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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를 디자인하다…'리빙랩'과 자발적 참여



대전

    공동체를 디자인하다…'리빙랩'과 자발적 참여

    [동네 문제부터 사회변혁까지 ‘리빙랩’①]
    대전CBS 창립 20주년 특별기획

    화두지만 실체가 모호한 4차 산업혁명. 5G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3D프린터와 스마트시티 등이 집중 조명 받고 있지만 바탕은 공동체로 볼 수 있다. 공동체 자체가 실험 공간이자 대상인 리빙랩(LivingLab)은 수요자 중심의 소소한 문제부터 4차 산업기술과 접목을 통한 사회변혁, 더 나아가 수익 창출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세계 도시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전CBS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세계가 주목하는 리빙랩의 다양한 측면과 기대효과, 국내외 현황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공동체를 디자인하다...리빙랩과 자발적 참여
    2. '건너유 프로젝트'부터 '빅데이터 판매'까지
    3. 세계의 리빙랩들 '사회 변혁'을 꿈꾸다광고영역
    4. 리빙랩 기반 스마트시티와 도시 재생
    5. 지속 가능성과 공공의 역할


    #1. 공동체 청년, 신혼집을 개방하다

    대전 서구 월평동의 문성남(31) 씨는 아파트 마을공동체 조성을 위해 지난 5월 자신의 신혼집을 개방했다.

    "지역 청년들이 더 이상 지역을 떠나거나 고민하지 않고 자립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청년 뿐 주민들도 거주지에서 스스로 불편을 해소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궁극적 목표예요."

    대전 서구 월평동 문성남(31)씨는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자신의 신혼집을 마을 사랑방으로 개방했다. (사진=문성남씨 제공)

     

    "주민들이 참여하고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한데, 아직은 힘든 게 사실이에요. 공감대와 스킨십을 넓히기 위해 아내와 살고 있는 집을 주민 누구에게나 개방했어요. 저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다른 동네, 다른 공동체 분들과 교류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고요."

    서울 소재 대학 진학과 취업, 결혼 후 아내의 직장 이동 과정에서 대전으로 돌아 온 문 씨는 마을활동가의 길을 걷고 있다.
    문성남씨

     



    #2. 골목상권을 '디자인'하니 매출이 늘었다

    우은지 카이스트 연구원(27)은 골목상권과 디자인의 접목을 위해 활동 중이다. 단순한 시각적 디자인의 개념을 넘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디자인인데, 시민 스스로 마을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리빙랩 과정에서 '디자인'의 역할을 강조한다.

    "골목길 자체가 침체되면서 주변 마트들이 다 문을 닫았어요. (경쟁자가 없어진 셈인데도) 계속된 매출 하락을 고민한 슈퍼 아저씨가 하루는 가게 앞에 벤치를 하나 놓았는데, 그 다음부터 매출이 올랐어요. 길 가던 사람들이 앉게 되고 이야기 나누기 시작하면서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생필품도 사가게 된 거죠."

    "벤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쉴 곳을 원하는 것인지, 사람을 만날 공간을 원하는 것인지, 숨겨진 욕망을 찾아내는 게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어요. 문제 발굴은 물론 협동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이 필요하고 또 시민들이 왜 참여를 해야 하는지를 설명할 때도 디자인의 역할이 중요해요."

    #3. 일상을 공유한 공동체, 도시 재생을 꿈꾸다

    위에서 소개된 골목상권은 지난 4월 진행된 유성구 어은동의 '안녕축제'의 주축이기도 하다. 벼룩시장은 친근해졌지만, 지역 화폐를 내고 골목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골목 슈퍼에서 생필품을 구매하는 모습은 생경했다. 당시 가장 큰 궁금증은 "상인들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을까?"

    지난 4월 열린 유성 어은동 '안녕축제'는 청년과 지역 상인 등 공동체의 적극적인 준비와 참여로 성공을 거뒀다. 앞치마에 새겨진 '우리함께 인사해요 안녕가게 비스토어' 문구가 눈길을 끈다. (사진=청년 도시 재생 스타트업 '윙윙' 제공)

     

    공유 공간 '벌집'을 바탕으로 축제를 기획하고 주도한 도시재생 스타트업 '윙윙'의 이태호 대표(30)는 일상 속 공동체 활동을 강조한다.

    "과거에 쓰레기가 마구 버려져 골치 아팠던 곳을 화단으로 조성해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어요. 기존 유대관계도 있지만,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해결책을 찾아나갔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안녕 축제'는 내년도 중앙부처 예산에 반영돼 명목을 유지할 수 있게 됐고, 어은동은 정부의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청년 중심의 도시 재생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윙윙 이태호 대표

     

    "대전 19개 대학 졸업생 3명 중 한 명만 남고 나머지는 떠나는 게 현실이예요. 일자리도 없고 연고도 없고, 학교 공동체가 끊기면 지역과의 관계도 끊기는 셈이죠. 떠나지 않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시도하다 보니, 도시 재생 역할까지 맡게 된 것 같아요."

    공동체를 발견하고 디자인하고 유지한 사람들이 강조하는 건 '떠나지 않는 도시'. 머무르기 위해,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사람들은 리빙랩의 중요성을 말한다.

    "리빙랩, 개념이 어려운 건 사실이죠. 하지만, 거꾸로 문제의식을 갖고 바라 본 일상 속의 모든 문제가 리빙랩의 대상이기도 해요. 공동체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과정이 리빙랩의 기본 취지인데 이런 바탕 위에 4차 산업 기술이 더해지면 그 시너지효과는 기대 이상일 거예요."

    유럽리빙랩네트워크(ENoLL, European Network of LivingLabs)의 스펠라 잘로카(Spela Zalokar) 홍보 통신관(communications Officer)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많은 리빙랩 단체들이 앞으로 4차 산업 기술과 접목을 통해 에너지와 환경, 고령화와 건강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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