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8년 11월 29일 (목)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정관용> 오늘 아침 비밀리에 북한을 방문 중이다라는 오보의 주인공,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스튜디오에 바로 좀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정세현> 저는 오보의 대상이었지 주인공은 아닙니다. 기자가 주인공인데.
◇ 정관용> 그러네요. 그 오보를 어디서 뭐하다가 접하셨어요?
◆ 정세현> 나는 어제 하루 종일 감기 몸살 때문에 집에 누워 있었어요. 그런데 아침에 갑자기 사방에서 전화 오길래 뭐가 기사가 나왔나 그랬더니 제가 평양에 어제 들어간 걸로 기사가 나왔더군요. 그래서 참 그렇게 해서라도 남북 관계 특히 북미 간의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 국민들의 열망, 여망이라고 그럴까 이걸 기자가 기사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정관용> 그런데 그 중국 선양의 한 교민은 정 전 장관이 어제 선양을 경유해 북한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안다. 심지어는 대한항공 KE831편으로 선양에 도착해 고려항공 JS156편으로 평양에 들어갔다. 이거 뭐예요?
◆ 정세현> (웃음) 나는 어제 집에 있었다니까요. 그런데 이제. . .
◇ 정관용> 어제 갔다가 어제 밤에 늦게 오신 거 아니에요?
◆ 정세현> (웃음) 목소리 갈라진 거 가지고 또 그렇게 추정하는 기자도 있습디다. 그러니까 급하게 다녀오느라고 피곤해서 그런 거 아니냐고 하는데 이건 순전히 제가 며칠 전에 광저우에 2박 3일 강연을 갔다 왔어요, 중국 광저우. 거기서 몸살이 난 모양이에요. 그래서 지금 치료 중에 있는데.
◇ 정관용> 중국을 다녀오시긴 다녀 오셨군요, 최근에.
◆ 정세현> 선양이 아니라 광저우.
◇ 정관용> 거기서 살짝 평양 갔다가 오신 거 아닌가요?
◆ 정세현> 그건 아니고. 다만 옛날에 캐러밴들이 먼 길을 사막을 계속 걷다 보면 오아시스가 그리워진다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신기루가 보인다는 거지. 그런 경우 아닌가. 그러니까 제가 그동안에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다시 한 번 빨리 해서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을 해서 또다시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을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드는 게 좋다. 그런 얘기를 했기 때문에 아마도 그런 얘기를 자주 하는 사람이 평양 가면 설득이 되지 않겠는가 그런 희망적인 관측이 결국 그런 기사를 낳았다고 봅니다.
◇ 정관용> 연합뉴스가 1보를 썼고 사실 확인 없이 많은 언론사가 베껴서 또 썼고 그랬고 연합뉴스는 결국 오보임을 인정하고 사고를 내고 기사를 삭제했거든요. 그러니까 진짜 오보 맞는 거죠?
◆ 정세현> 오보죠.
◇ 정관용> 안 갔다 오셨어요? 좀 갔다 오시지 그러셨어요.
◆ 정세현> (웃음) 미션이 있어야 가는 거죠.
◇ 정관용> 만약에 청와대에서 그런 미션을 부여하면 당연히 가시겠죠?
◆ 정세현> 필요하면 가야죠. 아니, 처음에는 백의종군한다는 사람도 나오는 거 아닙니까? 의병도 나오는데 그 분야에서 일했던 사람이 그럴 만한 확실한 필요가 있고 또 제가 또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름이 있다면 가야죠. 그러나 그거 없는데 제가 뭐. . .
◇ 정관용> 아직 요청은 없다?
◆ 정세현> 그럼요. 그리고 그런 건 당국자들이 잘 알아서 하니까.
◇ 정관용> 혹시 해당 오보를 쓴 기자하고 통화를 하거나 그러시지는 않았어요?
◆ 정세현> 없었어요. 그런 거 보면 좀 무책임했어요.
