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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문화계 블랙리스트 보며 울었다…방송 서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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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수 "문화계 블랙리스트 보며 울었다…방송 서고 싶어"

    • 2018-12-03 08:57

    제대 후 첫 콘서트에 사흘간 2만 관객 모여

    김준수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배우 겸 가수 김준수(31)가 제대 후 첫 콘서트에서 동방신기를 탈퇴한 뒤 힘든 나날을 언급하며 울먹였다.

    21개월간의 의무경찰 복무를 마치고 지난달 5일 제대한 그는 2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콘서트 '웨이 백 시아'(WAY BACK XIA)를 열었다.

    김준수는 3시간 30분을 꽉 채워 노래한 뒤 "2년 전 여러분과 이별했고, 그 시간이 막연하게 느껴져서 사실 다시 무대에서 못 볼 줄 알았다. 이번 콘서트의 감사함은 그 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공연장에 10대 팬들이 온 게 신기하다면서 "제가 방송 활동을 못한 게 7∼8년 됐고 군대에 다녀왔으니 9년간 노출이 없었다. 방송하지 않는데 연예인이라고 불리는 게 맞는 것인지, 앨범을 내도 방송에서 노래 한 번 부를 수 없는데 이걸 계속해야 하나 싶었다. 재판에서 승소했는데도 이렇게 오래 방송 못 할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분쟁을 벌이며 그룹 동방신기에서 탈퇴한 김준수는 2010년 박유천, 김재중과 JYJ를 결성해 앨범을 냈지만, SM 등과의 지속적인 갈등 속에 방송에 출연하지 못해 논란이 됐다.

    이를 계기로 방송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특정 연예인의 프로그램 출연을 막는 일을 방지하는 방송법(일명 'JYJ법)이 2015년 11월 말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EBS '스페이스 공감', YTN 뉴스 등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지는 못했다.

    김준수는 "어느 날 내무반에서 TV를 보는데, 어떤 배우들이 블랙리스트 때문에 10년간 방송 출연을 못 하다가 정권교체가 되면서 방송을 하게 됐다더라. 정말 응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은 제가 방송에 출연하지 않는 걸 모른다. 제 지인들도 그렇다. 하기 싫어서 안 한 줄 안다"며 "그런데 그게 아니다. 적어도 노래를 냈을 때 한 두 번이라도 방송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다. 1등 바라지도 않는다. 그게 다인데도 참 어렵더라. 어떻게 보면 저도 문화계 블랙리스트다. 나는 저런 날이 올까 싶어서 그날 엄청 울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그러면서 "입대한 뒤 자존감이 떨어지니까 그런 생각이 났다. 방송에 나오는 모든 분을 부러워하고 있었다"며 "그래도 많이 배웠고 단단해졌다. 단단해졌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얘기"라고 눈시울을 붉히는 팬들을 달랬다.

    김준수는 "여러분들이 저를 위해 너무 싸우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작아지더라도 제가 열심히 할 테니까 공연 오시면 즐기고, 노래로 소통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계속해드리겠다"며 슬픈 눈으로 웃어 보였다.

    콘서트 마지막 회차였던 이날 공연은 7천 관객의 떼창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사흘간 2만명이 모였으며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팬들은 2년간 참은 함성을 쏟아내며 '기다렸어 준수야',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라고 적힌 손팻말을 흔들었다. 공연장에는 길이 45m 높이 8m 발광다이오드(LED) 타일이 설치돼 김준수의 모습을 사방에서 담아냈다.

    2년 가까운 음악 공백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는 '오에오'(OeO), '인톡시케이션'(Intoxication), '예뻐', '토끼와 거북이' 등 20여곡을 탄탄한 가창력과 녹슬지 않은 춤 실력으로 선보였다.

    또 "여성분들은 군대 얘기 싫어한다던데…"라면서도 중간중간 의무경찰 복무 당시 이야기를 풀어내 웃음을 자아냈다.

    입대를 앞뒀다는 한 남성 관객에겐 "남자라면 한 번 다녀올 만하다"며 "인터넷에서 '너만 군대 갔냐'고 욕할 수 있지만 저도 복무한 사람으로서 말하게 된다"고 농반진반 말했다.

    복무 중 소위 '연예인병'이 없었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선 "머리 깎는 순간 모든 걸 내려놓고 모든 걸 공개하게 된다. 나는 졸병 김준수이자 나싱(nothing), 무(無)다. 초코파이 한 개 먹으려고 40분을 걸어가기도 한다"고 쑥스러워하며 말했다. 또 군에서 시행하는 점호 인원보고를 깜짝 선보여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팬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코너 '지니타임'에선 그동안 선보인 인기 뮤지컬 넘버들을 메들리로 들려줬다. 공연 말미에는 2층 객석으로 올라가 팬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김준수는 2003년 12월 26일 5인조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했다. 최고 인기 아이돌로 사랑받았지만 SM과 전속계약 분쟁을 겪으며 팀을 탈퇴한 뒤 가수와 뮤지컬 배우 활동을 겸했다. 지난해 2월 JYJ 멤버 중 마지막으로 입대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홍보단에서 복무했다.

    김준수는 내년 2월 10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엘리자벳'에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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