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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토끼 잡으려던 與, 진퇴양난에 빠지나



국회/정당

    두 토끼 잡으려던 與, 진퇴양난에 빠지나

    소득주도성장 속도조절 위해 탄력근로제 꺼냈지만 전통적 지지층인 노동계 등돌려
    이미 교섭단체 야당과 "연내 처리" 약속해 발 빼지도 못하는 상황
    노동계 농성·총파업 대응에 광주형일자리 무산 우려도 커져

    (사진=자료사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재계와 노동계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단행 후 유연성 확보를 위해 탄력근로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또 한 번 사회적 갈등이 커지면서 전진, 후진 어느 쪽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소득주도성장은 혁신성장, 공정경제와 함께 문재인정부가 출범부터 강조한 경제정책의 3대 축이지만 최근 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간 세계 경제의 침체, 점진적인 거시 지표 하락 등을 근거로 가계 소득 증대를 토대로 한 내수 진작이 향후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봤지만 지난 1년여 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단행은 이로 인해 피해가 커진 소상공인과 기업이 반발만 샀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후임으로 경제부총리를 맡게 될 홍남기 후보자도 이를 인식한 듯 최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소득주도성장은 의도하지 않은 일부 문제점을 조정·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NEWS:right}

    "속도를 확 올리는 데 역점을 두겠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펌프질을 해야 할 때"라고 한 혁신성장이나 공정경제에 대한 인식과는 확연한 온도차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꺼내 든 것이 바로 탄력근로제 확대다.

    탄력근로제는 정해진 기간 내의 근무시간 총량만 넘기지 않는다면 한 주에 52시간 이상을 근로시킬 수 있는 제도다.

    일감이 몰릴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구분해 인력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환영할 소식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간 더불어민주당과 우호적인 관계였던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에 나섰다.

    과로사를 판단하는 법정기준인 주 60시간을 넘어서는 주 64시간까지 근로를 가능하게 하는 탄력근로제가 시행될 경우 합법적인 초과근무가 만연할 것이라는 것이 그 근거다.

    노동계의 저항이 거세지만 탄력근로제에서 발을 빼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고용실적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도움 없이는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하는 여야정 상설협의체 합의에 이어 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탄력근로제 확대의 연내 처리를 합의한 점도 부담이다.

    그럼에도 탄력근로제 확대를 반대하는 노동계 반발은 점점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14일 오전에는 청와대 앞에서, 오후에는 국회에서 대대적인 시국농성을 열고 탄력근로제 확대를 반대했다.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습 시위를 시도하기도 한 이들은 국회 정문 앞에 텐트를 설치하고 1박 농성에도 돌입하면서 오는 21일 총파업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한국노총도 오는 17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열 예정이다.

    민주당 내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이수진 최고위원이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탄력근로제를 "근로시간 단축을 무력화시키고 노동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표현한 데 이어 "당사자가 배제되고 성급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고 홍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사회통합형 일자리"이자 "우리 사회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극찬하는 등 정부·여당이 성사에 큰 공을 들이고 있는 광주형일자리 창출 또한 노동계의 찬성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정부·여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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