◇ 정관용> 그래서 해석컨데 워낙 갈망이 크다 보니 신기루를 본 모양이다.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이 말씀이시군요.
◆ 정세현> 그러니까 누구를 지금 저로 오해를 했는지 모르지만 어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의 간부들이 평양에 들어가기는 했답니다. 바로 그 비행기편으로. 그런데 저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하고는 관계가 없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정관용> 네. 그나저나 지금 북미 고위급 회담은 곧 열릴 것처럼 하다가 안 되고 지금 이제. . .
◆ 정세현> 두 번째입니다.
◇ 정관용> 되겠어? 이제 이런 분위기까지 가고 있습니다.
◆ 정세현> 11월 8일날 뉴욕에서 만나기로 했다가 불발됐고. 또 미국 측에서 27~28일경에. 11월 27일~28일경에 열릴 것 같다는 예고까지 했는데 또 안 됐어요. 그런데 이게 북한이 버티기 때문인지 미국이 버티기 때문인지 이제 그걸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지금 미국 쪽에서 일단 와라.
◇ 정관용> 일단 와라.
◆ 정세현> 일단 와라. 그런데 북한은 그 먼데까지 가서 빈손으로 오려면 우리는 갈 수 없다.
◇ 정관용> 갈 필요 없다.
◆ 정세현> 지난 11월 8일하고 똑같은 경우라고 저는 봐요. 그러니까 미국은 지금 어떤 판단을 하고 있는가. 왜 미국이 그렇게 버티기를 계속하는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의 진정성, 이걸 확신을 하니까 특히 트럼프 1기 임기 내. 그러니까 2020년이죠. 20년까지 확실히 비핵화를 해 줄 테니 북미수교를 해 달라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죠. 바로 그게 미국 실무관료들과 정책 결정권자들의 오판을 불러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어떤 의미의 오판이요?
◆ 정세현> 독 안에 든 쥐다, 이제.
◇ 정관용> 이미 진정성을 확인했고 저기는 퇴로가 없다.
◆ 정세현> 퇴로가 없으니까 밀어붙이면. . .
◇ 정관용> 더 내놓을 것이다.
◆ 정세현> 왜냐하면 속된 말로 공짜로 비핵화시킬 수 있다 하는 착각에서 지금 이런 상응 조치에 대해서 일언방구 없이 일단 와라. 그 게임이 지금 계속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저는 이미 지난 11월달에도 여기 왔을 때 미국이 잘못하고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나서야 한다.
◇ 정관용> 그래서 북한을 설득해서 북한이 조금이라도 더 내놓게 만들어야 된다는 말씀하셨어요.
◆ 정세현> 어차피 지금 미국이 강자입니다. 갑을 관계에 있는데 북한이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으니 북한이 조금만 더 양보를 해서 문 대통령의 입장에서 내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달라. 그러려면 방남해야 된다 하는 얘기를 했었죠. 그 얘기를 했더니 아마 선양에서 비행기를 탔다는 오보가 나온 것 같아요.
◇ 정관용> 지금 김정은은 이제 퇴로가 없다. 그러니 우리는 계속 더 좀 몰아붙이면 공짜로라도 비핵화를 얻을 수 있다라고 하는 미국 실무진의 오판. 그런데 그런 오판이 있으면 굳이 김영철한테 우선 와라라고 할 이유도 없는데 우선 와라라고 하는 건 뭐예요?
◆ 정세현> 아니, 오픈을 했기 때문에 우선 와라. 그리고 그다음에 거기서 다시 더 확실하게 핵신고를 한다는 약속을 해야만 북미 정상회담, 2차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 하는 식으로 최후 통첩을 하려고 하는 거죠.
◇ 정관용> 최후 통첩으로? 그런데 이제 북한 측에서는 미국에서 뭔가 카드를 우리한테 미리 보여주지 않으면 나는 못 가겠다, 이거인 거죠?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북한이 보여달라는 카드는 제재완화나 이런 쪽입니까?
