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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농부 한태웅 "연예인 안하냐고요? 오로지 농부가 꿈"



사회 일반

    소년농부 한태웅 "연예인 안하냐고요? 오로지 농부가 꿈"

    논밭에 소, 염소...소년 농부의 삶
    게임? "농사일 해야해서..안해"
    "대통령께서도 농부의 마음일 것"
    "평생 농부로..우리 농산물 사랑해주세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태웅 (소년 농부)

    지난주. 그러니까 지난해네요. 청와대 농업인 초청회라는 게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 아주 앳된 교복 차림의 남학생이 눈에 띄더군요. 문 대통령한테 직접 지은 쌀을 선물하고 '흙에 살리라'는 노래를 아주 구성지게 불러서 화제를 모았던 소년인데요. 부모님 따라온 학생인가, 누구지 했더니 진짜로 논밭에서 트랙터 몰고 소, 염소 키우는 8년차 농사꾼. TV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에도 나왔고 예능 프로에도 출연했던 한태웅 군이었어요. 이제 새해에는 고등학생이 되는데요. 10대 농부의 꿈은 뭔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겠습니다. 한태웅 군, 안녕하세요?

     

    ◆ 한태웅> 안녕하세요.

    ◇ 김현정>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한태웅>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김현정> 고등학교 갑니까?

    ◆ 한태웅> 이제 17살 고등학교 1학년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어른들 도와서 하교 후에 가끔씩 농사일하고 그러는 게 아니라 진짜로 농사꾼처럼 트랙터 몰고 소도 키우고 그러는 거예요?

    ◆ 한태웅> 네, 지금 논농사 3000평 짓고 이제 밭농사 500평 짓고 소, 염소 키우면서 이렇게 학교 다니고 있습니다.

    ◇ 김현정> 본격적으로 언제부터 농사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 한태웅> 9살 때 농사를 지으시는 조부모님을 따라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부모님은? 농사를 안 지으시는데 그러면 조부모. 할아버지, 할머니 따라서 농사짓기 시작한 거예요?

    ◆ 한태웅> 부모님은 맞벌이하셔서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저를 많이 키워주셨죠.

    ◇ 김현정> 자연스럽게 농사를 하다가 그냥 농사일을 해야겠다, 농사꾼이 돼야겠다. 이렇게 생각하신 거예요?

    ◆ 한태웅> 이제 짓다 보니까 제 적성에도 맞고 또 젊은 분들이 많이 안 하시더라고요, 농업을. 그래서 한 사람이라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학교는 학교대로 다니고 학교 갔다 와서 농사짓고 그러는 거예요?

    ◆ 한태웅> 요새는 농한기라 6시 반 정도에 일어나고요. 농번기 바쁠 철에는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7시까지 일하다가 학교 정해진 시간이 있어서요. 학교 갔다 와서 일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소년 농부 한태웅 학생 (사진=본인 제공)

     

    ◇ 김현정> 아니, 사실 그 나이 열일곱, 열여섯이면 한창 게임방으로 달려갈 나이인데 게임 안 해요?

    ◆ 한태웅> 가끔씩 친구들이 많이 해서, 요새 또 요새 애들하고는 게임 안 하면 어울릴 수가 없더라고요. 친구들하고. 그래서 어울리기 위해서 가끔씩 게임은 하지만 농사일 때문에 많이 안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부모님들은 걱정 안 하세요? '태웅아, 지금 농사지을 때가 아니라 공부해야 돼.' 이런 말씀 안 하세요?

    ◆ 한태웅>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주 심하게 반대를 많이 하셨죠. 그런데 제가 이제 꿋꿋히 해 나가는 모습을 보시고 프로 농사꾼이 돼서 봉사하며 열심히 살아라, 그렇게 말씀을 해 주세요.

    ◇ 김현정> (웃음) 그런데 지금 제가 인터뷰를 하는데 학생하고 인터뷰하는 것 같지가 않고 학교 선생님하고 인터뷰하는 것 같아요.

    ◆ 한태웅>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런 얘기 안 들어요, 주변에서?

    ◆ 한태웅> 어른스럽다는 말씀을 많이 해 주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여러분 17살 맞습니다. (웃음) 고등학교 1학년, 한태웅 군. 지난주 목요일에 청와대 갔어요.

    ◆ 한태웅> 네, 맞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밥상이 힘이다’라는 주제로 열린 농업인 초청 간담회에서 중학생 농부인 한태웅 군(15)이 직접 수확한 쌀 5kg을 전달받고 있다. 한 군은 경기도 안성에서 할아버지를 도와 직접 농사에 참여해 이 쌀을 수확했다. 한 군의 취미는 농사, 장래희망은 대농(大農)이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청년 농사꾼 자격으로 청와대 초청받아서 직접 지은 햅쌀도 전달을 했다면서요, 문 대통령한테. 어떤 마음을 담아서 전달한 거예요?

    ◆ 한태웅> 제가 금년에. 아니, 작년이죠.

    ◇ 김현정> 이제 작년이죠.

    ◆ 한태웅> 작년에 가뭄, 홍수, 집중 호우, 태풍 등을 겪으면서 농사지은 쌀입니다. 그런데 대통령님께서 우리나라를 어린 농부의 저 같은 마음으로 이끌어오셨을 것 같아서 감사의 뜻으로 전해 드렸습니다.

