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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2019년 예산안, 일회성·행사중심·최지사 공약실현에 치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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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2019년 예산안, 일회성·행사중심·최지사 공약실현에 치우쳐

    4년간 5천억의 아동기본수당,강원도판 4대강 사업 전락 우려

    "학계에선 현금지급형 복지 수당으로서는 저출산을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 형성..."
    "고질적 산업의 문제, 일자리 양질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
    "강원상품권,1천200억원 투자했지만 강원도가 자체 구입한 액수가 85%를 차지"
    "거대사업 줄줄이 실패하는 원인 분석하고 대안 마련해야"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최원순PD 13:30~14:00)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홍수경 작가
    ■ 대담 : 강원평화경제연구소 나철성 소장

    최근 강원도가 내년도 예산을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한 가운데,올림픽 이후 도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의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은 물론 현금 지급형, 일회성 예산에 치우쳐져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강원평화경제연구소 나철성 소장 자리하셨습니다.

    ◇박윤경>소장님, 안녕하세요?

    ◆나철성>네, 안녕하세요?

    ◇박윤경>강원도가 최근 내년도 예산을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했습니다. 먼저 예산 규모와 강원도의 재정 상태부터 알아볼까요?

    ◆나철성>지난 8일 강원도가 2019년 당초 예산을 발표했는데요. 전체 예산은 6조 2천580억으로 나왔습니다. 전년보다 4천600억원, 8% 늘어난 예산입니다.

    강원도가 최초로 6조원 예산 시대를 맞이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데요. 그럼에도 강원도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평균과 20%가량 차이가 나는데요. 30.08%로 전국 최하위권입니다. 몸집은 커졌지만 기초체력은 갈수록 허약해지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강원도청 전경(사진=강원도 제공)

     


    ◇박윤경>내년도 강원도가 예산 편성에 중점을 둔 방향은요?

    ◆나철성>기획관리실장의 발표를 보면 세가지에 방점을 찍었는데요. 먼저 남북교류 사업과 접경지역 활성화 대책, 두 번째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고령화 저출산 문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 마지막은 신강원사업이라고 해서 강원도 산업에 대한 육성책 이 세 가지 중심으로 한 예산편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윤경>강원평화경제연구소에서 예산 편성 내용을 분석해서 정책리포트를 발표했는데요. 먼저 전체적인 총평부터 해주신다면요?

    ◆나철성>2019년 어떤 해인가를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강원도는 거의 20년간 올림픽 개최와 성공에만 집중해왔습니다. 내년은 새로운 해인 것이고 20년을 새롭게 설계해야 하는 중요한 해입니다.

    그럼에도 강원도 예산 찬찬히 살펴보면 주로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방식보다는 단기적이고 일회성, 행사중심, 최문순 지사의 공약 실현에 많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남북교류 협력 및 접경사업을 본다면 남북교류 사업은 90억 정도가 책정됐거든요. 이중 50억이 남북 기금사업입니다. 이는 함부로 쓸 수 없는 목적사업이기 때문에 중요한 건 40억 정도가 되는 교류사업인데요. 이를 보면 대다수 축제나 페스티벌에 맞춰져있습니다.

    접경지역 평화지역 활성화를 본다해도 400억 정도면 어마어마한 예산인데요. 주로 가로수 정비나 시설현대화에 집중돼 있고, 그렇지 않으면 스포츠대회나 페스티벌에 집중돼 있어 강원도 향후 20년 설계에는 부족한 점이 나타났다고 봅니다.

    ◇박윤경>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봤으면 좋겠는데요. 내용이 방대해 이번 정책리포트에서는 복지예산부터 분석하셨네요?

    ◆나철성>세 차례에 걸쳐 분석을 하고 있는데, 가장 덩어리가 큰 것이 복지예산입니다. 6조 2천억 예산 중 1조8천억이 책정됐기 때문에 20%가 넘죠. 이 중 눈여겨봐야할 예산이 아동기본수당을 수립한 건데요. 이와 관련해서는 최문순 지사가 지난 6월, 공약했던 것이라 눈여겨봐야할 사항으로 보여집니다.

    ◇박윤경>그런데 이 정책이 강원도판 4대강 사업으로 전락할 것이 우려된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나철성>현재 국가적 재앙이라고까지 얘기하고 있고요. 강원도 역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데요. 그럴수록 현재의 원인이 무엇인가, 처방이 어떤 것인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지 않습니까.

