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7일 미국 방문길에 오르면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중대한 고비에 접어들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15분쯤(중국 현지시간) 평양발 고려항공편으로 경유지인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워싱턴 방문길에 동행하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대행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공항 귀빈 출입구에 대기하고 있던 중국측 귀빈 차량 등에 탑승한 뒤 주중 북한대사관으로 향했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후 6시25분 출발하는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 UA808편을 이용해 워싱턴DC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미국 동부시간으로 17일 오후 6시 50분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 도착해 18일 오전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고위급 회담, 18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가 전달될 전망이다.
김 부위원장의 귀환 날짜는 유동적이다. 당초 18일 모든 일정을 마치고 베이징으로 돌아오는 비행기편을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취소하고 다시 19일 오후 3시 35분 에어차이나 항공편으로 바꾼 사실이 확인됐다. 이 항공편을 이용한다면 당초 1박2일로 예정됐던 방미기간이 2박 3일로 하루 늘어나게 된다. 하루 늘어난 일정을 어디에 사용할 지는 아직 확실하게 알려진 게 없다. 18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을 갖거나 유엔 북한 대표부가 있는 뉴욕을 방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부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 결과에 따라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전격 발표될 수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당일에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사실이 발표된다면, 회담의 시점과 장소는 오는 3월이나 4월쯤 베트남 다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김 부위원장에 앞서 지난 15일 베이징에 도착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김 부위원장 일행과는 별도로 이날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부상은 이날 정오쯤 같은 공항에 나타나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최 부상이 스톡홀름에서 고위급회담과는 별도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첫 대면을 가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선희-비건 실무협상 채널은 지난해 8월 비건 특별대표가 임명된 뒤 첫 대면조차 갖지 못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