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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수 나경원' 親朴 손잡고 원내사령탑 점령



국회/정당

    '3수 나경원' 親朴 손잡고 원내사령탑 점령

    친박계, 퇴조에도 ‘세(勢)’ 재확인… 초‧재선 범친박 결집한 듯
    비박계, 김무성 단일화 중재 '잡음'… 바른정당계 영입 ‘실패’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된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4선‧서울 동작을) 의원이 3수 끝에 원내대표 자리에 올랐다. 범(凡)친박 성향의 정용기(재선‧대전 대덕) 의원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나서 표 몰이에 도움을 줬다.

    친박계로선 비록 비박계 일부와 타협한 결과지만 당내 세력과 결집의 정도가 여전함을 보여준 결과다. 지난 2016년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회 탄핵안이 의결된 뒤 홍준표 체제가 들어서며 퇴조하는 듯 했으나 건재함이 재확인됐다.

    반면 비박계는 이대로 자력으로 친박을 청산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다시 받아들이게 됐다. 원내대표 경선 전 바른미래당의 바른정당 계열로부터 '수혈'을 원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계파 구도는 오는 3월 전당대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나경원 "통합과 변화, 선택한 결과…계파갈등 종식"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된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태 전 원내대표, 나 원내대표, 김병준 비대위원장, 정용기 정책위의장, 함진규 전 정책위의장(사진=윤창원 기자)

     

    나 의원은 이날 당선 뒤 소감으로 "오늘 동료 의원들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분열이 아닌 통합을 선택했다"며 "한국당은 이제 지긋지긋한 계파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폭주가 무서울 것"이라며 "하나로 뭉치자, 그래서 문 정부의 실정을 막고 지켜야 할 가치는 지켜 나가자"며 울먹였다.

    나 의원으로선 친박계와 손을 잡은 전략이 먹혀 든 셈이다. 2016년 5월 정진석, 같은해 12월 정우택 의원에게 각각 패배했을 때는 비박계 후보로 출마해 친박계의 조력을 받은 후보들에게 석패했었다. 그 자신은 중립 성향을 지향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탈당을 고려했던 만큼 넓은 의미에서 비박계로 분류돼왔다.

    친박과 비박이 합쳐져 원내 선거에서 승리한 만큼 계파갈등이 종식됐다는 선언이다. 그는 "반대하는 정당이 아니라, 대안 정당으로서 여당과의 관계에 있어서 도울 것은 돕되 절대 안 되는 것은 반대하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향후 수석부대표 등 원내부대표단 인선에 있어 탕평책을 쓰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나 의원은 통합을 강조했지만, 경선 과정에선 비박계인 상대 측의 김 의원을 '분열 세력'으로 간주하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특히 선거 현장에서 밝힌 정견 발표와 김 의원과의 토론 과정에서 '출산주도성장'을 '복지포퓰리즘'으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출산주도성장은 전임자인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폈던 정책이다. 이것을 놓고 논박하면서 비박계를 소수로 몰아세운 셈이다. 비박계이면서 바른정당으로 탈당했던 김 의원을 복당파로 규정하며 '잔류파 대 복당파' 구도로 프레임을 짠 것도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이 러닝메이트로 정 의원을 택한 것이 잔류파 전략과 같은 맥락이다. 정 의원은 친박 성향의 초‧재선 의원 모임인 '통합과 전진' 멤버다. 이들이 당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이들의 결집이 나 의원이 승기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

    ◇ '복당파' 구도에 갇힌 비박계, 3월 '당권 탈환' 가능?

    1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후보가 새 원내대표에 선출되자 김학용 후보가 축하의 인사를 건네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비박계는 완패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김학용(3선‧경기 안성) 의원과 러닝메이트로 함께 출마한 김종석(초선‧비례대표) 의원은 35표를 받는 데 그쳐 68표를 획득한 나-정 의원 조(組)에 더블 스코어에 육박하는 차이로 졌다. 이날 의총에선 소속 의원 112명 중 투표권이 있는 103명 의원들이 표결에 임했다.

    비박계가 무릎을 꿇은 배경에는 '복당파' 프레임이 덧씌워진 악영향이 깔려 있다. 당초 비박계 주자로는 탈당 전력이 없는 강석호(3선) 의원이 거론됐었다. 강 의원과 이날 패한 김 의원, 김성태 전 원내대표 등은 비박계 및 복당파로서 한때 김무성 의원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됐던 3인이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서 후보 단일화를 놓고 불협화음이 빚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경선 초반 일찌감치 나돌았다. 결국 김무성 의원이 나서 김학용 의원의 손을 들어줬지만, 결과적으로 적지 않은 숫자의 비박계 표가 분열됐던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비박계가 일부러 경쟁력이 덜한 김 의원을 단일 후보로 내세웠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비박계 원내대표 -> 비박계 당 대표'로 이어지는 당직 독점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우니 '친박계 원내대표 -> 당권에 대한 친박의 양보' 수순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막상 친박계의 결집이 여전함이 재확인됨에 따라 비박계의 당권 접수에는 빨간 불이 들어왔다. 한편 '원박(원조 친박)'인 홍문종 의원처럼 비박계가 당을 접수할 경우 "탈당할 수 있다"는 엄포는 잦아들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당권 도전이 거론되는 인사로는 김성태‧주호영(비박계 및 탈당파), 오세훈 전 서울시장‧김태호 전 경남지사(중립 성향 비박계), 황교안 전 국무총리‧정우택 의원(친박계)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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