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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 "SKY캐슬이 보여준 입시 공포, 지옥이 눈앞이다"



교육

    이범 "SKY캐슬이 보여준 입시 공포, 지옥이 눈앞이다"

    컨설턴트는 대중 상대, 코디는 매니저 역까지
    드라마는 재벌 아닌 전문직&대치동 보여줘
    독서이력,동아리,소논문,경시대회 다 관리
    대입 성공 입시 코디, 성공보수로 차 받기도
    이 현실 집단으로 벗어날 수 있는 솔루션 필요
    인서울·지거국 공포..아이들 학부모 겁에질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1월 14일 (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범 (교육평론가)


    ◇ 정관용> 스카이캐슬이라고 하는 드라마. 인기가 고공행진을 그리고 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오랜 관심사이자 그만큼 여러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이 상류층 사교육을 정면으로 다룬 그런 내용인데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사교육 강사 중의 한 명이셨다가 그동안 서울시교육청 정책보좌관 또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 등을 역임하셨죠. 교육평론가 이범 씨를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범> 안녕하세요, 이범입니다.

    ◇ 정관용> 드라마 보시고 계세요?

    ◆ 이범> 사실 저는 거의 안 보고요. 그런데 기사를 저는 쭉 보기 때문에 드라마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는 계속 알게 되죠.

    ◇ 정관용> 혹시 이 드라마를 전혀 모르시는 분도 계실까 싶어서 제가 조금 소개해 드리면 그러니까 사립대학 대학병원 의사, 또 법조인 출신의 로스쿨 교수들 이런 분들이 모여 사는 주거 단지 어찌 보면 이 나라 상류층 주거단지예요, 그렇죠?

    ◆ 이범> 주거단지 이름이 스카이캐슬인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리고 강남에 위치하고 있을 것이고. 그리고 거기 자녀들을 서울대 의대나 이런 데 보내기 위해서 입시 코디네이터한테 억대의 돈을 주고 뭘 하고 이런 모습을 쭉쭉 그리고. 그런데 그들이 불행하게 되고 이런 스토리잖아요.

    ◆ 이범> 서서히 불행해지고 있죠, 지금.

    ◇ 정관용> 많은 분들이 이 드라마를 보면서 첫 번째 던지는 질문이 '저거 실화야' 이런 질문인데. 이범 씨, 실화 맞아요?

    ◆ 이범> 코디의 존재 자체를 의문시하는 분들이 계신데요. 코디는 확실히 있는 거고요. 다만 사람들의 눈에 별로 띄지 않는 것은 아주 최상위. 최상위도 아니고 극상위 시장에만 존재하는 이런 직업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코디가 있는지 알 기회가 별로 없죠.

    ◇ 정관용> 그렇죠.

    ◆ 이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컨설턴트하고 코디를 헷갈리시는데요. 컨설턴트는 많은 대중을 상대로 영업을 하시는 분들이고.

    ◇ 정관용> 입시 전략 짜주는 분들이고.

    ◆ 이범> 전략 짜주는 분들이죠. 그래서 이분들은 심지어 광고도 하고 드러내놓고 많은 고객을 상대로 일을 하시는 분들이고 코디는 컨설턴트 더하기 매니저예요. 컨설턴트도 하면서 매니저 역할을 겸하기 때문에 여러 명을 상대하기 어렵죠.

    ◇ 정관용> 그렇죠.

    ◆ 이범> 상당히 매우 고액을 받으면서 1명,많아야 2~3명. 대개 1명 정도를 전담해서 관리해 주는 사람들이 코디고 당연히 그 정도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극히 적을 거 아니에요.

    ◇ 정관용> 억대인 거 맞아요?

    ◆ 이범> 저는 직접 제가 들은 바로는 700만,800만 받는다는 분까지 봤고요.

    ◇ 정관용> 한 달에?

