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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2년만에 심해수색 거쳐 '블랙박스' 발견된 스텔라데이지호



국방/외교

    사고 2년만에 심해수색 거쳐 '블랙박스' 발견된 스텔라데이지호

    2017년 3월 사고 이후 약 2년만에 사고원인 규명 단서 찾아
    실종자들, 광화문과 청운동 일대 농성하며 지속적으로 진실규명 주장

    스텔라데이지호에서 회수된 항해기록저장장치(VDR) (사진=외교부 제공)

     

    우루과이 인근 해역에서 침몰했던 스텔라데이지호의 블랙박스와 일부 선체가 17일 발견되면서 사고원인 규명 등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지난 2017년 3월 스텔라데이지호의 사고가 일어난지 무려 2년만이다.

    2017년 3월 31일,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 해역에서 한국인 선원 8명과 필리핀인 선원 16명이 탄 마셜제도 선적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가 침수 사실을 알린 뒤 연락이 두절됐다.

    같은 달 26일 브라질을 출발해 중국 칭다오를 향해 항해 중이던 스텔라데이지호는 31일 오후 11시 20분쯤 한국 선사인 주식회사 폴라리스쉬핑에 선박 침수 사실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발신한 뒤 연락이 끊겼다.

    카카오톡 메시지 원문에는 "긴급 상황입니다. 본선 2번 포트 물이. 샙니ㅏ"라고 적혀 있다. 이어 곧바로 "포트 쪽으로 긴급게", "ㄱ울고 ㅣㅆ습니다"라는 짧은 메시지 2개가 추가로 들어왔다. 선사에서 재차 상황을 물었지만 이후 다시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해수부는 곧장 해사안전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반을 가동했다. 또 외교부를 통해 브라질과 우루과이 등 주변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당시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역시 "외교부, 해양수산부, 현지 공관 등 관계부처 합동대책반을중심으로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신속한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브라질 공군과 우리나라에서 파견한 상선 등이 수차례 수색·구조 활동을 벌였지만 별다른 특이사항을 찾지 못했다.

    같은 해 4월 1일 구명뗏목(구명벌)이 발견돼 승선한 선원 2명에 대한 구조가 진행됐다. 하지만 이 구명벌에 탑승했던 2명은 모두 필리핀인 선원으로, 우리 국민은 구조되지 못했다.

    결국 각국의 군함과 군용기는 4월 중순 모두 철수했고 5월 10일 폴라리스 쉬핑이 동원한 선박들도 철수하면서 스텔라데이지호의 현장수색작업은 중단됐다.

    한국인 실종자 수색에 진척이 없자 실종 선원 가족들은 서울 도렴동 외교부를 찾아 당국자를 면담하기도 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답답한 마음만 커져갔다.

    실종자 가족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실종자 수색을 재개해 달라며 취임 후 '1호 민원'을 냈고, 이에 따라 청와대에서는 6월 실종 해역 약 3만㎢를 집중 수색할 추가 수색선을 긴급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주황 리본을 매고 광화문과 청와대 인근 청운동에서 관료들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같은해 7월 11일 수색선박의 계약이 끝나면서 정부의 추가 수색작업도 사실상 종료됐다.

    실종자 가족들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하고 일부 가족들은 외교부 청사앞에 텐트를 치고 수색선 투입 재개 등을 주장하며 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실종자 가족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2018년 '새해 1호 민원'을 접수하며 스텔라데이지호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런 가운데 2018년 4월 외교부와 해양수산부는 심해수색장비 투입 검토 공청회를 열고 관련 사례를 점검하고 장비 투입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등 추가 대책 마련을 고심했다. 결국 같은해 8월 국무회의에서 심해장비 투입 관련 약 50억원 규모의 예비비 편성안이 통과되면서 심해수색장비 투입이 결정됐다.

    정부는 이후 심해수색 업체에 대한 입찰 등을 거쳐 '오션 인피니티'사 와 계약이 이뤄졌다. 이후 추가 절차를 거쳐 이번달부터 심해수색이 진행됐다. '오션 인피니티'는 지난해 1~5월 말레이시아 실종 항공기 수색에 참여했고, 아르헨티나 해군의 실종 잠수함을 발견하기도 한 심해수색 전문업체다.

    오션 인피니티사의 심해 수색 선박인 '씨베드 컨스트럭터'호가 14일 오전 11시(현지시간·한국시간 저녁 9시)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심해수색에 돌입한지 약 이틀여만에 스텔라데이지호의 블랙박스인 VDR을 회수하고, 선체 일부인 선교를 발견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VDR에는 날짜와 시간, 선박 위치, 속력, 방위, 선교 녹음, VHF통신(선박 초음파 통신) 등의 자료가 저장돼 있다"면서 "이를 기상 상태와 연결해 운행 적절성과 사고 당시 선박 상태, 사고 전 선박의 손상 여부 등과 관련한 자료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빠르면 한 달, 늦으면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어 날짜를 기약할 수는 없지만, 이번 VDR회수를 통해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원인 등에 대한 단서를 규명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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