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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학재에 손학규 '먹튀' 비난…정계개편 신호탄?



국회/정당

    떠나는 이학재에 손학규 '먹튀' 비난…정계개편 신호탄?

    李 바른미래 몫 정보위원장 유지, ‘정치 도의’ 위배 논란
    7~8명 추가 탈당 꾸준히 거론, 한국당 전당대회‧선거제 개편 ‘변수’

    이학재 국회 정보위원장(바른미래당 의원)

     

    바른미래당 이학재(3선‧인천 서구갑)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탈당 및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한다.

    손학규 대표가 지난 15일 단식을 끝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움직이는 것이라 바른미래당 내부에선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 입장에선 의원 1명이나마 외연을 확장하는 의미여서 향후 야권 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의원의 탈당 명분은 이른바 ‘반(反)문재인 연대’ 필요성에 근거한 보수 통합론(論)이다.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정치를 잘못 하고 있음에도 대안 세력이 없어 견제할 수 없기 때문에 보수 야권이 일단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CBS노컷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방선거 결과를 받아들고 탈당 및 복당의 마음을 굳혔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6월부터 고심하던 문제를 이제 와서 실행에 옮기게 됐다는 얘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옛 새누리당을 탈당해 ‘개혁 보수’를 정체성으로 표방하며 바른정당을 창당했던 정치 실험을 끝낼 때가 됐다는 말이기도 하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모두 참패한 지방선거의 표심에서 소수파의 열세를 절감했다는 솔직한 고백이면서 한때 비판했던 기존 보수와의 타협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당 입당이 증가하고 있는 태극기 부대와의 화해다.

    이 의원은 원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당시 후보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원박(元朴‧원조친박) 인사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인천시장 출마를 원했으나 유정복 전 시장으로 단일화되면서 친박계와 멀어졌다.

    바른미래당 입장에선 첫 탈당 사례고, 바른정당계 입장에서 보면 네 번째 탈당 사태다. 대선 전 김성태 전 한국당 원내대표, 대선 후 김무성 의원, 국민의당과의 통합 전 김세연 의원 등이 일군의 무리를 이끌고 탈당했다.

    바른정당 계열에선 이 의원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인지, 탄핵에 대한 반성문을 쓰고 가는 것인지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근 한국당이 ‘통합’의 한 축으로 탄핵 반대 세력인 태극기 부대를 끌어안고 있고, 김무성‧김용태 의원 등이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추진하는 등 과거 탄핵에 대한 입장이 모호해진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의원에게는 “무릎 꿇고 들어가는 것이냐”는 비아냥이기도 하다.

    다른 맥락에서 바른미래당 내부에선 이 의원이 국회 정보위원장 직을 그대로 유지키로 한 것을 놓고선 ‘먹튀(먹고 도망)’ 논란이 불거졌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의 탈당에 대해 “절이 싫으니 (중이) 나가는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한편, “절에서 덮어준 이부자리까지 갖고 가는 것은 법도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이 지난 20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의 결과 바른미래당 몫으로 배정된 2개 상임위원회 중 정보위원장 자리를 배정받는 등 당에서 배려했는데, 특혜인 자리만 챙기고 당적은 한국당으로 옮긴 것을 놓고 “정치 도의에 맞지 않는다”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이 의원의 탈당 및 복당의 여파로 바른미래당의 원심력, 한국당의 구심력이 커질지도 정치권의 관심 포인트다. 한국당이 지역구 책임자를 교체하는 인적 쇄신을 단행하면서 이 의원의 지역구를 비워둔 것이 통합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과 맞물려 있다.

    이 의원처럼 바른미래당에서 한국당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보수 성향 의원들로는 유승민‧정병국‧이혜훈‧지상욱‧하태경‧오신환‧유의동‧이언주 의원 등 7~8명이 거론된다. 한국당은 이들 중 유승민‧이학재‧오신환‧하태경 의원 등의 지역구를 비웠다.

    하지만 한국당의 이 같은 움직임은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을 향한 ‘러브콜’, 즉 통합을 지향한 구애를 했다기보다 내부 사정에 따른 교통정리라는 해석에 더 무게감이 실린다.

    예를 들어 유승민 전 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 당협의 경우 전임자인 이재만 동구청장이 구속되면서 공석이 됐고, 오신환 의원의 서울 관악을은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는 해석이 그렇다. 하태경 의원의 부산 해운대갑 역시 전임자인 석동현 변호사가 홍준표 전 대표 때 임명된 경우여서 ‘홍준표 지우기’ 차원에서 배제됐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이 같은 해석과 같은 맥락에서 이 의원의 탈당이 당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진 못할 것이란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유 전 대표 등이 태극기 부대를 끌어들이고 있는 한국당과 손잡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2020년 4월 총선이 다가올수록 통합의 흐름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때문에 다당제에 적합한 연동형 비례제 도입 등 선거제도가 개편되지 않거나, 내년 3월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비박계가 친박계의 기세를 꺾을 경우 통합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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