    ◆ 이범> 한 달에 800이면 벌써 (연) 1억 되잖아요. 1000만 원 넘게 받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제가 그분들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러니까 억대 넘어가는 분들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이 되죠.

    ◇ 정관용> 그런 분들은 뭐하던 분들이에요. 뭐 출신이에요?

    ◆ 이범> 그러니까 드라마상에는 과거 입학사정관 했던 분들 이런 분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저도 그런 소문은 들어본 적 있어요. 전직 입학사정관 출신이 그런 걸 한다더라 그런 소문을 들어본 적 있었지만 그건 제가 확인할 길은 없었고요. 이런저런 여러 사교육 업계에 있었던 분들이죠. 상담실장, 강사 또는 옛날에 좋은 표현은 아니지만 '돼지엄마'라고 해서 학생들 그룹으로 이끌어가는 리더급 엄마 이런 분들 등등이 이제 코디를 하는 경우들이 있다라고 들었습니다.

    ◇ 정관용> 좀 아까 극상위층에만 해당되는 거라고 했잖아요. 그 극상위층이 재벌가 이렇게까지 가는 겁니까?

    ◆ 이범> 그러니까 드라마 구성을 참 잘했다라는 느낌이 드는 게 배경은 재벌적 배경이에요. 그러니까 이분들의 사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으리으리한 곳에서 살고 생활행태도 그렇고.

    ◇ 정관용> 그런데 교수나 의사 정도가 재벌이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 이범> 그렇죠. 그러니까 현실을 잘, 두 가지를 편집해서 드라마적 재미를 극대화시킨 거죠. 재벌적 배경인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직업이나 문화는 전문직 문화예요. 전문직들은 대개, 대개는 평균보다는 부자지만 그렇게 큰 부자는 아니잖아요. 그래서 자기가 공부를 통해서 성공한 것을 자녀에게 똑같이 반복시키려는 경향이 강해요. 그래서 극중에 나온 분들도 대체로 의사들이고 변호사도 있지만 하여튼 의사들이고 이런 분들은 이제 부의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기 때문에 재벌처럼 상속을 통해서 자기의 지위를 물려주는 건 불가능하죠. 이런 그런 분들이 오히려 자기가 공부로 성공했듯이 자기 자녀도 그렇게 만들려는 방향이 강하죠.
    이범 교육평론가(사진=시사자키 유튜브 캡처)

     


    ◇ 정관용> 내가 서울의대 나와 의사로서 지금 고액 연봉을 받는다. 내 아이도 서울 의대 보내서 그런 식으로 만들어야 되겠다 이런 거란 말이죠.

    ◆ 이범> 그러니까 드라마가 이제 편집된 현실이라는 걸 이해해야 될 필요가 있는 게 실제로 재벌은 사실은 공부를 그렇게 잘하지 않아도 자기가 가진 지위를 물려줄수 있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이범> 상속을 통해서. 그래서 좀 드라마적 재미를 위해서 재벌적 배경을 차용하되 그들이 나타내는 어떤 문화 이것은 전문적 문화로 대치동 문화인데 그 문화에 가깝다는 것이죠.

    ◇ 정관용> 사실 재벌이나 준재벌급 정도 되면 스카이가 아니라 대부분 요새 외국으로 보내지 않나요.

    ◆ 이범> 그렇죠. 대개 기업을 물려주거나 이런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요즘은 그런 기업들은 글로벌한 감각이 중요해졌잖아요. 그래서 이제 돈도 꽤 있으니까 유학을 보내고 유학 보내는 것도 우리나라보다 좋은 학벌을 가져라. 이런 뜻이라기보다는 좀.

    ◇ 정관용> 네트워킹, 언어.

    ◆ 이범> 네트워킹과 언어와 그리고 세상 돌아가는 트렌드를 잘 보고 와라. 이런 취지에 가까운 거죠.

    ◇ 정관용> 혹시 이범 평론가도 이런 코디나 이런 거 제안 받은 적 있어요?

