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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 (성)폭력 배후까지?' 전명규, 긴급 기자회견



스포츠일반

    '빙상 (성)폭력 배후까지?' 전명규, 긴급 기자회견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가 지난해 10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한체대)의 성폭행 피해 폭로에 이어 젊은빙상인연대와 손혜원 국회의원이 빙상계 성폭력 피해를 추가 폭로하고 '빙상계 대부' 전명규 한체대 교수에게 책임을 물었다. 이에 전 교수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연대와 손 의원은 21일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빙상계 성폭력 피해 사례를 추가 공개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책임이 빙상계 대부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 및 한국체육대학교 교수에게 있다며 화살을 돌렸다.

    손 의원은 "심석희 선수의 용기로 다시 발화된 빙상계 적폐들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면서 "2년 동안 연대와 함께 추가 사례를 조사했는데 총 6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피해자들이 2차 피해와 보복을 두려워 한다"면서 "성폭력 사건은 구체적 언급 피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손 의원이 공개한 피해 사례는 다음과 같다. A 씨는 10대 때 한체대 빙상장에서 사설 강사에게 강습을 받던 중 수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 한체대 조교 출신 강사가 훈련 도중 자세 교정을 핑계로 강제로 안거나 입을 맞췄다는 것이다. 또 밖에서 만나서 영화 보자 밥 먹자 등 연락을 했고 이를 거부하자 코치는 폭언을 퍼부었다.

    특히 코치가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경기력에 지장을 주는 것으로 의심되는 행위를 의도적으로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에 A 씨는 충격으로 선수 생활을 접게 됐다.

    손 의원은 또 A 씨와 전 교수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A 씨는 '죽고 싶다는 생각을 수백 번 했는데 가해자가 죽겠다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요?'라고 문자를 보냈고, 전 교수는 '네가 빨리 벗어나길 바라고 그것이 우선이야'라고 답했다.

    이에 손 의원은 "전 교수가 A 씨의 성추행 정황을 알고 있지 않았나 의심된다"면서 "피해자에게 전달을 받고 상황을 인지했지만 조치를 취하지 않아 전 교수가 사전에 은폐에 관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빙상 선수들은 그가 은폐에 관여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그래서 피해 선수들이 증언에 소극적이고 두려워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전 교수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가운데)과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오른쪽), 박지훈 변호사가 21일 '빙상계 성폭력 피해자 추가 폭로' 기자회견에서 추가 피해 사례를 밝히고 있다.박종민 기자

     

    연대의 법률 자문을 맡은 박지훈 변호사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책을 촉구했다. 연대는 "피해 선수들은 자신의 신원이 공개될 경우 빙상계를 좌지우지하는 이른바 '전명규 사단'으로부터 2차 가해를 당할까 두려움에 떨며 살아왔다"면서 "심석희를 포함해 상당수 피해자와 가해자들이 전 교수의 제자이고, 그가 총책임자로 있던 한체대 빙상장에서 폭행과 폭언을 일상으로 경험했던 학생 선수 다수도 한체대와 관련된 이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제자가 가해자고, 제자가 피해자인 상황에서 전 교수는 3월 1일부터 안식년을 즐기려고 했다"면서 "전 교수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 지도자냐고? 당신이 교수냐고? 당신이 스승이냐고?"라고 반문했다. 연대는 또 "전 교수가 오랫동안 대한민국 빙상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던 배경은 빙상계를 포함한 체육계, 그리고 일부 정치인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정부에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연대는 ▲정부는 체육계 전반의 성폭력에 대한 전수 조사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확정 판결 난 체육계 성폭력 가해자의 실명을 공개하며 성폭력 빈발 경기단체에 대해 정부 지원금을 대폭 삭감하라 ▲ 한국체육대학교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를 촉구한다 ▲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총사퇴를 요구한다 등의 주장을 폈다.

    다만 이들은 성명서를 발표한 뒤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가해자의 실명을 재차 물었지만 "검토 중"이라며 끝내 답하지 않았다. 박 변호사는 "성추행과 관련한 증거를 취합했느냐"는 질문에도 말꼬리를 흐렸다.

    빙상계 폭력과 성폭력의 배경으로 지목받고 있는 전 교수도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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