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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관광객까지 감소 속 위기의 제주관광 어디로 가나



제주

    국내관광객까지 감소 속 위기의 제주관광 어디로 가나

    제주CBS 연말기획⑥내리막길 제동력 상실한 위기의 제주관광
    유명관광지들 방문객 없어 시름속 일부는 개점휴업
    골프장 내장객 감소에 호텔업계도 폐업 속출
    오버투어리즘 외치는 행정과 실물경제 간극 줄일 묘책 찾아야

    중문 주상절리대

     

    국내 관광 1번지 제주의 체감경기가 영하권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 사드로 촉발된 중국관광객 감소로 1차 타격을 받은 제주관광은 올 한해 국내관광객까지 감소하며 위기감이 턱밑까지 받치고 있다. 樂(즐거움)이 있어야 할 자리에 落(떨어짐)이 꿰차고 있다. 식당과 관광지, 골프장들은 끊긴 발길에 당장 오늘 하루를 걱정하고 있지만 행정은 오버투어리즘과 환경자원총량제를 논하며 실물관광과 커다란 간극을 보이고 있다. '관광으로 번 돈, 다 어디로 갔느냐'는 주민들의 볼멘소리는 제주관광을 바라보는 불협화음의 또 다른 축이다. 2018년 한해를 정리하는 제주CBS 연말기획, '내리막길 제동력 상실한 위기의 제주관광'을 보도한다. [편집자 주]

    ▲ 유명 관광지도 피해나갈 길이 없다

     

    서귀포시 동부지역 A관광지의 요즘 상황은 '개점휴업' 한 마디로 요약된다.

    너른 공원과 수목원 등을 갖춰 관광객들의 휴식처로 이름을 알려왔지만 국내외 관광객 감소는 지난해보다 매출 30% 하락과 직결됐다.

    주차장마다 들어찼던 대형버스는 종적을 감췄고, 드문드문 찾아드는 관광객만이 존재감을 설명하고 있다.

    인근에 있는 유명 아쿠아플라넷도 방문객과 매출 하락에 동병상련이다.

    2016년 141만명이었던 입장객은 지난해 123만명에 이어 올해는 99만명으로 하락 추세다.

    동양 최대 해양수족관으로 한때 주말 무료관람 행사에 5만명이 몰리며 교통마비가 됐던 건 한 때 추억으로 묻혔다.

    ▲ 지난해는 외국관광객, 올해는 국내관광객 하락

     

    지난해 제주관광은 10년만에 관광객 증가세가 꺾인 한해로 기록됐다.

    2016년 사상 최고로 1582만명을 찍었던 관광객은 2017년 1475만명으로 6.9%가 빠졌다. 사드 사태로 중국관광객이 200만명 이상 발길을 감춘 영향이다.

    올해는 국내관광객 감소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올들어 10월말까지 제주방문 국내관광객은 2017년 동기간보다 2.7% 감소한 1107만명에 그치고 있다. 내국인 감소는 통계가 잡힌 이후 처음이다.

    ▲ 첫 선 보인 관광지수 대폭 감소
    둘불축제 '오름 불놓기'

     

    제주지역 2200여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첫 발표된 '제주관광산업 생산지수'는 2018년 제주관광 현 주소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운수업과 숙박.음식점업, 임대업, 여가관련 서비스업 등 관광생산지수 대다수가 2016년 상승세를 탔다가 2017년 하락 이후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주유소와 화장품소매업의 호조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소매업 관광생산지수만이 그나마 위안이다.

    ▲ 골프장 발길 줄고, 호텔업계도 추락

     

    '골프 천국=제주'라지만 속 사정은 딴판이다.

    올들어 10월말까지 도내 골프장 내장객은 지난해보다 13.4% 감소한 155만7000명에 그치고 있다. 국내 관광객은 19.9%, 제주도민은 4.3% 감소했다.

    골프업계는 골프장 내장객 1인당 2만여원의 개별소비세가 추가된 게 감소세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보고 있다. 추위와 바람이 강해지는 겨울에는 감소세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 감소속 숙박업소 공급 과잉은 호텔을 '폐업'으로 내몰고 있다.

    지난해보다 4400여실 더 늘어난 7만1100여실이 공급되면서 여름휴가철 극성수기 하루 5만명이 2인1실로 숙박하더라도 객실의 3분의2가 빈방 신세를 면치 못하는 형국이다.

    중국관광객을 겨냥했던 분양형호텔과 제주 올레길 인기에 편승해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민박은 숙박업소 과잉 공급의 한 축이다.

    제주시 연동내 호텔 3곳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최근 폐업, 벼랑끝으로 내몰린 제주 숙박업계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 시내면세점 매출 상승의 허와 실

     

    제주지역 외국인면세점인 신라면세점의 올해 매출은 8000억원, 롯데면세점은 70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보다 각 2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하지만 기존 상품 할인과 상품권, 송객수수료 등 각종 마케팅 비용이 매출의 40%를 넘는 등 중국 보따리상 모시기에 출혈 경쟁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재주는 면세점이 부리고, 돈은 따이공이 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제주에서 한해 외국인면세점 매출액이 무려 1조5000억원이나 되는데 우리 주머니에 돈 한 푼 안 들어온다"는 제주도민들의 푸념도 크다.

    ▲ 행정과 실물경제와의 간극, 메울 방안 없나

    오름과 억새

     

    제주도는 관광객 수용태세와 생태적 한계를 고려한 환경자원총량제를 통해 자연스레 제주 관광객 둔화 효과를 노리고 있다.

    빠르면 2020년부터 하루 숙박 때 관광객 1인당 1500원, 렌터카 이용객에게 하루 5000원을 각각 징수하는 환경보전기여금 제도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오버투어리즘으로 생활폐기물과 하수 발생량이 급증하고 있고 대기오염과 교통 혼잡이 극심해지는 것은 물론 특정 지역이 관광지화하면서 거주환경이 악화되는 투어리스트피케이션 현상 역시 확산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광업계는 관광객 감소로 제주관광의 위기감이 극대화되는데도 행정이 현실을 전혀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며 행정을 불신하고 있다.

    "관광객이 없어 파리만 날리는 마당에 관광객 줄이기 대책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행정이냐"는 게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양적관광을 토대로 하지 않는 '질적관광'으로의 일방통행은 결국 행정만 만족시킨 채 업계의 위기감만 극대화시킬 것이란 우려만 낳고 있어 관광업계와 행정이 제주관광을 바라보는 간극을 줄일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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