    ◆ 이범> 저는 그러니까 90년대에 이미 최고의 사교육 시장이 있었죠. 쉽게 얘기하면 그룹과외 , 그러니까 상상할 수 없는 정도 수준의 그룹과외 시장이 있어요. 그런데 이게 저와 같은 대중강사 시장하고는 리그가 다릅니다. 그래서 가끔 양쪽을 겸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고요.

    ◇ 정관용> 상상할 수 없는 게 얼마예요, 한 달.

    ◆ 이범> 저는 우연히 그중의 팀장급 인물 1명이 제가 비교적 잘 아는 분이었어요. 그래서 그 세계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이를테면 성공보수가, 그룹과외이니까 과외교사가 여러 명 있을 거 아니에요, 과목별로. 그래서 팀장급 인물이 지금으로 치면 코디 비슷한 역할을 해 주는 거죠. 얘는 이번 달에 무슨 과목을 더 많이 해야 되고, 이번 방학 때는 무얼 해야 되는지 전략을 짜주는 거죠. 대개는 팀장이 전략만 짜주는 게 아니라 가르치는 것도 대개 겸해요. 그때는 아직 코디가 독립되기는 전이었어요. 그런데 그때 제가 듣기로 성공보수로 자동차 한 대씩 사준다.

    ◇ 정관용> 거기서 말하는 성공은 대학 입시 성공?

    ◆ 이범> 원하는 수준의 대학에 가게 되면. 그런데 그거를 이용하는 시장은 이를테면 재벌 3세라든지 기업의 사장, 회장 아들,딸. 이런 수준들이었어요. 당시도 극상위 시장이죠. 그러니까 스카이캐슬을 보면서 재미있는 게 대치동 사는 분들이 '세상에 저런 게 있어?'라고 저한테 오히려 되물어보세요.

    ◇ 정관용> 그렇겠죠.

    ◆ 이범> 왜냐하면 그건 강남에서도 보편적인 시장이 아니니까.
    (사진=스카이캐슬 홈페이지)

     


    ◇ 정관용> 아니죠. 대치동이 사교육 무슨 메카식으로 유명해진 건 어찌 보면 대중학원 아니에요?

    ◆ 이범> 강남이 교육열이 이렇게 높아진 것은 강남의 성공을 위해서 8학군이 공교육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거죠. 경기고, 서울고 등 유명 학교들을 강남으로 이전을 시키잖아요, 정부가. 그래서 그 토대는 사실 국가가 만들어준 거고요. 그런데 압구정동은 상대적으로 처음부터 좀 부유층 이런 분들이 많이 입주를 했던 데에 비해서 대치동은 초기에 상당히 주변의 기반시설도 열악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 정관용> 맞아요.

    ◆ 이범> 상대적으로 당대에 성공한 분들 주로 교수, 의사, 변호사 이런 등등 자기의 공부를 바탕으로 해서 당대 성공한 분들이 많이 이제 대치동에 초기부터 입주했고요. 눈에 띄게 대치동은 인구가 밀집된 지역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학원을 운영할 만한 상가들도 꽤 많이 분포돼 있어요.

    ◇ 정관용> 그렇죠.

    ◆ 이범> 그런 여러 가지 것들이 어울려지면서 대치동이 사교육 중심지가 된 거죠.

    ◇ 정관용> 한때 테헤란로 남쪽과 테헤란로 북쪽을 구분해서 테남, 테북 그랬잖아요.

    ◆ 이범> 테남의 대표적인 지역이 대치동인데요. 테북이 압구정동, 청담동. 소득규모도 다르고 자산규모가 달라요. 압구정동, 청담동은 상대적으로 좀 대를 이어 부자인 분들이 많고 기업인들, 사업하는 분들도 많고 아주 조기 유학 비율도 높고. 교육이 아주 그렇게 예민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대치동에 사는 분들은 부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고 그리고 당대 성공한 분들, 전문직 많고... 스카이캐슬에 묘사된 그런 아이를 전문직으로 만들어서 꼭 성공시키겠다. 이런 문화는 사실 대치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현상이죠. 그런 점에서 테북과 테남이 좀 다릅니다.

