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일 애국지사 등 사회 각계 인사 10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새해 인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우선 올해로 100세를 맞은 임우철 애국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올해가 3.1운동·임시정부 100주년이다. 생존 독립운동지사로서 감회가 새롭겠다"고 했다.

이에 임 지사는 "지금에 오기까지 자리를 잘 잡아줘서 대단히 감사하다. 누가 이북과 이렇게 가깝게 만들 수 있겠나. (문 대통령이) 백두산에 갔던 모습은 지금도 감동적이다"라고 화답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해 10월 강원도 홍천 빌라 화재사고 당시 3세 아이를 구조한 강원도 홍천소방서 소방대원 6명에게 전화를 걸어 "소방대원의 헬멧이 녹을 정도로 불길이 거센 상황이었는데 위험을 무릎 쓰고 어린아이를 구조했다. 대단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인상 상금을 전액 순직소방관 자녀들에게 기부한 점도 높이 평가하면서 소방관 자신의 안전도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인수 소방대원은 “위험한 현장이었지만 아기 엄마 목소리를 들은 터라 대원들 모두 아이를 구조해 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밝혔다. 대원들은 상금 기부는 "더 의롭게 쓰라고 주신 돈이니 당연한 일"이라고도 말했다.

대통령의 신년 전화를 받은 또 다른 인물은 고(故) 이태석 신부의 권유로 한국에 들어와 수련의 과정을 준비 중인 남수단공화국 출생의 토마스 타반 아콧 씨다. '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이 신부는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 마을에 병원을 세우고 의료 봉사활동을 한 인물로, 토마스 씨는 그의 제자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전문의가 되면 어떻게 하고 싶은가"를 물었고, 토마스 씨는 "남수단으로 돌아가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 신부님은 신앙으로, 토마스 씨는 의술로 봉사를 하는군요"라며 꿈을 이루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지난달 24일 서귀포 여객선 좌초 신고를 받고 승객 전원을 구조한 선박 선장 양정환 씨도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당시 200명에 가까운 승객을 선장님께서 신속하게 구조해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도 부른다.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아랑 선수에게도 전화를 걸어 "올림픽 이후 빙상계 비리 등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선수로서 마음고생이 있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김 선수는 "어려움이 없진 않지만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주신 것 자체가 이미 큰 변화를 겪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 이후 개선의 발판이 되고 있으니 앞으로 계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오전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등 의로운 행동으로 귀감이 된 시민 6명과 서울 남산 팔각정에 올라 신년 해맞이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