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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 철거민 故 박준경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다”



인권/복지

    아현 철거민 故 박준경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다”

    故 박준경, 세 차례 강제집행 이후 빈집에서 기거
    아현2구역 철거, 인권지킴이 오기 전 폭력 있었다
    90대 어르신에 소화기 난사한 사설 철거 용역
    11일 박원순 시장 만나 제도 개선 약속받아
    ‘인권영향평가제도’ 통한 세입자 대책 절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8년 12월 13일 (목)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


    ◇ 정관용> 지난 3일 마포구의 아현2재건축구역 철거민이 한강에 투신해 사망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세 차례 강제집행을 당해서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이 지역의 문제가 뭔지 마포 아현철거진 고 박준경 대책위에 계신 분입니다. 빈곤사회연대 이원호 집행위원장 연결해 봅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이원호> 안녕하세요. 

    ◇ 정관용> 고 박준경 님이 그러니까 그 지역 철거대상 주택에 세 들어 사시던 분이죠? 

    ◆ 이원호> 세입자이십니다. 

    ◇ 정관용> 그런데 강제철거를 언제부터 했어요? 

    ◆ 이원호> 올 7월 폭염이 심할 때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철거가 진행됐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고 박준경 씨 집도 올 7월에 다 무너져 내린 거예요? 

    ◆ 이원호> 7월에도 1차로 집행이 들어온 거고요. 철거는 하지 않고 사람을 끌어내고 집을 펜스로 막는 작업들이 있었는데 7월에는 어쨌든 좀 막아냈는데 9월에 집행이 들어오면서 9월 6일에 집에서 쫓겨나게 되셨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9월 6일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어디 계셨던 겁니까? 

    ◆ 이원호> 그러다 보니까 박준경 씨 댁이 사실 보증금 200만 원에 월세 25만 원 정도의 저렴한 주택이다 보니까 사실 그 돈으로 다른 데 갈 수가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구역 내에 아직 철거되지 않은 집에 얹혀사시다가 다시 또 박준경 씨는 빈집에서 한 3개월 동안을 기거하고 계셨습니다. 

    ◇ 정관용> 유서도 남기셨다는데 유서에는 어떤 내용이 있었습니까? 

    ◆ 이원호> 그 이전에도 집행을 당하고 빈집도 집행당하고 이러면서 유서에는 세 번의 강제집행으로 모든 걸 뺐겼다. 추운 겨울에 씻지도 먹지도 못해서 내일이 오는 게 두려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라는 내용을 남겼고요. 그다음에 또 역시 어머니가 남아져 있기 때문에 갈 곳 없는 어머니에 대한 걱정이나 어머니에게 임대주택이 주어지기를 바란다는 내용들을 담고 있었습니다. 

    ◇ 정관용> 이게 폭력이 가담된 강제집행 절차를 무시한 위헌적 행위다, 이렇게 주장하셨다고 하는데요. 

    ◆ 이원호> 사실 이게 법원의 명도집행에서 법원집행관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되는데요. 사실상 조합이 고용한 사설 철거용역들에 의해서 폭력적인 집행들이 단독 돼 왔었습니다. 

    ◇ 정관용> 그런 철거하는 과정에 또 인권침해도 심각했다고요? 

     



    ◆ 이원호> 구체적으로는 지난 11월 1일 같은 경우에는 한 집을 집행하기 위해서 거기에 90대 어르신과 60대 두 분이 사는 집인데 100명의 용역들이 소화기 한 10대를. 소화기를 사람한테 난사하면서 아주 폭력적으로 집행했고 특히 이게 구청에 신고한 시작 전에 집행해서 서울시가 원래 인권지킴이단을 가동하고 있는데 서울시인권지킴이단이 오기 전에 폭력적으로 집행을 한 거죠. 

    ◇ 정관용> 그렇게 재개발,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해당 지역의 집을 소유하고 있던 분들은 다 보상받고 하잖아요. 그런데 소유가 아니라 거기 세 들어 살던 분들에게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겁니까? 

    ◆ 이원호> 사실 뭐 소유하고 있는 분들도 이게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 역시 현실인데요. 특히 세입자들 같은 경우에 여기가 재건축 구역이거든요. 일반 국민들이 재개발, 재건축에 대해서 사실 구분을 잘 못하는데 아현동 같은 경우에는 아현 바로 옆 동네 아현2구역 주변은 다 재개발 구역인데 아현2구역만 재건축 구역이라 재개발 구역에는 세입자용 임대주택이나 주거 이전비 같은 것의 대책이 있는데 재건축 구역에는 그런 대책이 전혀 없거든요. 그래서 문제가 된 거죠. 