    ◇ 정관용> 그럼 이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어찌 보면 두 가지를 섞어놨네요. 압구정동적 배경과.

    ◆ 이범> 그런데 압구정동보다 더한 거죠. 드라마에 그려진 건 거의 재벌 수준이니까요. 압구정동 사는 분들이 뭐 다 재벌은 아니니까요

    ◇ 정관용> 그리고 아무튼 억대 코디를 쓸 정도라고 보면 대치동도 일반적이지 않는 거니까.

    ◆ 이범> 그렇죠. 드라마에 묘사된 분들의 평균적인 부의 규모는 압구정동을 능가하는 그런 정도 수준이고.

    ◇ 정관용> 그런데 교육열은 대치동적인 결합돼 있는.

    ◆ 이범> 그래서 작가가 굉장히 잘 구성을 했구나 이런 느낌이 들어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꼭 인기를 끄는 건 아니잖아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현실을 짜깁기했는데 우리 주변에 보이는 현실이 아니라 극소수에서 볼 수 있는 어떤 현실을 탁 집어서 드라마화한 그런 거다 이거죠?

    ◆ 이범> 그렇죠.

    ◇ 정관용> 게다가 과거는 아까 팀장, 코디 이런 식의 표현을 쓰셨는데 그냥 과외를 통해서 학업 성적만 늘리면 됐다면, 요즘은 소위 학종 시대가 되면서 코디가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진 거죠.

    ◆ 이범> 그렇죠. 그러니까 제가 우리나라 사교육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크게 8:2로 보거든요. 8은 구조적 요인 대학 서열이 심하다든가 노동시장으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라든가 이런 것이 사교육과 경쟁을 일으키는 요인의 80%라면 20%가 선발제도, 입시제도에 의한 거거든요. 크게 보면 이게 난이도라든지 입시의 난이도라든지 복잡성, 그러니까 내가 하나의 전형으로 대학을 가기로 정했는데 이 전형에서 요구하는 게 너 A도 잘해야 되고 B도 잘해야 되고 C도 잘해야 되고 동시에 여러 가지 것들을 복합적으로 요구하게 되면요. 당연히 전략에 대한 수요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이건 꼭 학종에만 국한된 게 아니에요. 10년 전에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정시로 대학 가려면 수능성적 더하기 논술성적 더하기 내신성적이었기 때문에 이거저거 다 잘해야 돼요.
    (사진=스카이캐슬 홈페이지)

     


    ◇ 정관용> 맞아요.

    ◆ 이범> 그러면 내가 다음 방학 때 뭐에 더 중점을 둬서 어떻게 준비해야 되지 이런 전략에 대한 수요가 막 생깁니다. 또 한 20년 전에 90년대 중반으로 가면 당시 입시제도가 기가 막혀서 수능도 보고 내신도 보고 그때 본고사가 잠깐 부활됐었습니다. 그러면 여러 가지를 동시에 다 해야 되니까 전략에 대한 수요가 늘죠. 학종도 그 패턴입니다. 학종도. 내신성적 들어가죠. 그리고 수능도 최저 학력 기준이라는 이름으로 상당히 많이 들어가고, 거기다 더해서 독서 이력,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제일 심각한 게 이제 소논문하고 수상실적인데, 교내대회 수상실적. 소논문은 다행이 올해 고1부터 없앤다고 정부가 선언을 했는데 수상실적은 학기당 하나씩 계속 쓸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결국 해야 될 게 굉장히 많은 거죠.

    ◇ 정관용> 유명 산악인을 리더로 외국의 유명 산을 등반하고 그걸 영상에 담아 편집해서 대학 들어갈 때 포트폴리오로 제시하는. 심지어 이런 것도 있다면서요.