    ◇ 김현정> 어린 농부가 쌀 키우는, 벼 키우는 심정은 어떤 건데요?

    ◆ 한태웅> 이제 뭐 제 마음도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 농부 선배님들의 피, 땀, 눈물도 좀 같이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벼가 다 자랄 때까지 피, 땀, 눈물 다 필요한 거예요?

    ◆ 한태웅> 맞습니다. 가뭄이 오면 물 푸느라고 고생하고 태풍 오면 또 벼가 쓰러져서 고생하고 아주 그렇습니다.

    ◇ 김현정> 하기 싫지 않아요, 가끔?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안 해도 되는 건데.

    ◆ 한태웅> 제가 안 하면 점차 고령화되는 농촌이 사라질 것 같아서 저는 하는 것 같고. 또 이 일이 힘들어도 또 좋아서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열심히 기른 벼에서 쌀이 한 가마니 나왔을 때 그때 기분은 어떻던가요?

    ◆ 한태웅> 아주 뿌듯하죠. 타작을 해서 곳간에다 쌓아놓으면 그때가 아주 제일 뿌듯하고 기분 좋습니다.

    ◇ 김현정> 기분 좋고. 그 쌀 덕분에 이번에 청와대까지 간 거잖아요. 청와대 가 보니까 어땠어요?

    ◆ 한태웅> 아주 큰 자리에 가가지고 아주 벌벌 떨렸습니다.

    ◇ 김현정> 여기서 17살 같네. (웃음) 그런데 그 앞에서 어쩜 그렇게 노래를 잘했어요, 떨리는데도?

    ◆ 한태웅> 그래도 떨리지만 농부님들의 마음을 담아서 또 열심히 흙에 살리라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 김현정> 선곡은 우리 한태웅 군이 직접 한 겁니까?

    ◆ 한태웅> 네.

    ◇ 김현정> 어떻게 아셨어요, 이 노래는?

    ◆ 한태웅> 저도 할아버지께서 들으시는 걸 저도 듣다가, 그런데 이 노래가 처음 듣는 순간 농촌을 바탕으로 만드신 노래인 것 같아서 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 김현정> 한태웅 군, 지금 조금만 맛보기로 보여주실 수 있어요, 들려주실 수 있어요? 반주는 없지만.

    ◆ 한태웅> 아, 네. 네, 할 수 있습니다. 하겠습니다.

    ◇ 김현정> 준비, 시작.

    ◆ 한태웅> '나는야 흙에 살리라. 부모님 모시고 효도하면서. 흙에 살리라.' 감사합니다.

    ◇ 김현정> (웃음) 저기, 태웅 군. 잠깐 이장님이 와서 부르신 거 아니죠?

    ◆ 한태웅> 아닙니다. (웃음)

    ◇ 김현정> 어떻게 어른처럼 차지게 구성지게 잘할 수가 있어요? 이야. 이 정도 끼면 연예인 할 생각은 없나, 뭐 이런 얘기들 안 해요?

    ◆ 한태웅> 네, 저는 오로지 농부가 꿈입니다. 그런데 연예인으로 봐주셔서 그게 참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 김현정> 쭉 진짜 어른 돼서도 농사일할 거예요?

    ◆ 한태웅> 저는 죽을 때까지도, 이런 말씀드리기는 뭐하지만 죽을 때까지도 제 자식들한테까지도 농사를 지으면서 물려주고 싶습니다, 나중에.

    ◇ 김현정> 벌써 자식 생각까지? (웃음) 너무 어른스러워. 우리 태웅 군, 대견합니다.

    ◆ 한태웅> 감사합니다.

    ◇ 김현정> 태웅 군. 지금 청취자 문자가 하나 들어왔는데, 요청이 하나 들어왔는데 혹시 아이돌 노래는 모르냐고 물어보세요.

    ◆ 한태웅> 알기는 아는데 친구들이 말해 줘서 아는 게 거의 대다수입니다.

    ◇ 김현정> 조금만 불러주실 만한 것도 있어요, 한 소절? 아이돌 노래 중에?

    ◆ 한태웅> 아이돌 노래는 제가 부를 만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소년 농부 한태웅 학생 (사진=본인 제공)

     

    ◇ 김현정> 진짜 어른스럽네. 알겠어요. 진짜 땀의 소중함, 흙의 소중함을 제대로 느낀 친구 같아요.

    ◆ 한태웅> 감사합니다.

    ◇ 김현정> 소년 농부 한태웅 군. 지금 들으시는 분들 중에 농사 한 번도 안 지어보신 분도 많을 거고 또 이 농산물의 가치라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보지 않은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 한태웅>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 분들에게 한 말씀.

    ◆ 한태웅> 이제 새해에는 우리 농산물을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풍년이 되면 좋겠지만 하늘의 뜻이시겠지만요. 풍년이 돼서 이제 추수의 기쁨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 김현정> 어르신하고 얘기한 것 같은 느낌이 들죠. 한태웅 군. 지금처럼 이렇게 바르게, 밝게 쭉 자라주시고요.

    ◆ 한태웅> 감사합니다.

    ◇ 김현정> 꿈도 응원할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한태웅> 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김현정> 새해에 참 기분 좋아지는 인터뷰였습니다. 얼마 전에 청와대에 청소년 농사꾼으로 방문을 해서 화제가 됐던 한태웅 군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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