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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교육현장의 민낯 드러낸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사태



칼럼

    [논평]교육현장의 민낯 드러낸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사태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의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4개월간 교육현장의 관심을 모은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의혹 사건은 경찰수사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인 아버지는 지난해 말부터 모두 5차례에 걸쳐 자신의 쌍둥이 딸들에게 18과목의 시험지와 정답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정답표가 적혀있는 쌍둥이 자매의 시험지 등 구체적인 증거를 보면 아직까지 유출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전 교무부장의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부정한 방법으로라도 자신의 쌍둥이 자매를 전교 1등으로 만들겠다는 잘못된 아버지의 마음에서 비롯된 일탈로만 봐야할 것인가.

    이 사건은 명문대 입시에만 초점을 맞추고 줄세우기를 일삼는 우리 교육의 민낯이 드러난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숙명여고만이 아니다.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행정실장이 시험지를 복사해 학부모에게 건냈다가 경찰에 구속됐고, 목포의 사립고에서도 중간시험문제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었다.

    학교생활기록부 조작 사건도 심심찮게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교사가 학교운영위원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를 수정하다가 적발됐다.

    올해 4월엔 부산의 한 특목고에서 교장이 특정 학생에게 교내상을 몰아주다가 교육청 감사에 걸려 아직까지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적발된 내신관련 비리 건수가 지난 2014년이후에만 13건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당국에 적발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경찰조차 학교 내신관리 전 과정에 보안 강화를 권고했을 정도로 학교시험 관리체계는 허술하다.

    교육단체들이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 대해 전수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이해된다.

    대학입시에서 학교 내신은 사실상 대입 여부를 결정짓는다.

    2018년 대학입시에서 대입정원의 76%는 수시 모집을 통해서 선발했는데, 이 가운데 내신을 기초로 선발하는 학생부 위주 전형 비율이 86.2%에 달했다.

    이런 만큼 내신이 신뢰를 잃는다면 공정한 입시제도는 사상누각인 셈이다.

    교육부가 뒤늦게 교사와 자녀가 한 학교에 다니는 것을 금지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학부모의 불신을 해소할 신뢰회복 대책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15일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엔 모두 59만 4천여명의 학생이 응시했다.

    학생들이 고등학교 입학 때부터 제 실력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공정한 입시제도를 만드는 것이 교육 당국의 첫 번째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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