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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총, 무상교육 이뤄내더니 이제는 사유재산권 보장 요구?



교육

    한유총, 무상교육 이뤄내더니 이제는 사유재산권 보장 요구?

    [고삐 풀린 사립유치원, 학부모의 품으로-36]
    한유총의 두 얼굴, 본질은 사적 이익 관철
    설립 인가 시에 "사유재산권 행사하지 않는다" 동의서 제출
    1주일 만에 표변, 에듀파인과 처음학교로 '전격 수용' →'채택 강권'
    한유총, 가짜뉴스까지 유포 vs 유은혜 장관, 엄단 의지
    박용진 3법 지연 우려…자유한국당은 심의조차 거부
    교육·시민사회단체, 12일 회견…'연내 통과' 촉구

     

    ◇한유총, 무상교육 요구할 때는 언제이고, 이제와서 사유재산권 보장?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가 국비 지원을 요청할 때는 공적 교육기관을 내세우고, 사적 이익을 챙길 때는 '개인사업자'를 내세우고 있다.

    1997년 1월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5세 무상교육 150만명 서명운동을 펼쳐, 6개월 뒤인1997년 7월 5세 무상교육법의 국회 통과를 이끌어냈다.

    이 무상교육법에 의해 2000년 면단위 만 5세아 무상교육이 실시되고,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유아교육에 정부 예산을 지원하는 누리과정으로 연결된다.

    2000년에 사립유치원에 교재·교구비에 대해 국비로 최초 지원을 이끌어냈다.

    한유총이 국비 지원을 요청할 수 있었던 근거는 사립유치원의 공적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유총은 정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에 대해 사유재산권 보장을 내세우고 있다.

    한유총은 9일 입장문을 통해 "사립유치원이 향유하는 '개인사업자적 (기업)운영의 자유'와 '사유재산권 보장'에 대해 탄압하고 있다"고 정부당국을 비판했다.

    이어 "'개인사업자'인 사립유치원은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은 물론, 원아모집과 재무·회계, 휴원· 폐원에 이르는'교육적·행정적 자율성'까지 탄압 받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립유치원은 유아교육법과 사립학교법에 따라 '학교'이고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받는 만큼,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도입하고 입학관리전산시스템 '처음학교로'에 참여해야 마땅하다.

    유치원 설립 인가시 사립유치원이 제출한 재산사용 동의서.

     

    또한 사립유치원은 설립 인가를 받을 때 "유치원의 토지 및 건물재산에 대해 유치원 교육재산으로 사용을 동의하며, 교육재산으로 사용하는 동안 재산권 행사 및 매도, 증여, 교환, 또는 담보제공을 않을 것을 서약한다"는 '재산사용 동의서'를 제출한다.

    이 점을 알고서 사립유치원 설립자는 유치원 인가를 받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 확보에 소요되는 재정만큼은 차입금 반환이라는 것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한유총의 두 얼굴, 본질은 사적 이익 관철

    11월 2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도회가 경기도교육청에 보낸 공문.

     

    11월 9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발표한 '2018 사립유치원은 공안정국' 입장문 중 일부.(출처=베이비타임즈)

     

    11월 2일 에듀파인과 처음학교로 '전격 수용'
    11월 9일 에듀파인과 '처음학교로 '채택 강권'

    '전격 수용'에서 '채택 강권'으로, 불과 1주일만에 표변한 이 단체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도회는 2일 경기도교육청에 제출한 공문에서 "사립유치원은 투명성과 책무성을 확립하기 위해 국가 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과 '처음학교로'를 전격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회는 이어 "합리적 보상(건물 이용료)를 위한 제도를 마련해 주기를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로부터 불과 1주일 만인 9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는 '사립유치원 공안정국'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에듀파인'과 '처음학교로'를 교육당국의 탄압으로 규정했다.

