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사이드로 골이 취소된 뒤 아쉬워하는 황의조. (사진=연합뉴스)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린 벤투호의 항해가 8강에서 막을 내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0-1로 패했다.
조별리그에서 3연승을 달리며 조 1위로 16강에 오른 한국은 바레인을 연장 접전 끝에 꺾고 8강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카타르의 돌풍을 막지 못하고 끝내 고개를 떨궜다.
'도하 참사' 악몽이 되살아난 경기다. 한국은 2017년 6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카타르에 2-3의 충격패를 당했다. 당시 팀을 이끌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 경기 패배로 인해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손목 골절을 당한 경기이기도 하다.
벤투 감독은 포지션에 약간의 변화를 주고 경기에 나섰다. 대표팀 합류 이후 두 경기 연속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손흥민(토트넘)을 측면 공격수로 배치하고 황인범(대전)을 2선으로 올렸다.
황인범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면서 주세종(아산)이 정우영(알 사드)의 파트너로 호흡을 맞췄다.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던 황희찬(함부르크)은 바레인전 이후 왼쪽 내전근 사타구니에 경미한 염좌가 생기며 이날 벤치를 지켰다.
전반전은 지루한 경기가 펼쳐졌다. 한국이 볼 점유율 62-38로 앞섰지만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5개의 슈팅은 모두 골대를 외면했다. 유효 슈팅은 오히려 카타르가 1개 기록했다.
카타르는 전반 21분 역습으로 득점을 노렸다. 알모에즈 알리가 마지막 슈팅 과정에서 넘어져 위기를 넘겼다. 전반 32분에는 알메드 모에인의 슛을 김승규(빗셀 고베)가 침착하게 잡아냈다.
실점 후 고개 숙인 한국 축구대표팀.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전반 34분 주세종의 프리킥 이후 혼전 상황에서 흐른 공을 황인범이 재빨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아쉽게 골대를 넘어갔다. 5분 뒤에는 주세종의 중거리 슛이 크게 벗어났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에도 볼을 소유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한국의 첫 유효 슈팅은 후반 3분에 나왔다. 김진수(전북)의 패스를 받은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수비수를 달고 공간을 만들어 슈팅까지 연결했다. 골키퍼 선방이 아니었다면 득점까지 기대할 수 있던 상황이다.
집중력이 흔들린 장면도 나왔다. 후반 6분 정우영이 수비 지역에서 패스 미스를 범한 뒤 쇄도하던 카타르 선수를 낚아채 경고를 받았다. 전반 카타르 선수 2명과 김민재(전북)가 경고를 받은 데 이어 이날 네 번째 카드가 나왔다.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기대한 득점은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후반 7분 김진수의 측면 크로스에 이은 이청용의 슛은 골대 옆으로 날아갔다. 후반 26분에는 손흥민이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수비수를 따돌리고 슛을 시도했지만 정확한 임펙트가 되지 않으면서 골키퍼에 쉽게 잡혔다.
가장 아쉬운 순간은 후반 28분에 나왔다. 프리킥 상황에서 김진수가 시도한 슛이 골대를 강타해 아쉬움을 삼켰다.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 한국은 결국 카타르의 역습에 무너졌다. 후반 33분 카타르 압델아지즈 하팀이 낮고 빠른 중거리 슛으로 한국을 침몰시켰다.
한국은 1분 뒤 황의조가 카타르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판명되면서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한국은 이후 공격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이승우(베로나)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하지만 끝내 득점포가 터지지 않으면서 아시안컵을 8강에서 마감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