◆ 정세현> 제재완화죠. 제재완화인데 제재완화 정도의 그 반대급부도, 상응조치도 없이 북한에서는 지금 풍계리 핵실험장 파괴, 동창리 ICBM 발사 엔진 해체 이런 등등을 지금 선행했다고 보는 겁니다. 비핵화 관련해서 상당한 정도 양보했다고 보고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달라는 건데 미국 입장에서는 그건 선행조치 아니야. 그건 이미 못 쓰게 되어 있는 거 안 하겠다는 의사표시 그걸로 충분한 거고. 핵신고를 분명히 해라 하는 식으로 지금 한 단계 요구 조건을 더 높여놓은 거죠. 북한은 아니, 그걸 했는데 상응조치 없이 또 추가 요구만 하면 어떻게 하느냐 하는 그런 밀고 당기기가 계속되는데 이걸 그대로 놔두면 절대로 자기들끼리는 접점 못 찾습니다. 미국도 자존심이 있고 북한도 자존심이 있으니까 미국과 북한이 자존심을 상하지 않으면서 접점을 만들도록 하려면 문 대통령이 한 번 더 나서야 한다.
◇ 정관용> 그리고 미국이 강자이기 때문에 북한이 좀 억울한 측면이 있어도 한 번 더 카드를 내야 한다?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그겁니까?
◆ 정세현> 그렇죠. 북한이 그런데 이제 자기들끼리 놔두면 폼페이와 김영철은 못 만들어요. 그러니까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하고 권유하는, 권고하는 식으로 해서 북한이 한 단계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소위 비핵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도록 설득해야 된다 그 정도 되어야 북한이 움직일 수 있는 명분이 되지. 실무진끼리 놔두면 서로 양보 안 할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저는 솔직히 북한에서도 우리 정세현 전 장관이 저랑 인터뷰하고 하면 그런 내용들을 다 분석하고 파악하고 있을 거라고 보거든요.
◆ 정세현> 모르는 게 아니라 제가 지난 10월 방북했을 때도 확인했고 또 11월. . .
◇ 정관용> 거기서도 시사자키 듣는다고 그래요?
◆ 정세현> 그럼요. 방송 인터뷰 쟤네들이 샅샅이 듣고 있습니다.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신단 말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런 좋은 말씀을 해 주시라요. 나 참, 지시를 하는 거야, 뭐야. 나는 옳은 얘기를 하는 건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정관용> 정세현 전 장관과의 인터뷰만 들을 게 아니라 다른 인터뷰도 들을 텐데. 얼마 전에 홍석현 회장이 우리 프로그램에 나와서 홍석현 회장도 사실 비슷한 얘기를 했습니다. 지금까지 보면 북한이 많은 행동을 하고 미국은 아무것도 안 한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은 세계 초강대국이 지난번 싱가포르에서 김정은을 70년 만에 만나준 것만 해도 대단한 걸 준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조금 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는 비슷한 얘기를 했거든요. 그럼 그걸 북한 당국자들도 김정은 위원장도 다 듣고 있을 거 아닙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 계속해서 북미 고위급 회담이 안 열린다고 하는 것은 북한도 뭔가 더 내놓을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것 아닐까요?
◆ 정세현> 그러니까 그 상응조치 조금이라도 해달라는 거죠.
◇ 정관용> 미국 쪽에서?
◆ 정세현> 그렇죠. 북한도 체면이 있지 않습니까? 아무리 약소국이고 국제정치 세계 속에서 을의 위치에 있다고 할지도 그 정도 했으면 그리고 계속 그렇게 두 번, 세 번 버티면서 떼를 쓰면 미국도 그래, 이 정도는 내가 해 줄 수 있지 하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도 흘려야 하는데.
