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발표한 가운데 미국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한편으로 미국이 제재를 계속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밝힌 점에 주목했다.
폭스뉴스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 내용을 전하면서 "김정은은 트럼프와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는 제목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
US투데이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와 핵 정상회담 재개를 희망했다"며 비슷한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 지도자가 지난해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의 지도자는 비핵화 할 준비가 돼 있지만 미국이 북한의 인내심을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제목의 도쿄발 기사를 통해 김 위원장의 신년사 내용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재확인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는 한편으로 미국이 제재를 유지한다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것.
실제로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에대해 미국 국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과의 인터뷰를 인용하면서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완전히 해체하기 전까지는 제재 완화가 없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한다면 긴장은 다시한번 고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그러면서 "미국이 행동 대 행동에 상응하는 비핵화 대타협을 통해 김 위원장의 진정한 의도를 시험할 때"라고 강조했다.
NBC와 ABC뉴스 등도 김 위원장이 미국이 북한에 일방적 조치를 계속 요구할 경우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수도 있다고 밝힌 부분을 미국에 보내는 '경고'라고 비슷한 시각을 내비쳤다.
또 CNN은 "김정은이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고 있지 않다고 말하면서 미국에 제재에 대해 경고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서울발로 타전했다.
김 위원장이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왔다"고 강조한 부분에 초점을 맞춘 것.
CNN은 그러나 신년사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노력하기로 약속했지만 "비핵화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모호한 용어"라면서, 협상에 필수적인 비핵화의 시간표나 핵시설 신고 약속도 없었다고 한계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