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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균 "충격 받고 왔다"…미국서 무슨 일이



통일/북한

    조명균 "충격 받고 왔다"…미국서 무슨 일이

    미 상·하원 의원들, 남북관계에 대한 이해 부족 절감
    대미 공공외교 강화 필요성 대두
    더불어민주당 특사단 "미 의원, 한국민들이 주한미군 철수 원하는 것 아니냐" 오해도
    "'종선선언과 미군 철수는 관계없다'는 김정은 위원장 발언 사실도 몰라"

    조명균 통일부 장관.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지난달 중순 미국을 방문했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지인들에게 "충격을 받고 돌아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관계 주무장관인 그가 미국에서 받은 충격은 어떤 것이었을까.

    조명균 장관은 방미 기간 동안 외교 문제를 다루는 미국 상·하원 관계자 등을 면담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도 만났다.

    통일부 안팎의 전언에 따르면 조 장관이 피부로 접한 미 행정부의 분위기는 알려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남북관계는 비핵화 진전과 보폭을 맞춰야 한다', '남북관계만 너무 앞서 가면 안된다'는 등의 시각은 새로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 장관이 만난 미국 상·하원 의원들의 경우 올 들어 새롭게 전개된 남북관계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었고, 여기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귀국 후 미 의회와 민간 전문가 등을 상대로 변화된 한반도 정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공공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조 장관이 받은 충격을 앞서 경험한 사람들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미 특사단은 지난 9월말 3박 5일 동안 미국을 방문해 상원의원과 외교안보 연구소 관계자 등을 만나 평양공동선언과 한반도 비핵화 관련 사항 등을 설명하면서 미국의 협조를 구했다.

    특히 연내 종전선언이나 북미간 합의사항 비준 등을 위해서는 행정부 뿐 아니라 의회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의원 외교에 역점을 두었다.

    설훈 의원.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하지만 민주당 특사단이 만난 미 의회 관계자들 역시 벽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단에 참여했던 설훈 의원은 5일 국회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 의원들이 (남북관계와 관련해)우리가 알고 있는 것의 1/10도 모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며 공공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정 의원도 "나름대로 상원에서 역할을 해야 되는 분들인데도 한국 언론에 머릿기사로 보도된 기초적인 정보에도 어두워있었다"고 말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민주당 의원들에 따르면 미국 의원들 중 일부는 "한국민들이 미군 철수를 바라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특사단은 "우리 국민의 99.9%가 통일 이후에도 동북아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주둔을 바라고 있다"고 설명해야 했다.

    심지어 상원 군사위원회의 고위 관계자임에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약화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게 아니냐'고 말한 것조차 처음 듣는 얘기라고 했다.

    설훈 의원은 또 "미 의회 분들의 생각은 우리와 전혀 달랐고 형편없이 낮은 수준인데다, 고루하기 짝이 없었다"며 "우리 외교부가 제대로 된 한미 외교를 못하고 있다. 각성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나름대로 한반도 정세나 남북관계 사정에 밝아야 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미 의회 관계자들이 3차례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 합의나 관계 진전 내용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물론 여전히 과거 대결적 사고에 머물러 있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내년 2월부터 하원은 미국 민주당이 장악하게 되는데, 의회의 견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가 흔들리게 될 경우 지금까지 쌓아놓은 비핵화와 남북관계 진전의 공든 탑도 위태로워 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아무래도 미국 내에서 언론과 전문가들, 그리고 중하위 관료들이 워낙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불신하다보니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지금까지는 우리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행정부를 상대로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했다면, 이제부터는 하원을 중심으로 한 미국 의회에 대한 외교도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해 민주당에서는 미국 조야와 의회를 설득하기 위해 대미 특사단을 다시 한 번 파견하는 방안이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도 의회 등을 상대로 한 대미 공공외교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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