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역엔 기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대합실을 가득채웠다.(사진=김재완 기자)
설날인 5일 오후 서울역엔 고향길에 뒤늦게 나선 귀성객들과 방문을 일찍이 마치고 돌아온 귀경객들이 섞여 붐볐다.
역내 대합실엔 빈틈을 찾기 힘들 정도였고, 열차 출발‧도착 시간이 표시되는 전광판 앞에도 시민들이 가득찼다.
기차를 놓칠까 한 손엔 어린 자녀의 손을, 다른 한손엔 특산품 등 각종 선물 보따리가 겹겹이 쌓인 여행용 가방을 끌고 내달리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일본말로 '센베이'라 불리는 옛날 과자 박스를 든 전미연씨는 "어머니가 전에 이 과자를 좋아해 듬뿍 사서 친정인 충북 영동에 가는 길이다"며 "본가에서 차례를 지내는 바람에 늦게 갔다가 일찍 올라와 서운하긴 하지만 언니들과 엄마를 볼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고 했다.
1년 만에 고향인 경북 경주로 내려간다는 강석현(42)씨는 "자주 뵙고 싶은데 못 가서 죄송하다"며 "무거운 선물보단 부모님이 좋아하는 용돈을 준비했다"며 웃어 보였다.
고향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귀경객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대구가 고향인 김정환(38)씨는 "해외에서 일해 곧바로 다시 나가야 하니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이 더 아쉬움이 큰 것 같다"며 "그래도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해서 일터로 돌아가고, 다음 설날 때 와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도로에선 오전부터 시작된 귀성‧귀경 행렬이 이어지면서 극심한 정체가 풀리지 않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서울요금소를 기준으로 승용차로 출발하면 부산까지 6시간, 광주까지 4시간 10분, 대전까지 2시간 40분 가량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반대로 각 주요 도시에서 서울 요금소까지는 부산 7시간 20분, 광주 7시간 40분, 대전 4시간 10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오후 5시 현재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에서는 영동나들목~금강휴게소까지 16.6km 구간 등 모두 97.2km에서 차들이 시속 40km 이하로 서행 중이다. 부산방향에도 전읍교에서 언양분기점까지 10.3km 구간 등 모두 32.7km에서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귀성길 정체는 오후 11시쯤 해소될 예정이며, 귀경길은 다음날인 6일 오전까지 정체가 계속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