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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체육 성폭력 사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스포츠일반

    韓 체육 성폭력 사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5일 오전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핌픽파크텔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해 최근 불거진 체육계 (성)폭력 사태에 대한 쇄신안 발표를 마치고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스담쓰담>

    ◇ 임미현 > 매주 금요일에는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스담쓰담 코너가 진행됩니다. 체육부 임종률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임 기자.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 임미현 > 오늘 주제는 어떤 겁니까?

    네, 3주 연속 체육계 성폭력 및 폭력 관련 주제를 다루게 되는데요, 오늘은 도대체 이런 사태의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임미현 >네 여자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의 폭로로 촉발된 우리 체육계 미투 운동, 국가대표인 데다 소치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스타 선수의 폭로라 워낙 충격이 컸습니다.

    네, 심석희 선수는 저도 굉장히 관심을 갖고 지켜봤던 터라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심석희 선수를 처음 인터뷰한 것이 2013년 2월이었거든요. 이제 꼭 6년이 돼 가는데요, 당시 심석희 선수, 중학교를 막 졸업한 16살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쇼트트랙 하면 떠오르는 영웅이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꼭 1년 뒤 자신의 말을 이뤘습니다. 소치올림픽 3000m 계주에서 전율의 역주로 라이벌 중국을 제친 짜릿한 금메달을 이끌었습니다.

    ◇ 임미현 > 네, 그러나 심석희 선수, 이후 4년 동안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끔찍한 일을 당했어요.

    네,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폭행을 당했고요. 2014년부터는 성폭행까지 이어졌습니다. 사실 쇼트트랙 스타, 또 여자 선수로서 밝히기 힘든 성폭행 피해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이게 계기가 돼서 유도 선수 출신 신유용을 비롯해 태권도, 정구, 축구 등 체육계 미투 운동이 전개됐습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심석희 선수가 또 다른 의미에서 한국 체육 전체를 바꾼 영웅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 임미현 > 심 선수의 폭로 이후 대한빙상경기연맹과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등에서 대책을 쏟아내고 있어요. 오늘도 정부 합동 회견이 있지 않습니까?

    네, 오늘 오전 문체부와 여성가족부는 물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까지 나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체육계 비리 근절 대책을 내놓는다고 합니다. 이미 문체부 산하인 체육회도 대책을 내놨고요,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중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입니다.

    ◇ 임미현 > 그런데 더 이상 나올 대책이 있긴 있습니까? 쏟아지는 대책이 이미 예전에 나온 것이라는 지적이 많잖아요.

    네, 맞습니다. 사실 체육계 성폭력 파문은 10여 년 전인 2008년에도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관계 기관의 대책을 보면 가해자 영구 제명 징계 등 낯익은 문구들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이런 대책들은 당연히 포함돼 있고요, 해외 진출 금지 등의 조항이 추가된 정도입니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빙상 조재범 전 코치 심석희 성폭행 파문 관련해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 임미현 > 그런데도 체육계 성폭력이 이어졌다는 것은 대책이 문제가 아니라는 뜻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사실 10여 년 전 징계와 대책이 제대로만 지켜졌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러나 영구 제명된 지도자가 슬그머니 복권돼 다시 체육 현장에 돌아오는 경우가 적잖았습니다. 우리 방송에도 출연했던 테니스 김은희 씨도 초등학교 때 성폭행을 가한 지도자를 현장에서 만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털어놓지 않았습니까? 이러니 지도자들의 일탈 행위가 끊이지 않았던 겁니다.

    ◇ 임미현 > 그렇다면 그런 대책을 만들고, 가해자들의 징계를 풀어줬던 책임자들이 그야말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사실 이번 사태를 가해자 개인의 일탈과 윤리 문제로 치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가해자들이 왜 성폭력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 구조적인 문제는 없었는지 짚어봐야 합니다. 특히 대책을 내놓고, 징계를 내리고도 이를 풀어줘 허울뿐인 제도로 만들어준 수뇌부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 임미현 > 일단 우리 체육계의 수장부터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네, 이번 체육계 성폭력 파문에서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스포츠를 총괄하는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부터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사실 이 회장은 이번 파문 전부터 정관계의 전, 현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골프 접대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여기에 국가대표 선수촌 음주 파문까지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미투 운동은 직격탄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회장은 또 다시 근절 대책을 운운하면서 자리를 지킬 뜻을 드러냈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인서트-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고 정상화하는 데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철저히 쇄신토록 하겠습니다.)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전 빙상연맹 부회장)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빙상계 폭력·성폭력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던 중 인사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 임미현 > 이번 체육계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빙상연맹도 마찬가지죠?

    네, 사실 연맹은 이미 평창올림픽 이후 문체부 특정 감사에서 각종 비위가 적발돼 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되면서 지도부들이 총사퇴했습니다. 빙상계 대부로 불리는 전명규 전 부회장도 영구히 연맹의 어떤 자리도 맡지 않겠다고 물러났습니다. 일각에서는 전 부회장이 한체대 교수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현재 연맹은 관리위원회에 의해 운영되는데 사실상 실권은 그렇게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조재범 코치의 영구 제명이 확정되는 데 1년이나 걸린 점을 감안하면 이전 연맹의 행정적 처리도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임미현 > 지난해 미국을 강타한 체육계 미투 운동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30년 동안 300명이 넘는 어린 여자 체조 선수를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한 대표팀 주치의 사건이 충격을 줬는데요, 일단 가해자는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미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우리로 말하자면 체육회장인데 그를 포함해 수뇌부들이 총사퇴했습니다. 이밖에도 미국체조협회장도 잇따라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책임을 졌습니다.

    ◇ 임미현 > 연맹과 체육회만이 아니라 상위 기관인 문체부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네, 맞습니다. 사실 문체부는 박근혜 정권 시절 최순실의 국정농단 때 문제의 진원지 아니겠습니까? 여기에 문화계 블랙리스트까지,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문체부에서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러니 산하 단체도 똑같은 상황인데요, 이번만큼은 확실하게 책임자들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겁니다.

    ◇ 임미현 > 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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