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온의 동체에서 떨어진 메인로터로 불리는 날개 뭉치. (사진=해병대 제공)
장병 5명의 목숨을 앗아간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는 핵심 부품 결함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상륙기동헬기인 마린온은 지난 7월 17일 포항공항에서 정비를 마친 뒤 시험비행을 위해 이륙하자마자 추락해 탑승했던 해병대 장병 5명이 순직했다.
마린온 추락사고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는 21일 국방부에서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문제의 마린온 헬기는 프로펠러를 회전하게 하는 중심축인 '로터마스터'라는 부품에 균열이 생기면서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로터마스터가 파손되면서 헬기의 주날개인 메인로터가 떨어져 나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의 로터마스터 균열은 헬기 운행 도중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품 제조 과정에서 이미 부실하게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고, 이를 납품받은 완제품 제작사에서도 검사과정에서 균열을 제대로 탐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조사위는 밝혔다.
(사진=해병대 제공)
제작 과정에서 생긴 균열때문에 로터마스터의 강도가 약해졌고, 헬기 운행 중 피로 균열이 생성되고 커지면서 추락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
조사위는 "로터마스터 소재 제작사(프랑스 오베르듀발社, Aubert & Dubal)의 제작 공정 중 열처리 공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사고기와 동일하게 생산된 다른 3개의 로터마스터에서도 같은 균열이 식별됐다"고 말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열처리를 공랭식이 아니라 수랭식으로 수행하는 바람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또 "로터마스터 완제품 제작사인 AH사는 균열을 탐지하는 공정이 있었지만 4개의 로터마스터 중 3개는 탐지하지 못했고, 1개에서는 균열을 탐지했으나 후속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사위는 "잔해분석과 엔진 내시경 검사, 분해검사, 비행기록장치 분석 등 항공기 계통별 조사 결과 조종이나 엔진, 동력전달 계통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진동이 로터마스트 파단에 미친 영향은 없었고, 비행기록장치 및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로터마스터가 파단된 이후에 블레이드(프로펠러)가 탈락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