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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성폭행 파문이 '오리지널' 폭행을 덮어



스포츠일반

    체육계 성폭행 파문이 '오리지널' 폭행을 덮어

    조재범 전 코치(사진=연합뉴스 제공)

     

    체육계 미투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체육현장의 고질적 병폐인 지도자의 선수 폭행 문제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쇼트트랙과 유도에서 잇달아 미투가 터졌다. 지난 8일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로부터 수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사실이 알려졌다.

    14일에는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 씨가 영선고 전 유도부 코치 A씨에게 30여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두 사건은 공통점이 있다.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의 무차별 폭행이 성폭행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즉 성폭행의 출발점은 폭행이었다.

    심 선수는 작년 12월 17일 조 전 코치의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에서 "초등학교 4학년 때 아이스하키 채로 맞아 손가락 뼈가 부러졌고, 밀폐된 곳에서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심 선수가 만 17세였던 2014년부터 평창올림픽을 불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때까지 약 4년간은 성폭행까지 자행됐다.

    조 전 코치는 심 선수를 비롯 국가대표 선수 4명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검찰은 오는 23일 속행하는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심 선수의 성폭행 피해 사실과 조 전 코치가 받는 상해 혐의의 연관성을 면밀히 수사할 계획이다.

    신 씨는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운동이 미진하면 수도관 파이프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맞았다. 유도 기술인 굳히기를 써서 거품을 물고 기절하는 일까지 있었다"며 "만 16세였던 2011년 여름, 코치의 숙소에서 처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혓다.

    하지만 조 전 코치의 폭행 사건이 크게 불거진 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대응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작년 1월 문재인 대통령이 진천선수촌을 방문했을 때, 빙상연맹은 조 전 코치의 폭행에 대한 충격으로 선수촌을 떠나있던 심 선수가 감기몸살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해 비난을 샀다.

    당시 빙상연맹 부회장이던 전명규 한체대 교수는 심 선수의 절친에게 '조 전 코치를 용서해달라'는 탄원서를 쓰게 하는 등 합의를 종용하며 심 선수에게 2차 피해를 가했다.

    빙상연맹의 납득하기 어려운 대응은 체육계에서 지도자의 선수 폭행을 일종의 관행처럼 여기는 인식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용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14일 CBS노컷뉴스에 "지도자가 폭행과 성폭행을 모두 저질렀다면 가중처벌이 마땅하다"며 "과거 지도자의 선수 폭행이 일상적으로 일어났다고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안 된다. 폭행 역시 성폭행처럼 이번 기회에 근절하지 않으면 한국 체육계 구조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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