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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검과 안철수 전 의원의 공통점은



금융/증시

    박영수 특검과 안철수 전 의원의 공통점은

    시중은행 사외이사 경력 보유…박 특검 우리은행, 안 전 의원 국민은행
    2000년 이래 4대은행 사외이사 총 214명…연봉 수천만원씩
    방패막이, 낙하산, 비전문가 등 출신성분 따라 적격성 논란 여전

    박영수 특별검사와 안철수 전 의원 (사진=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에 연루된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 안철수 전 의원과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

    인생역정이 서로 다른 이들이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4대 시중은행의 사외이사를 지냈다는 것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시중은행은 타기업체 출신이나 관료·학자·법조인 등을 사외이사에 활발히 임명하고 있다. 그러나 로비창구(관료 출신), 낙하산(정치권 연루), 비전문성(비경제인)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올해 3분기까지 국민·신한·하나·우리 4대은행에서 사외이사로 임명된 사람은 214명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임승태 국민은행 사외이사(2018년) 등 경제관료(한은·예보 포함) 출신자 32명, 연세대 총장을 지낸 정갑영 신한은행 사외이사(2006~2008년) 등 경제학자·경제연구소 출신자 62명, 동원그룹 회장으로 무역협회장을 지낸 김재철 하나은행 사외이사(2000~2005년) 등 금융인·비금융기업인·공인회계사 출신자 79명을 뺀 '비경제인'은 41명이다.

    비경제인 사외이사의 절반(20명)은 법조인이었다. 박영수 특검은 2014년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지냈고,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도 2012~2013년 우리은행 사외이사였다. 국민은행에는 송두환(2005~2006년) 전 헌법재판관, 신한은행에는 황선태(2015~2018년) 전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등이 사외이사로 활동했거나 하고 있다.

    비경제학자로는 서울대 법학과 교수인 송상현 전 ICC 소장이 하나은행에서는 2000~2009년 사외이사로 활약했다.

    임명 당시 기업인이었던 안철수 전 의원은 국민은행에서 2001년과 2003년 1년씩 사외이사로 있었다. 역시 코오롱그룹 소속 기업인이던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은 하나은행에서 2000~2005년, 2015~2016년 두차례 걸쳐 8년간 사외이사로 있었다.

    4대 은행의 외국인 사외이사는 총 19명이었으며, 이들은 모두 전현직 금융인이었다.

     


    사외이사의 수입은 매년 수천만원씩이다. 사외이사 보수가 공시되기 시작한 2010년 무렵부터 해마다 은행별로 증감은 있으나, 올들어서만 9월말까지 4개은행 사외이사 한명당 평균 5000만원 가량이 지급됐다. 감사위원을 맡은 사외이사는 평균 1억100만원으로 더 많다.

    사외이사는 이해충돌이 없는 타 기업체 사외이사를 겸직할 수 있어 보수를 더 늘릴 기회가 있다. 또 한 곳의 임기가 끝난 뒤 다른 곳에 추천받아 사외이사 활동을 이어가기도 한다. 실제로 박준 김앤장 변호사는 국민은행(2001년)과 우리은행(2004~2006년)에서 차례로 사외이사로 임명됐다.

    금융권 인사는 "은행만 따져도 장기 재임하는 사외이사가 많지만, 같은 금융지주회사에서 비은행 자회사 등으로 옮겨다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만큼 사외이사 인재풀이 적다는 한계일 수도 있고, 끼리끼리 나눠갖는 자리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외이사의 기능에 대한 의문이 수시로 제기돼왔다. 경제개혁연구소의 금융회사 사외이사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금융지주나 재벌계열 비은행 금융사 등을 통틀어 373명의 사외이사 중 43.4%인 162명의 적격성이 의문시된다.

    금융사가 대정부 로비나 제재에 대한 방패막이용으로 고위관료 출신자나 친정부 인사를 사외이사로 앉히거나, 반대로 정부가 주로 주인없는 금융사에 대해 영향력 행사를 노리고 낙하산을 내리꽂는 방식으로 선임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KB국민카드 세금소송 등을 맡았던 김앤장 출신자를, 신한은행은 일본계 주주 관련 인사를, 하나은행 전략적 제휴 관계인 코오롱그룹 출신자를 각각 꾸준히 사외이사로 임명하는 양상이다.

    친정권 인물의 발탁도 심심찮은 현상이다. 2015년 한해 동안 우리은행은 한나라당 부대변인과 중앙위 상임고문을 지낸 홍일화씨,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신청 전력이 있는 정한기 당시 호서대 초빙교수를 사외이사로 뒀다.

    신한은행은 한나라당 후보로 2008년 총선에서 낙선했던 이규민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2010~2014년 사외이사로 활동시켰다. 국민은행도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낙선한 박요찬 변호사를 2010~2011년 사외이사에 앉혔다.

    반대로 하나은행에서는 변호사 출신 황덕남 사외이사(2017~2018년)의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관 전력이 지적된다. 이에 앞서서는 국민은행 정기영 사외이사(2006~2007년)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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