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안성용 기자의 <정보방 -정치를="" 보는="" 방법="">
◇ 임미현> 안성용 기자의 정치를 보는 방법, 정보방 시간입니다. 오늘도 안성용 기자 자리했습니다. 안 기자! 오늘은 어떤 얘기 해볼까요?
◈ 안성용>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해외 순방 중에 청와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터졌습니다.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소속 특별감찰반원들의 비위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조국 민정수석의 건의에 따라 특감반원들을 전원 원대복귀시켰습니다만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특감반과 관련된 의혹이나 검찰 조사 상황,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 등은 앞서 박성완 기자가 전해드렸구요, 저는 대체 특별감찰반이 뭐길래 정치권 전체가 시끄러운 건지 특감반을 파헤쳐 보려고 합니다.
◇ 임미현> 특별감찰반이 국민적 관심을 끄는 이유는 아무래도 청와대 소속, 그러니까 대통령 직속이라는 이유 때문 아니겠습니까?
◈ 안성용> 그렇습니다. 특별감찰이라는 단어가 낯설지는 않습니다. 검찰도 내부 직원들의 비위를 조사하기 위해 특별감찰본부를 운용했었고, 경찰이나 국세청 등 사정기관에서 내부 문제가 터지면 철저한 조사나 뒤수습을 위해 만들 곤 합니다.
이번에 터진 특감반 문제가 특별히 주목을 받는 것은 말씀하신대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소속이기 때문입니다. 권력의 정점인 청와대, 그 중에서도 권력기관을 통제·조정하는 민정수석실 소속이어서 작은 문제도 작은 게 아니고 언론의 비판도 유달리 매서운 것입니다.
청와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임미현> 청와대 특감반이 여러 개 되나요?
◈ 안성용> 청와대 직제가 정권마다 조금씩 달라서 특감반 설치와 운용도 조금씩 다릅니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현재는 특감반이 세 개가 운용되고 있습니다. 모두 민정수석 휘하에 있습니다.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실 아래에 있는 특감반은 청와대 내부 직원들을 감찰하는 곳이고, 백원우 민정비서관 밑에 있는 특감반은 대통령 친인척을 관리합니다. 나머지 하나는 이번에 문제가 된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실에 속하는 특감반인데 고위 공직자들을 감시하는 곳입니다.
전통적으로 청와대 특감반이라고 하면 반부패비서관실의 특감반을 말합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우병우 민정수석이 2014년 5월에 민정비서관으로 오고나서 얼마 안있어 특감반원 10여명을 물갈이 해서 언론에 크게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임미현> 반부패비서관실 특감팀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뭔가요?
◈ 안성용> 청와대 특감팀은 공무원들에 대한 첩보를 수집하는 곳입니다. 승진을 염두에 둔 고위 공무원들이나 대통령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항상 의식할 수밖에 없는 장·차관 같은 정무직 공무원들은 청와대 특감팀이 가장 신경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청와대 특감반이 어디서 어떤 얘기를 듣고 무슨 보고서를 올릴지 모르기 때문에, 이 모르는데서 힘이 나오는 겁니다.
장.차관이나 1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뿐만 아니고 사안에 따라, 중요도에 따라 감시 대상이 전체 공직자들에게 미칠 수 있습니다. 청와대 말고 총리실 소속으로 공직복무관리관실도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두 조직이 과거로 치면 암행어사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임미현> 특감반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나요, 어떻게 구성되는지 궁금한데요?
◈ 안성용> 정보를 수집하고, 조사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업무와 관련성이 높은 경찰, 검찰, 국세청 등에서 중하위직 공무원들이 파견됩니다.
그러나 힘 있는 사람들의 요청이나 직속 상관 그러니까 민정 또는 반부패지서관, 민정수석의 눈에 들어야 하기 때문에 권력 교체기에 청와대에 새로 들어오기 위해서 또는 계속 남기 위해서 연줄을 찾기에 여념이 없기도 한데 이 과정에서 잡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특감반장은 중견 검사들이 맡아 왔는데 이들은 형식상으로는 검찰에 사표를 제출하고 오지만 임무가 끝난뒤에는 다시 돌아가서 요직에 배치됩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검복을 완전히 벗은 이인걸 전 검사가 특감반장을 맡았습니다.
◇ 임미현> 그렇다면 특감반이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는 뭡니까?
◈ 안성용> 공직자들 감시가 쉽지 않습니다. 공직자들을 감시하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로부터 얘기를 들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청와대라는 것을 과시하기도 하고, 정보제공자와 유착될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보제공자가 상대방을 모함하기 위해서 정보 덫을 놓을 수도 있고, 수집한 정보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김 모 수사관도 자기가 수집한 첩보사안에 대한 수사 진행 과정을 알아봤는데, 이게 지인과 관련이 있어서 더 크게 문제가 되는 것 아닙니까.
요약하면 특감반원이 대통령의 촉수로서 낮은 자세로 공무원 사회를 긴장하게 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힘자랑을 하고 이권에 개입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하면서 탈이 나는 것입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임미현> 문제가 불거졌으니까 수술을 해야 할텐데 어떻게 해야죠?
◈ 안성용> 문제가 커지자 청와대는 김모 수사관 뿐만 아니라 함께 일했던 다른 반원들도 다 원대복귀시키는 강수를 뒀습니다. 일부에서는 문제를 일으킨 사람만 돌려보내고 처벌하면 되지 왜 패키지로 다 돌려보내서 모두를 죄인 취급하냐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거 정부에서 민정수석실에 근무했던 한 인사는 "조국 수석의 조치가 맞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땜질식이 아닌 근본적 처방을 주문했습니다. 다 돌려보내고 새로 짜라는 거죠.
이 인사는 특히 특감반을 감시하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직제상으로 반부패비서관실 특감반도 청와대 소속이니까 청와대 내부를 감찰하는 공직기강비서실이 그 역할을 해야 합니다만, 특감반이 청와대에서 나와 별관에 위치해 있고 외근도 많은 상황에서 제대로 된 감시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 임미현> 곧 권력 3년차에 접어드는 문재인 정부가 청와대 내부부터 단단히 단속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고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