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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타운'에 '노무현 아방궁'이 어른거린다



정치 일반

    '손혜원 타운'에 '노무현 아방궁'이 어른거린다

    SNS서 아방궁 사건과 유사하다는 게시글 곳곳 등장
    당시 봉하 마을 사저에 'DJ 타운' 이어 '노무현 타운' 조롱
    사실 아니었지만 정치권도 총 공세에 나서며 비판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지난 23일 오후 목포 현장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일부 언론과 한국당이 '손혜원 타운', '손혜원 랜드'라는 꼬리표를 달며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그 모습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방궁 사건을 떠올린다는 관측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지난 20일에 작성된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의 글을 인용한 게시물이 관심을 끌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사저에 '봉하 아방궁'이라고 붙였던 조선일보가 손 의원의 목포 집에는 '손혜원 타운'이라고 이름을 붙여 억측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손혜원 타운'이라고 붙인) 의도도 수법도, 10년 전과 똑같다"며 "10년이면 개‧돼지도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이어 '노무현 호화요트→봉화 아방궁→손혜원 20채'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을 올리고 노 전 대통령의 낚싯배를 초호화 요트로 비교했던 사례와 봉하 마을을 아방궁으로 거론한 일을 재차 소개했다.

    이와 함께 "봉하 마을을 아방궁이라고 할 때는 평수로, 손혜원의 투기라고 할 때는 평수 대신 개수(필지)로 했다"며 애초 손 의원 측 건물 9'채'가 22'필지'로 바뀐 것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아방궁으로 불린 봉하 마을. (사진=자료사진)

     

    언급된 아방궁 사건은 노 전 대통령의 봉하 마을 사저를 '화려한 아방궁'으로 몰아가고 연일 '노무현 흠집 내기'에 나선 여론몰이를 말한다.

    당시 보수 언론들은 '노방궁(노무현+아방궁)', '노무현 타운', '노무현 캐슬', 'DJ 호화타운 복습' 등을 운운하며 조롱을 이어갔다.

    실제로 조선일보는 2007년 9월 10일 사설에서 노 전 대통령의 봉하 마을 사저 주변과 대지 규모가 1만 평에 달한다고 핏대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퇴임 후 고향에 내려가겠다고 했을 때 서울에 사는 다른 전직 대통령들과 비교해 신선한 느낌을 받은 국민이 적지 않았는데 지방에서 소탈하게 사는 전직 대통령 모습을 떠올렸던 국민들은 1만 평이나 되는 '노무현 타운'이 등장하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사저 규모는 대지 4262㎡(1289평), 1층 단독주택인 건물 372㎡(112평) 정도에 불과했다.

    국가 소유로 건립될 경호동까지 포함해도 2000평의 면적에 그쳤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1만 평의 면적이 나온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것이다.

    노무현 재단 측은 28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해명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억지 주장만이 나오던 상황이었다"며 "당시 보수 언론이 주장한 1만 여평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그 근거도 모른다"고 밝혔다.

    건설 비용도 그렇다.

    대지 구매와 건물 설계, 공사비까지 든 비용은 총 12억 가량이었고 경호시설 부지의 매입가격은 2억5900만 원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사진=자료사진)

     

    그런데도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들은 '봉하 아방궁'을 띄우느라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008년 "지금 노무현 대통령처럼 아방궁을 지어놓고 사는 사람은 없다"며 "혈세를 낭비해 봉하(마을)에 웰빙숲을 조성했다"고 했다.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도 "퇴임 후 (봉하마을) 성주로 살겠다는 것인가"라고 비난했으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2011년 10월 "당 대변인으로서 말을 거칠게 하다 보니 지나친 부분이 있었다"고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후 MB청와대와 이 전 대통령의 장남인 시형 씨가 이 전 대통령의 내공동 사저 부지 462㎡(약 140평)를 11억 2000여 만 원에 사들이고 경호시설 부지 2143㎡(648평) 또한 42억 8000만 원에 매입한 사실에 논란이 일자,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문제나 노 전 대통령의 봉하 마을이나 모두 비판할 만한 소지가 있다"고 다시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한 여당 인사는 "손혜원 타운 프레임이, 본전도 못 찾았던 과거 봉하 아방궁 사건을 연상시키면서, 여권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며 "한 때 거칠다는 이유로 배격했던 손혜원 의원에 대한 강력한 지지 세력층이 형성되는 것도 손혜원 타운 프레임의 역설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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