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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로 뜬 이재명…촛불 정부가 잠재우나



사회 일반

    '촛불'로 뜬 이재명…촛불 정부가 잠재우나

    이재명, 선거 치르며 친문과 갈등 격화…뒤늦은 후회
    친문 vs 친이 갈등 격화 전망…이재명 운명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몇 년 전만해도 '변방장수'에 불과했던 이재명 경기지사.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 준 이가 바로 이 지사가 그토록 독설을 퍼부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다.

    일개 경기도내 한 도시(성남)의 시장인 그를 눈엣가시로 여겼던 박근혜 정부는 그가 '청년배당'과 같은 급진적 복지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건건이 반대했고, 탄압했다. 그럴 때마다 이 지사는 오히려 언론을 주목을 받았다.

    이 지사는 막강했던 보수 정권의 '대항 아이콘'으로 더욱 유명세를 탔고, '전국구'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그의 명확하고 직설적인 대응 방식은 국정농단 사태 당시 촛불집회에서 최고의 빛을 발했다. 2016년 10월 29일, 처음으로 '박근혜 퇴진' 촛불 집회가 열리던 날, 이 지사는 "박근혜 탄핵"을 외쳤다. 차기 대권 주자 중 처음이었다.

    ◇ 이재명, 선거 치르며 친문과 갈등 격화…뒤늦은 후회

    이 지사의 말대로 박 전 대통령은 탄핵됐고, 새로운 세상은 열렸다. 외부의 적은 사라졌다. 이제는 같은 편끼리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겉으로는 '원팀'을 내세우면서도 이 지사의 '독설'은 내부로 향하고 있었다.

    특히 대선 경선 때는 경쟁자였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아들 특혜 의혹 등을 제기하며 거세게 밀어붙였다. 민주당내 최대주주인 친문 지지층의 반감을 사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지난 6,13 지방선거 때는 이 지사와 친문 지지자들의 갈등이 본격화 됐다.

    이 지사의 경선 상대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3철' 중 한 명으로 친문 핵심 인사였던 전해철 의원이었다. 이를 의식해서 이 지사 역시 당시 경선 과정에서는 최대한 전 의원과 친문 지지자들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폭탄은 엉뚱한 데서 터졌다. 이 지사의 열혈 지지자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 '정의를 위하여'(@08__hkkim)가 올린 글들은 친문 지지자들의 분노를 샀다.

    이 계정이 올린 "노무현시체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가상합니다" "문재인이 아들도 특혜준 건? 정유라네" 등의 글들은 이 지사의 직설적인 '사이다' 화법과 오버랩 되며 친문의 '역린'(逆鱗)을 건드렸다.

    급기야 해당 계정의 아이디가 이 지사의 부인인 김혜경씨의 영문 이니셜에서 따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씨가 계정주로 지목되면서 이 지사와 친문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른바 '혜경궁 김씨' 논란은 선거기간 내내 잦아들지 않았다. 몇몇 일간신문에는 '혜경궁 김씨는 누구입니까'란 문구의 광고가 게재됐고,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였던 남경필 전 지사마저 자신이 더 '친문'에 가깝다며 이 지사를 비꼴 정도였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이 지사 역시 경찰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 10월 뒤늦게나마 "후회스럽다"며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 지사는 "대통령선거 후보 토론 때 지나치게 공격적이었고, 그때 상처받은 분도 많았다. 되돌아보니 정말 싸가지가 없었을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결코 이익이 되지 않는 손해만 될 행동을 했더라. 그 후과(後果)를 지금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보라고 생각한다. 되돌아갈 수 없지만 정말 잘하고 싶다"며 '반(反)이재명' 성향의 친문 세력에게 화해의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 친문 vs 친이 갈등 격화 전망…이재명 운명은?

    결국, 검찰은 11일 이 지사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 지사가 친형 이재선씨(2017년 사망)를 강제로 입원시키기 위해 당시 시장의 권한을 남용했고, 지난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이와 관련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결과적으로 촛불 정부의 사정당국이 촛불로 뜬 이 지사를 향해 칼날을 겨눈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이 지사가 기소되자 앞서 회자됐던 이른바 '안-이-박-김 숙청설'(안희정 전 충남지사,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여권내 미래 권력을 둘러싼 파워게임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민주당내 친문과 친이 세력간 반목이 더욱더 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이 지사로서는 좋든 싫든 반문 색채가 더욱 짙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이 지사도 경찰이 '혜경궁 김씨' 건으로 자신의 부인인 김혜경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긴 지난달 19일, "경찰이 진실 대신 권력을 택했다"며 사실상 청와대와 각을 세운 상태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이재명식의 정치라고 하는 것은 '저들이 나를 굳이 이런 상황에 빠뜨리지 않아도 되는데 나를 치고 있어. 문재인 대통령도 나를 버리려고 해'라고 생각하며 친문과 친이의 대립과 분열을 이용하려 할 것"이라며 "(이 지사는) 여권에 부담을 주는 방식을 택할 것이고, 여권의 혼란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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