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미군기지 주변 지하수에서 유해물질인 벤젠이 기준치를 최대 1170배 초과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올해 용산미군기지 주변에 있는 지하수 관측정 62개소(녹사평역 41개, 캠프킴 21개)에 대한 오염도를 검사한 결과, 27개 관측정에서 지하수 정화기준을 초과했다고 21일 밝혔다.
녹사평역 주변 41개 지하수 관정 중 16개 관측정에서 정화기준을 초과했고, 발암물질인 벤젠은 기준치의 최대 1170배(17.557㎎/L) 초과했다. 캠프킴 주변 21개 지하수 관정 중 11개 관측정에서도 유해물질 측정치가 정화기준을 넘어섰고, 석유계총탄화수소(TPH) 측정치는 기준치의 최대 292배(439.2㎎/L) 초과했다. 지하수 정화기준은 벤젠 0.015㎎/L, 석유계총탄화수소 1.5㎎/L이다.
오염된 27곳에서는 물보다 비중이 작아 지하수면 위에 뜨는 자유상유류도 지속적으로 검출됐다.
시는 지난 2001년 용산미군기지 주변 녹사평역에서 유류오염이 발견된 이후 용산미군기지 주변의 정화작업과 오염도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왔다. 그 결과 오염도는 녹사평역 주변에서 벤젠 최고농도가 2004년 대비 40% 감소하고, 캠프킴 주변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 최고농도가 2008년 대비 95% 줄었다. 하지만 오염수치는 지하수법에서 정한 정화기준을 여전히 크게 웃돌고 있다.
미군기지 주변 유류오염 지하수에 대한 지속적인 정화작업에도 불구하고 자유상유류가 검출되고 벤젠 등 유류성분이 기준을 크게 초과하고 있는 것. 이는 과거 기지 내부에 누출됐던 유류가 현재까지도 기지내부에 잔류하고 있어 지하수 유동방향을 따라 녹사평역 등 미군기지 주변지역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광환 물순환안전국장은 "시는 기지주변 정화사업과 지하수 확산 감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방부, 외교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반환 전 기지내부 정밀조사와 오염정화 및 SOFA 규정의 개정 등 모든 조치가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