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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 '또' 없었다…고시원 화재, '병원‧여관' 때와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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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스프링클러 '또' 없었다…고시원 화재, '병원‧여관' 때와 판박이

    • 2018-11-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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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에 설치돼있던 완강기도 제 역할 못 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현장이 불에 그을려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9일 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 사건에선 올해 초 경남 밀양 세종병원과 종로 여관 화재 당시 지적됐던 '스프링클러' 문제가 고스란히 반복됐다. 건물 용도와 면적 등이 기준에 미치지 않았던 탓에 이를 설치할 의무가 없었던 것이다.

    ◇ 법 밖의 'NO스프링클러존'

    우선, 객실 수가 53개에 달하는 해당 고시원이 '합법적인 NO스프링클러존'이었다는 점이 화재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중이용업소법상 숙박을 제공하는 형태의 영업장엔 간이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어야 하지만, 법 개정 전인 2009년 7월 이전에 당국으로부터 시설 완비 증명을 받은 업장은 해당하지 않는다.

    서울 종로소방서에 따르면, 해당 고시원은 당국으로부터 지난 1982년 건축허가를, 이듬해 사용 승인을 받아냈다.

    이 때문에 해당 고시원은 올해 있었던 소방당국의 점검에서도 '열외 대상' 또는 '문제없음' 진단을 받았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두 달여 동안 시행된 국가안전대진단 당시 점검 대상서 제외됐다"며 "해당 고시원이 건축물대장상에 '기타 사무실'로 등록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5월 소방특별조사 추진 계획상 소방점검에서도 관련 문제를 지적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병원‧여관에 이어 '닮은꼴' 사고의 재현

    이 같은 문제는 올해 초 각각 190여 명과 10명의 사상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과 종로 여관 화재 사건에서도 똑같이 지적됐다.

    당시 불이 난 5층짜리 세종병원 일반병동은 의료시설이었지만 스프링클러를 의무 설치해야 하는 곳이 아니었다.

    1층부터 3층은 애초에 설치 대상이 아니었고, 4층 이상 역시 바닥면적이 1000㎡를 넘지 않았던 탓에 의무 설치 기준에 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종로 여관 역시 바닥면적이 103.34㎡에 불과한 2층짜리 소규모 숙박업소였던 탓에 스프링클러를 갖춰둘 의무가 없었다.

    여관은 다중이용업소가 아니라 숙박업소로 분류돼 건물 모든 층의 바닥면적 총합이 500㎡를 넘지 않는 한 스프링클러 등 소방 설비를 완비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 빠르게 번진 불, 완강기는 무용지물

    화재 당시 고시원에 설치돼있던 완강기 역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완강기는 고층 건물에서 몸에 밧줄을 매고 지상으로 천천히 내려올 수 있게 하는 기구다.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완강기는 건물의 2층과 3층 사이에 있었다"며 "3층에 있는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위치였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만약 완강기가 지상 2층에만 있었다면 대피 상황에 유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이용재 교수는 "완강기는 보통 3층에서 10층 사이에 설치된다"며 "그보다 밑층은 그냥 뛰어내리는 게 더 나은 경우가 많아 의미가 없고, 그보다 위층은 너무 높아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마저도 빠르게 번진 불에 '우왕좌왕' 하느라 제대로 이용할 수 없었다는 게 고시원 거주자들의 설명이다.

    3층에서 뛰어내렸다는 한 거주자는 "눈을 떠보니 벌써 연기가 뿌옇게 들어와 있더라"며 "창문으로 나갔는데 빗물에 손이 미끄러져 매달릴 새도 없이 밑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람들이 잠을 잘 수 있는 고시원이나 여관 등 숙박업소, 병원 등은 화재 발생 시 위험도가 매우 높다"며 "스프링클러는 물론, 피난로가 건물 양방향으로 확보돼있는지 여부가 사람들의 생사를 가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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