    무려 100조가 되는 돈을 투자하고도 전혀 저출산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원인과 처방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강원도가 이를 반복해서는 안 될 거라 봅니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 나철성 소장(사진=강원CBS)

     


    이미 학계에서는 현금지급형 복지 수당으로서는 저출산을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습니다. 국책기관인 사회보건연구원에서 발표한 논문을 본다면, 현재 우리나라 저출산의 가장 큰 문제는 기혼자가 아니라 가임여성중 비혼자의 비율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이미 기혼자의 경우 2016년에 2.23명의 출산 아동이 기록됩니다. 2017년 합계 출산율 1.17명 보다 기혼자 평균이 더 높습니다. 문제는 비혼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49%가 됩니다.

    출산율의 문제는 결혼한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 문제가 발생한 것이고, 보고서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결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미혼자들이 결혼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일과 돌봄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 때문인데요. 일자리 문제와 삶의 질을 보장하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부분을 경고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을 주의해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박윤경>먼저 저출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잘못 설정했다는 지적이신데 현금성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질적으로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도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면서요?

    ◆나철성>그런 사례들이 많이 나타납니다. 지역에서도 이미 국내에서 다양하게 시도가 됐습니다. 전북 진안군의 경우 셋째아이를 낳으면 일시불로 1천만원을 주는 정책을 이미 오래전 실시했습니다.

    근데 2016년에 196명이던 출산아동이 오히려 정책 시행 이후 120명으로까지 떨어졌습니다. 충북 청양도 전체 171명의 출산아동이 120명대로 떨어졌죠.

    이미 많은 행정당국이 현금지급형 출산정책은 한계가 명확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는데 강원도는 이와 역행되게 4년간 무려 5천20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재정을 투자해 저출산을 해결하겠다고 하는데요. 강원도가 가진 고질적 산업의 문제, 일자리 양질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추측이 가능한거죠.

    ◇박윤경>강원도지사는 이것을 유럽에서 배워온 정책이라고 밝혀왔는데요. 복지선진국의 사례는 어떻습니까.

    ◆나철성>복지선진국도 마찬가집니다. 복지선진국은 보통 프랑스, 스웨덴, 독일 모델로 얘기를 많이 하는데요. 이미 1930년부터 아동수당이 도입됐습니다. 초기엔 소득과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을 하다가 40년에는 보편적 수당을 지급합니다.

    그런데 60년대에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아동수당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게 아니라 그걸로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잘못됐다는 게 검증된 겁니다. 그리고 서유럽의 경우 수당뿐만 아니라 반드시 선행한 것이 양질의 일자리 수급, 돌봄과 교육의 국가의 책임, 이런 것이 같이했는데도 일정부분만 효과를 봤습니다.

    그런데 강원도는 재정자립도는 열악하고 쓸만한 일자리는 없는 상황에서 수당만 지급한다고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건 희망섞인 전망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박윤경>근본적인 정책은 아니지만, 강원도가 좀 더 적극적으로 출산과 육아를 지원하려는 의지를 보인다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은데요?

    ◆나철성>그런 의지를 보인다는 것에는 적극적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행정에서 선한의지가 선한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강원도가 추진했던 레고랜드나 알펜시아가 악한의지를 가지고 실시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더 나은 삶의 질과 복지, 놀이문화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습니까. 강원상품권의 경우도 1천200억원이나 투자했지만 강원도가 자체 구입한 액수가 85%를 차지합니다.
    강원상품권(사진=강원도 홈페이지 캡쳐)

     


    일반 기업이라면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물건을 자신들이 85%를 구입한다는 게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 이번에도 예비타당성 조사 한번 없이 4년간 지속가능하지 않은 사업을 최문순 지사 임기동안에만 5천200억 투자한다는 것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박윤경>아동 수당 외 노인이나 일자리 등 다른 복지 예산편성은 어떤지?

    ◆나철성>대부분 매칭사업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노인사업은 기초연금과 관련된 시군, 도와 연계된 사업이 대다수고요. 장애인 사업도 마찬가집니다. 특별한 사업은 없고요. 중앙에서 하는 것을 연계해서 하는 현상 유지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박윤경>그렇다면 관련해서 어떤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보시는지?

    ◆나철성>강원도가 현재 거대사업마다 실수를 연발하고 있는데요.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주어만 다르지 목적어와 동사는 계속된다는 자조섞인 말도 하고 있는데요.

    알펜시아, 레고랜드, 강원상품권, 동해안 자유무역청 사업 등 거대사업이 실패하고 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이고, 되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분석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번 사업도 강원도의 재정상태로 보면 어마어마 액수가 투자되면서도 타당성 보고서 하나 없이 실시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도민들이 좀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고요. 도의회 예산심의에서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처리해야 할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박윤경>말씀 고맙습니다.지금까지 강원평화경제연구소 나철성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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