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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그 이상으로 환상적'…뮤지컬 '라이온 킹'



공연/전시

    '소문 그 이상으로 환상적'…뮤지컬 '라이온 킹'

    [노컷 리뷰] 뮤지컬 '라이온 킹'

    뮤지컬 '라이온 킹'. (제공사진)

     

    뮤지컬 '라이온 킹'. (제공사진)

     

    환상적이다. 익히 소문으로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그 이상이었다. 9일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라이온 킹'은 150분간 보는 이들을 아프리카 광활한 사바나 대지와 밀림으로 초대했다.

    시작과 동시에 관객의 혼을 쏙 빼놓았다. 그 유명한 넘버 '더 서클 오브 라이프'(The Circle of life)가 울려 퍼지면서, 온갖 동물이 이곳저곳에서 등장한다.

    큰 태양을 배경으로 표범, 기린 등이 무대 위에서 유유히 걸어나오며 관객의 시선을 빼앗았다. 그동안 객석 뒤에서부터 거대 코끼리를 비롯해 의인화된 동물들이 노래를 부르며 관객 옆을 지나쳐 무대로 올랐다.

    어느 순간 공연장은 동물의 왕국이 됐고, 이곳은 사자 무파사가 지배하는 프라이드 랜드가 됐다. 공연 중 가장 환상적이고 마법같은 순간이다.

    1막 시작과 마찬가지로 2막 시작에서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방식이 사용된다. 이때는 다양한 동물이 아닌 새들의 향연이다.

    배우들은 긴 낚시대와 줄을 활용해 새들을 관객 머리 위에서 빙빙 돌게 한다. 무대 위, 관객 옆, 심지어 2층과 3층에서도 새들이 날았다. 이 역시 장관이다.

    뮤지컬 '라이온 킹'. (제공사진)

     

     

    무대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동물은 사람의 몸을 활용해 표현해냈다.

    이것을 효과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것은 분장이지만, 결국 무용수의 몸짓이 사자부터 타조, 기린 등 모든 캐릭터와 감정까지 구현해낸다.

    암사자들이 사냥을 나갈 때의 사나움, 하이에나 떼의 결집, 야생동물의 대 이동, 심지어 수풀마저 사람들의 안무이다.

    라피키 같은 원숭이 주술사는 사람이 완전하게 분장한 형태였고, 무파사나 스카는 가면을 쓰고 있으나 배우의 표정이 함께 보였다.

    '라이온 킹'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줄리 테이머는 무대에서 표현되는 동물과 그 동물을 표현하는 연기자를 함께 보여주는 방식을 '더블 이벤트'라고 부른다.

    사실 지금의 뮤지컬 '라이온 킹'을 탄생시킨 데에는 줄리 테이머의 공헌이 절대적이다. 그는 21살 인도네시아와 아시아에서 공연과 오페라를 접하며, 수단의 경제성과 시각의 은유성의 개념을 찾아냈다.

    그 결과 200여 개의 퍼핏이 '라이온 킹'에서 사용되는 동안, 요즘 뮤지컬에서 그 흔하게 사용하는 영상은 찾아볼 수 없고, '라이온 킹'은 무대 예술을 한 단계 더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뮤지컬 '라이온 킹'. (제공사진)

     

    아울러 아프리카라는 광활한 대지를 구현해내는 데에는 조명의 역할이 크다. 아침 해가 뜨는 사바나부터, 캐릭터의 감정인 기쁨·슬픔·분노·사랑 심지어 전투에까지 모든 분위기를 조명으로 구현했다.

    워낙 많은 분장 캐릭터가 나오기에 무대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었고, 때문에 무대장치보다는 조명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무려 700여 개의 조명이 공연 중 사용된다.

    9일 공연에 앞서 대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조명 디자이너 도널드 홀더는 "막힘 없이 펼쳐진 세렝게티의 파란 하늘을 구현해내는 게 관건이었다"며 "빛을 굉장히 다양하게 사용해 에너지를 불어넣고 아프리카 전통 재료나 재질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무파사의 영혼이 심바 앞에 나타나는 장면은 감탄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프라이드랜드를 떠난 심바를 깨닫게 하는 장면인데, 주변광을 모두 제거한 상태에서 명확하게 초점을 잡은 점조명의 이미지를 겹치게 쏘고, 측광을 이용해 사자 마스크의 형상을 만들어냈다.

    마치 심바의 무의식 세계로 빠지는 듯하면서도, 광활한 우주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을 만들었다.

    여기에 아프리카 특유의 음악은 분위기와 공기를 바꾼다. 소위 '라이온 킹'을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뮤지컬이라 한다.

    그만큼 눈 앞에 펼쳐지는 다양한 분장과 안무 그리고 조명 때문에 나온 말이다. 여기에 애니메이션에서부터 잘 알려진 음악이 귀를 즐겁게 만든다.

     

    애니메이션에서 아프리카의 합창 음악을 작곡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레보 엠이 뮤지컬에서 음악을 맡았다. 그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식 총연출을 맡아 화려한 아프리카 문화를 전 세계에 선보인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라이온 킹'은 유독 음악의 힘이 큰 뮤지컬이다. 언어가 달라도 음악은 감동을 줄 수 있다"면서 "(음악감독 입장에서) 이기적으로 말하면 음악이 뮤지컬 '라이온 킹'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자신했다.

    한국 팬들을 위한 서비스 멘트도 있었다. "감사합니다", "번데기 샌드위치", "서문시장" 등을 한국말로 한다.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는 그 문화에 접촉하는 것에 대해 신경을 쓴다. 그래서 공연 중에 이 나라의 문화 중 무엇을 반영할 수 있을까를 늘 고심한다.

    '번데기'의 경우 크리에이터들이 한국 공연을 위해 왔다가 번데기 음식을 접하고는 이것을 공연 중에 넣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대구에서 공연 후 1월 부터는 서울 그리고 4월부터는 부산에서 공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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