상영할 것이며 개봉일 실적에 따라 향후 '유동적으로' 몇 회 상영할지 결정하겠다고 알려왔다"며 "예매율 기준으로 상영관을 배정한다고 우기겠지만, 개봉 3일 앞두고도 '칠곡 가시나들'에 예매창 열어준 멀티플렉스 극장이 단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예매율이 올라가나?"라고 꼬집었다.

    이틀 뒤인 26일에도 "메가박스에서 상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총 17개 상영관 평균 하루 1회 상영을 배정받았으나, 그마저도 오늘 정오까지 예매창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알렸다.

    김 감독은 8일 YTN 인터뷰에서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에 대한 모욕으로도 여겨졌다. 그리고 상업영화, 유명 배우가 안 나오는 영화에 대한 모욕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아래와 같이 폭로했다.

    "정말 충격을 받았던 것은 입장문을 밝히기 전에 CJ CGV 대외협력팀으로부터 저희 영화 배급사를 통해 연락을 받았다. '스크린 왕창 열어 줄 테니 입장문을 내지 말라'는 거다. 부정한 돈을 제의받으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싶을 정도로 기분이 아주 좋지 않았다. 문제는 제가 그것을 받아 들이면 저는 돈을 벌 것이다. 하지만 그 스크린이 어디서 오겠나. '사바하' '극한직업'의 스크린을 빼서 저에게 줄 것이 아니다. CJ에서 투자한 작품에서 스크린을 빼는 게 아니라 작은 영화, 중급 규모 다른 배급사나 투자사들이 한 영화에서 스크린을 조금씩 빼서 저희에게 줄 것이다."

    그는 "그걸 모아서 제게 준다는 것은 뭐냐 하면, 이 산업에서 스크린은 곧 돈인데…. 글쎄요, 제가 그 돈을 받아서 잘 먹고 CGV라는 성 안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성 밖에 있는 사람들은요?"라며 "도저히… 그냥 양심을 팔라는 제안인데, 제가 보기에 이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될 지 모르겠지만 CJ CGV는 저에게 있어서 도덕적으로 파산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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