    이 단체는 교육부가 사립유치원에 입학관리전산시스템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재정지원 삭감을 통해 채택을 강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단체는 또 교육부가 에듀파인 채택을 강권하며 사적재원의 영역까지 국가회계시스템을 통해 공시할 것을 의무화하는 것은, 정보공시를 통한 투명성 확보라는 법 논리와 전혀 맞지 않는 초법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1주일 만에 입장을 정반대로 바꾼 이유는 명확하다. 경기도회가 단서조항으로 달았던 '합리적 보상(건물 이용료)'이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내부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한유총 경기도회가 사립유치원 원장들에게 '사유재산 공적이용료'를 예산에 편성하도록 하고 이후 변호사를 동원해 대응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원장들은 이를 믿고, 교육당국에서 분명하게 금지하고 있음에도, 공적이용료를 편성하고 실제로 집행도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 '건물 이용료'는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이 국정감사장에서 무수한 질타를 받으면서도, 일관되게 내세웠던 한유총의 핵심 주장이다.

    정부당국이 공정위와 국세청을 내세워 전방위 압박에 나서자, 한유총은 겉으론 정부 방침에 호응하는 척 하다가 '건물 이용료'가 반영 요구가 먹혀들지 않게 되자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10월 30일 일산 킨텍스에서 3000여명의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비공개 토론회를 개최했을 때 이러한 조짐은 예견되었다.

    한유총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설립자본에 대한 투자 비용을 인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덕선 비대위원장은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오늘은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가 목적이다. 한 목소리를 내자. 교육을 위해 가족을 위해 사립유치원을 위해 파이팅"을 외쳤다.

    한유총이 토론회 제목을 내건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는 구호일 뿐이고, 한유총에게 '사유재산의 공적 이용료' 요구는 물러설 수 없는 목표인 것이다.

    ◇한유총, 가짜뉴스까지 유포 vs 유은혜 장관, 엄단 의지

    급기야 한유총은 회원 3000명이 참여하는 단체카톡방에 가짜뉴스까지 퍼뜨렸다.

    한유총이 유포한 허위사실은 이렇다. △'처음학교로'와 에듀파인을 연계하여 유치원의 예산을 연중 실시간 감사,△'처음학교로' 시스템 참여 시 원아모집 후에는 폐원은 못함, △'처음학교로' 시스템 참여 시 사유재산을 포기하고 국가에 재산을 귀속하는 것임, △박용진의원 대표발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따르면 이사장·원장을 겸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 사인 유치원의 설립자·원장도 앞으로 둘 중 하나를 내놓아야 된다.

    '처음학교로'는 입학에 필요한 내용만을 입력할 뿐 에듀파인을 연계나 폐원과는 무관한 데도 공포심을 자극해 '처음학교로' 참여를 방해한 것이다.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은 9일 "한유총이 허위정보를 만들고 유포하는 행위를 지속할 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교육·시민사회단체, 박용진 3법 지연 우려… 12일 회견, 연내 통과' 촉구

    12일 에듀파인 도입 등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박용진 3법(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대한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린다.

    교육·시민사회단체에서는 박용진 3법이 시급히 통과되어야 함에도 여건이 녹록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박용진 3법의 심의를 지연하고 있으며, 심지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별도의 법안을 내놓겠다는 핑계로 심의조차 거부하고 있다.

    계속 논의 중이라는 이유로 시간끌기를 통해 현 상황만 모면하면 된다는 전략이 통하고 있는 셈이다. 국공립유치원 확대가 당장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원아 75%가 의존하는 사립유치원이 내년 3월 신학기에 유치원 대란을 일으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동탄유치원사태 비상대책위원회, 정치하는엄마들, 사립학교개혁국민운동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 20여개 단체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용진 3법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각 정당과 국회의원들을 향해 국민여론 경청을 촉구할 예정이다.

    교육·시민사회단체는 "한유총과 사립유치원들이 재발방지대책을 내놓기는 커녕, 원아모집 중지, 폐원으로 학부모들을 협박하거나, 에듀파인의 도입이 직권남용이며 사유재산 침해라고 반발하는 적반하장의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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