    ◇ 정관용> 아니, 재개발지역은 대책이 임대주택을 준다든지 하는 게 있는데 재건축은 왜 없는 겁니까? 

    ◆ 이원호> 사실상 이게 원래 재건축이 생긴 걸 따져보면 보통 우리가 예전에 강북 재개발, 강남 아파트 재건축. 이런 표현을 많이 썼던 걸 기억하실 텐데. 재건축이라는 게 이런 기반시설이 좋은 곳에 낡은 아파트들을 다시 지을 때 하는 거였어서 세입자들의 입장이 고려가 안 됐었는데 이게 규제들이 완화되고 그러면서 사실 재개발구역하고 똑같은 단독주택들도 재건축을 하게 되면서 문제가 생긴 거예요. 아현동도 아현뉴타운인데 8개 구역 중에 아현2구역만 재건축이어서 바로 골목 옆은 재개발로 세입자들이 있는데 골목을 두고 여기는 대책이 없는 거죠. 

    ◇ 정관용> 쭉 설명, 말씀을 듣고 있다 보니까 분명히 그러네요. 재건축이라는 것은 아파트 같은 거 오래됐을 때 허물고 다시 짓는 거잖아요. 그런데 단독주택들을 다 허물고 거기에다가 아파트 짓는 게 왜 재건축입니까? 

    ◆ 이원호> 그래서 사실은 이게 단독주택을 재건축으로 하는 거는 사업의 공공성도 없고 문제가 많다고 그래서 2010년 이후에 법이 개정되면서 단독주택 지역 재건축은 이렇게 할 수 없게 만들기는 했는데 그 이전에 지정될 때는 워낙 서울시나 이런 데서 규제를 완화하면서 재건축과 재개발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버린 거죠. 

    ◇ 정관용> 바로 이 아현2구역은 2010년 이전에 개발 허용이 된 거로군요. 

    ◆ 이원호> 네, 그렇습니다. 

    (사진=빈곤사회연대)

     



    ◇ 정관용> 11일날 서울시청 가서 박원순 시장을 직접 만나고 오셨다죠? 

    ◆ 이원호> 네. 

    ◇ 정관용> 박원순 시장은 뭐라고 하던가요? 

    ◆ 이원호> 박원순 시장께서는 사실 사망사건이 일어난 바로 다음 날 빈소에 조문을 오셨어요. 그래서 그때 저희가 정식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좀 나누자라고 요청을 드려서 면담이 이루어졌고 일단 그 자리에서 행정의 책임자로서 사과를 하신다는 공식 사과 입장을 밝히시면서 재발방지 대책이 사실 현행 법 테두리 내에서 안 되는 부분이 많다. 그다음에 세입자 측도 법으로 안 되는 부분이 많아서 서울시가 이런 것들에 대한 법 개정안을 빠른 시일에 만들어서 제안을 하면서 제도 개선을 해 나가겠다 이런 약속들을 하셨습니다. 

    ◇ 정관용> 이원호 집행위원장님이 보시기에 어떤 제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합니까? 

    ◆ 이원호> 기본적으로는 사실 재건축에 대한 세입자 대책 당연히 마련되어야 되는 거고요. 그동안 이 재개발 사업이나 재건축 사업이라는 게 너무 쉽게 구역이 지정되거나 인허가들이 났던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부문별하게 진행이 됐던 거고 사실 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전에 지금은 물리적인 요건만을 갖고 구역이 지정이 되는 거예요. 건물이 얼마나 낡았고 도로가 얼마나 좁고. 그런데 실제로 거기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실제로 거기에 사람들의 이주대책이 충분히 마련될 수 있는지 여기에서 주거약자들은 어느 정도 있는지 이렇게 사전에 거기 거주민들에 대한 인권영향평가나 지금 환경영향평가나 교통영향평가처럼 사전에 그런 인권영향평가를 통해서 좀 대책을 수립한 다음에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봅니다. 

    ◇ 정관용> 해당 지역민들의 이주대책에 대한 인권영향평가제도. 이게 사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다 이렇게 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 이원호> 맞습니다. 국제개발을 할 때는 사전에 영향평가를 미리 하게 되어 있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참 재개발은 그나마 세입자대책이 있는데 재건축은 없다. 그리고 사실 똑같은 골목 하나 사이에 두고 비슷한 공사를 하는데 하나는 재개발, 하나는 재건축. 어처구니가 없네요. 

    ◆ 이원호> 그렇죠. 사실 사업 초기부터 이게 이주 시점에 문제가 될 것들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인허가가 난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원호> 감사합니다. 

    ◇ 정관용> 빈곤사회연대 이원호 집행위원장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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