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정부에 대한 하원 불신임안 표결에 앞선 토론에서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정부 불신임 투표에서 승리하면서 정권을 유지하게 됐지만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에 따른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BBC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오후 열린 하원의 정부 불신임안 찬반투표에서 찬성 306표, 반대 325표로 19표차로 승리했다.
야당이 일제히 정부 불신임안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켰던 집권 보수당에서 다시 메이 총리를 지지했다.
이에따라 브렉시트 합의안의 압도적 부결에 따라 불신임 위기에 몰렸던 메이 종리는 다시 정권을 유지했다.
메이 총리는 일단 불신임 위기를 넘기게 됐지만 부결된 브렉시트 합의안을 대체할 새로운 대안을 오는 21일까지 제시해야 한다.
불신임안 부결이 발표되자 메이 총리는 곧바로 야당 지도부와 대안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당분간 정국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 불신임안을 주도한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배제할 경우에만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제3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역시 대화 참여 전제조건으로 정부가 브렉시트 연기나 제2 국민투표 개최를 옵션 중 하나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야당 지도부와의 논의를 통해 의회의 충분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이 나오면 이를 EU에 가져가 합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안으로는 브렉시트 연기나 재협상, 제2 국민투표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대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아무런 협정없이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나는 최악의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수 있다.
이럴 경우 경제적 충격은 물론 사회적 혼란과 불안감이 급격히 확산될 것으로 보여 메이 총리가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유럽연합도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를 강화할 것이라며 대책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결국 관건은 메이 총리가 다음주 초 제시할 '플랜 B'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달려있다.
앞서 부결된 기존의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의회의 반발이 가장 심했던 '안전장치'(backstop)와 관련해 어떤 변화가 나올지가 주목된다.
합의안에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뒀는데 이게 가동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EU 관세동맹에 계속 잔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와 민주연합당(DUP) 등이 이러한 이유로 합의안을 반대한 만큼 이들을 설득할만한 '플랜 B'를 내놓은 뒤 다시 승인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랜 B'에 대한 2차 승인투표마저 부결될 경우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노 딜'을 우려한 일부 야당 의원들이 정부가 제시한 '플랜 B'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시간이다. 영국은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오는 3월 29일 자동으로 EU에서 탈퇴가 예정돼 있다.
이럴 경우 경제, 사회적 충격이 불가피해 영국 내 EU 탈퇴파와 잔류파에 관계없이 '노 딜'만은 피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만큼 그 이전에 마련될 대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