    ◆ 이범> 그건 학종에서는 조금 써먹기 어려워요, 최근에는. 왜냐하면 요즘 학종은 초기의 입학사정관제와 조금 달라져서 교내 활동을 중심으로 쓰게 돼있어요. 그래서 내가 해외 가서 뭘 했다 이런 건 요즘은 거의 못 써먹습니다.

    ◇ 정관용> 한때는 그런 것도. . .

    ◆ 이범> 한때는 그런 게 먹혔었죠, 2010년대 초반에는. 그런데 요즘은 그런 것들은 많이 배제가 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독서이력이라든지 무슨 동아리 활동. 극중에서 코디가 동아리 활동도 이렇게 조언을 하고 컨설팅을 하잖아요. 그럼 소논문과 특히 수상실적, 교내 경시대회. 어떤 학교는 그래도 교내 경시대회를 수업 중에 뭔가 다룬 것과 연관해서 경시대회를 여는 곳도 있어요. 그 학교는 괜찮은 학교인데 아직도 많은 고등학교는 그냥 어느 날 갑자기 공고가 납니다. 무슨 과목 경시대회, 무슨 영어토론경시대회 몇 월 며칠날 한다. 그러면 대개 부모와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서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죠.

    ◇ 정관용> 극상류층 일부에 해당되는 얘기지만 억대의 이런 코디를 붙여서 이렇게 하면 성공이 높아집니까?

    ◆ 이범> 도움이 없는 경우보다는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 정관용> 아니, 이런 얘기하는 분들이 있어서. 그쯤되는 애들은 굳이 그렇게 비싼 돈 안 부치고 놔둬도 서울대 갈 애들이었다 이런 말도 있잖아요.

    ◆ 이범> 물론 그 말에도 공감을 합니다. 공감은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하기 어려울걸요. 내가 부모다, 그런데 우리 애를 꼭 의대를 보내고 싶다. 꼭 서울의대 아니라 할지라도. 그러면 이과 중에서도 최상층에 들어가야 되거든요. 그러면 거기서 약간의 미세한 변동에 의해서도 의대 커트라인 밑으로 떨어질 수가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제 어떤 방법이라도 동원해서 이 아이를 그 수준을 유지하도록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기겠죠. 결국 그러면 코디처럼 이렇게 전략을 외부에서 조언해 주는 이런 사람들을 이제 쓰고 싶은.. 코디가 꼭 아니더라도 적어도 컨설턴트 정도. 그런 수요는 당연히 늘어나게 되겠죠.

    ◇ 정관용> 아무튼 듣도 보도 못하던 일들이 이런 일이 벌어지는구나 하면서 사람들이 주목해서 보다 보니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던 건데.

    ◆ 이범> 완전히 재벌적 스토리라면 재미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공감을 하기는 어려웠을 거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입 열기, 교육열 이거는 상당히 공감하기 좋은 소재 아닙니까?

    ◇ 정관용> 그런데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이런 걸 보면서 '나는 우리 애한테 저렇게 못 해' 이렇게 될 거 아닙니까?

    ◆ 이범> 그렇죠. 드라마에 묘사된 건 매우 극단적으로 상당히 과장된 현실이니까요.

    ◇ 정관용> 그러니까 나는 저렇게 못해 하면서 좌절감을 느끼게 될까요, 저거 다 필요없는 일이야라고 느끼게 될까요.

    ◆ 이범> 그러니까 이제 우리가 꽉 막힌 이 캐슬에서 집단적으로 이제 벗어나야 된다는 그런 자각을 할 때가 왔다고 봐요. 저는 우리나라 교육이 갈 데까지 갔다고 보는데. 그것의 단면을 스카이캐슬이라는 드라마가 보여주는 거고요. 오죽하면 애를 안 낳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설문조사해 보면 결혼을 안 하는 이유는 이제 주로 소득하고 주거 문제를 얘기하지만 애를 안 낳는 이유를 물어보면 다 첫손으로 꼽는 게 교육이고 보육이에요.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출산율이 꼴찌인 나라가 됐는데. 그래서 집단적으로 탈출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지 않으면 앞으로 좀 더 지나면 더 지옥이 될 수도 있다.