◇ 정관용> 오히려 자꾸 지금 미국 쪽에서는 제재를 오히려 강화하는 쪽의 행동들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 정세현> 그러니까 그게 문제예요. 지금 비핵화 될 때까지 제재는 계속된다라고 할 뿐만 아니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이기 때문에 그것도 페이크뉴스인지 확인해 봐야 하지만 이게 지금 북한 관련해서 40척인가 그걸 조사하고 있고 거래하는 곳에, 130곳에 세컨더리보이콧 얘기겠죠. 그거 한다는 기사가 계속 나오니까 북한으로서는 이게 도대체 잘해 주니까 계속 지금 수염 뽑으려고 하는데 이거 이렇게까지 하는데 우리가 끌려들어가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하겠죠. 그런데 그런 페이크뉴스의 또 의도를 한번 좀 분석해 볼 필요가 있어요. 북한이 판을 깨고 나가기를 바라는 의도성 보도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비핵화가 되면 북미 수교까지 가야 하고 이렇게 되면 대북적대 관계를 전제로 해서 구축된 미국 내에도 기득권이라는 게 있습니다.
◇ 정관용> 거기가 침해당하니까.
◆ 정세현> 군산복합체.
◇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이런 상황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더 움직이면 북한이 한 걸음이라도 좀 더 먼저 선제적 조치를 취하도록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 정세현> 문 대통령이 그동안에 북한에 대해서 획득한 신뢰라는 게 저는 있다고 보고 문 대통령이 그렇게 움직여주기를 바랄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북한도. . .
◇ 정관용> 명분이 있어야 하니까.
◆ 정세현> 판세를 아니까. 명분만 주면 돼요.
◇ 정관용> 미국이 안 주는 명분을 그래도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주는 걸 명분삼을 수 있다, 북한 내에서.
◆ 정세현> 그렇죠. 그러면서 북한이 잘 쓰는 표현이 있습니다. 남쪽 대통령의, 문 대통령의 진정성을 우리가 인정하고 미국이 조치를 취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먼저 선행적으로 비핵화 관련돼서 좀 더 진전된 입장을 내보이기로 아량을 베풀기로 하였다 하면 되는 거예요.
◇ 정관용> 곧 G20에서 한미 정상회담 만난다고 하는데. 거기는 별 성과 기대할 게 없을 것 같고. 그렇죠?
◆ 정세현> 거기서는 안 되고.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초기에는 빠른 시간 내에 비핵화를 하겠다고 그랬다가.
◇ 정관용> 시간은 많다고 하고.
◆ 정세현> 시간이 많다는 얘기가 바로 독 안에 든 쥐이기 때문에 밀어붙이면 된다. 앞으로 2년이라는 시간이 있다.
◇ 정관용> 알겠어요, 알겠어요.
◆ 정세현> 그런 얘기예요.
◇ 정관용>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크게 기대할 건 없고 정말 중요한 건 결국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약속을 지난번 저랑 인터뷰를 할 때는 12월이 아니라 11월에 못 오느냐 그랬는데 11월은 이미 물건너 간 것 같고 아무튼 조속한 시일 내에 답방 그리고 거기서 문재인 대통령의 설득 이게 돌파구가 되겠군요, 유일하게.
◆ 정세현> 그러니까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뭔가 비핵화에 펜스 부통령이 이야기했던 식으로 리스트는 그때 내놔도 된다고 했으니까 그렇게 해서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시키려면 문 대통령의 말을 들어야 하고 그러려면 와야 됩니다, 12월에라도.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정세현 전 장관님, 혹시 분신술을 써서 한 분은 여기 계시고 한 분은 평양에 계신 홍길동인 건 아닌 거죠?
◆ 정세현> 사진 내보내세요. 그리고 목소리도 어떻게 목소리도 똑같이 만들 수 있습니까?
◇ 정관용> 저는 분신술을 좀 쓰셨으면 싶어서. 한 분은 평양에 계셨으면 싶어서.
◆ 정세현> 이미 이런 정도 얘기를 하면 분신술 이상으로 효과가 있으리라고 봅니다.
◇ 정관용>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