    ◇ 정관용> 그 새로운 솔루션의 방향만 좀 얘기해 주시면.
    (사진=이한형기자/자료사진)

     


    ◆ 이범> 저보고 유럽처럼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대학이 평준화된 체제거든요. 프랑스는 별도 엘리트 교육기관, 그랑제콜이 있지만 독일이나 스웨덴은 진짜 평준화입니다. 그런데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유럽은 사립대가 없어요. 거의 사립대가 없거든요. 그래서 프랑스도 1969년에 단번에 평준화가 가능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모든 대학생의 75%가 사립을 다니고 있고 특히 서울 수도권은 대부분 사립대여서 사립대가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 대타협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사립대에 대규모 재정 지원을 대가로 학생 선발 시스템을 맞바꾸는, 제가 가진 아이디어는 그거고 그건 제가 좀 요즘 체계화시켜서 책도 한 권 쓰고 있고 그런데 그런 식으로 집단적인 어떤 새로운 파격적인 대안을 통해서 탈출하는 과정이 없다면 앞으로 더 지옥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렇게 보입니다.

    ◇ 정관용> 구성권 님께서 이 방송 들으시다가 우리가 성공이라 부르는 게 과연 뭘까요. 아이들의 행복은 무엇인지 답하기 쉽지 않네요. 이미 부가 모든 삶의 목표가 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런 의견 주셨는데. 그 드라마에도 아이들의 행복 그런 건 아예 등장은 안 하죠?

    ◆ 이범> 그렇죠. 어떤 아이가 극중에서 반항을 하면서 그런 식으로 내뱉는 경우는 있지만 실제로 아이의 행복보다는 일단 얻게 되는 사회적 지위 당연히 이것을 우선시해서 생각하는 그런 문화가 지배적으로 그려져 있고요. 그러니까 일단 기성세대가 이해해야 할 것은, 기성세대는 스카이를 가기 위한 경쟁이 예전부터 있었죠. 성공하기 위한, 명문대를 가기 위한 경쟁은 옛날부터 있었던 건데... 2000년대 이후에 우리나라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인 서울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인 서울과 지거국. 지거국은 지방 거점 국립대인데 요즘 사회학자들이 연구하는 걸 보면 좋은 일자리 25%와 그렇지 않은 일자리 75%로 이렇게 양극화되어 있다고 표현하거든요. 그러면 25%로 갈 수 있는 학벌과 스펙의 마지노선이 어디냐. 이게.

    ◇ 정관용> 인 서울과 지거국이다.

    ◆ 이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서류심사 통과할 수 있는 그 정도 수준인데 그게 인 서울, 지거국이라고 보는 거예요. 그러니까 단순히 성공하기 위해서, 명문대 가기 위해서 하는 경쟁 스카이를 가기 위한 경쟁은 옛날부터 있던 건데 거기다가 이제 공포로 인한 경쟁 75쪽%으로 가지 않기 위한 경쟁이 덧붙은 거죠. 그래서 굉장히 경쟁 양상이 예전보다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이나 학부모나 많이 겁에 많이 질려 있는 상황이죠.

    ◇ 정관용> 그렇죠. 그래서 지금 갈 데까지 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그 단면이 스카이캐슬 드라마다. 더 이상 어디까지 갈 거냐. 이제는 획기적 전환을 해 보자. 이런 제안의 말씀까지 오늘 일단 여기서 마무리를 좀 짓겠습니다. 교육평론가 이범 씨 고맙습니다.

    ◆ 이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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