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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경찰은 두번 잡고, 검찰은 두번 놔줬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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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훅!뉴스] '경찰은 두번 잡고, 검찰은 두번 놔줬다'…왜?

    • 2018-11-0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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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장비 납품 비리 의혹 속 뇌물수수 의혹까지
    '장비 문제없어' 판결에 무혐의 처분…이후 '부적격 장비'’ 결론
    같은 인물 유사 사례들에 번번히 경찰은 잡고 검찰은 놔줘
    내부고발자들 "해임에, 따가운 시선들…어떻게 만회하나"
    이상돈 의원 "공소시효 남아, 재수사로 바로 잡아야"

    ■ 생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수도권 FM 98.1)
    ■ SNS 참여 : 페이스북, 유튜브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의 코너입니다. 뉴스 속으로 훅 파고드는 시간, 훅!뉴스. 오늘도 김정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 어떤 사건 속으로 훅 들어가 볼까요?

    ◆ 김정훈> 올해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죠. 사립유치원의 무더기 비리 폭로, 또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논란이 이번 국정감사의 하이라이트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와중에 한번은 짚어봐야 할 대목들도 적지 않았는데, 이 소리를 먼저 들어보실까요?

    [녹취: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
    "대법원에서 기상청이 이겼습니다. 이렇게 되면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검찰의 불기소 의견이 기초가 무너진 거 아닙니까? 이거는 과거 바로잡아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현정> 누구 목소리예요?

    ◆ 김정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의 목소리인데요.

    ◇ 김현정> 검찰의 불기소 의견이 틀린 것 아니냐, 사건을 기소하지 않은 검찰이 잘못된 것 아니냐, 이런 얘기죠?

    ◆ 김정훈> 네. 지난달 29일 기상청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했던 말입니다. 과거 사건에 대해 면죄부를 줬던 검찰을 비판한 대목인데, 이제라도 재수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네요.

    ◇ 김현정> 어떤 특정 사건이 검찰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는 문제제기예요. 언급된 사건이 뭐예요?

    ◆ 김정훈> 언급된 사건을 살펴보니 검찰의 단순한 판단 착오로 볼 문제는 아닌 것 같아서 취재를 해봤습니다. 같은 사람을 두고 번번히 경찰에서는 죄가 있다고 했지만 검찰에서는 죄가 없다고 했고요, 그 사이에 문제를 제기했던 이들은 아물지 않는 상처를 입기도 했거든요.

    ◇ 김현정> 경찰과 검찰의 판단이 계속 갈렸던 거예요?

    ◆ 김정훈> 네. 그래서 이번주 훅뉴스에서는, 경찰에서 잡힌 덜미가 연거푸 검찰에서 풀린 사건의 숨겨진 사연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 김현정> 사건의 시작은 기상청입니까?

    ◆ 김정훈> 먼저 기상청이 언급됐죠? 2012년 무렵의 일입니다. 기상 장비 가운데 순간돌풍을 감지하는 장비가 있거든요. '라이다(LIDAR)'라고, 공항에 설치돼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돕는 장비입니다.

    ◇ 김현정> 비행기는 이착륙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 하잖아요. 그 안전을 지켜주는 장비요.

    ◆ 김정훈> 한 50억원 하는 바로 그 장비를 들여오려는데, 입찰을 통해 K사가 계약을 따냈어요. 문제는 K사가 프랑스 한 업체로부터 들여오려던 장비의 성능이 형편없었다는 점입니다.

    ◇ "만들어본 적 없는 업체가 쓰지도 못할 장비 납품"

    ◇ 김현정> K사는 우리나라의 기상관련 업체이고, 여기서 프랑스 장비를 들여오는데 그 장비가 형편없었다? 쓰지 못할 정도로?

    ◆ 김정훈> 당시 장비 관리 책임을 맡았던 담당자는 제조업체가 완제품을 만들어본 적도 없던 곳이었다고 하거든요. 연혁진 기상청 정보통신기술과장의 말입니다.

    '라이다'장비는 요구규격에 맞지 않아 순간돌풍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기상청 자료)
    [녹취: 연혁진, 기상청 정보통신기술과장]
    "이 업체가 원래 공항에 윈드시어를 관측하기 위한 라이다를 만들어본 적이 없는 회사예요. 입찰해서 계약을 하던 당시에 전혀 만든 적이 없는데, '만들어서 납품하겠다'에 가까운 거였어요. 필요로 하는 정도의 성능만 갖춘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봤는데, 보시는 바와 같이 이건 공항 윈드시어 관측용으로 쓸 수 없다고 봐요."

    ◇ 김현정> 해당 제품을 만들어본 적도 없는 업체의 장비를 우리 공항에 놓는다고요? 항공기 안전에 직결된 장비인데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 김정훈> 윈드시어라는 순간돌풍을 잡아내야 하는데 제대로 포착을 못하고, 또 수시로 오작동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계약을 따낸 K사는 문제가 없다, 이렇게 버텼고요. 결국 이후엔 장비값을 줄 수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업체와 기상청 사이 소송까지 벌어졌어요. 이 대금 소송 기억을 해주십시오.

    ◇ 김현정> 기상청은 문제가 있는 장비라는 걸 몰랐다는 거예요?

    ◆ 김정훈> 산하 기관이 'K사와 계약했다' 이렇게 보고를 하는 구조였으니까요. 그런데 그 과정에 기상청장과 K사 업체 대표 사이 뇌물이 오간 것 아니냐 이런 의혹까지 터졌습니다.

    ◇ 김현정> 왜 어설픈 장비가 들어왔나 했더니, 뇌물 의혹까지 간 거예요?

    ◆ 김정훈> 당시 조석준 기상청장이 K사 대표 김모씨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입니다. 그때 국회에서도 이 문제가 불거졌거든요. 2012년 10월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과 조석준 청장 사이의 질의응답을 들어보시죠.

    [녹취: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조석준 前기상청장]
    김경협 의원: "김○○에게 5천만 원, 김○○ 장인에게 5천만 원, 성명불상자에게 3천만 원 등등의 채무가 확인이 되고 있는데 이 청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진 이자를 계속 내셨어요. 그럼 청장에 취임할 때까지는 이자를 냈단 얘기는 다시 말해서 금전 거래, 채무 관계는 갚지 않았다고 봐야 되는데 어떻습니까?"

    조석준 청장: "원금 상황은 유예를 받고요. 이자는 제가 지급을 못한 그런 상태가 되겠습니다."

    김경협 의원: "그럼 지금 안 갚고 있는 거죠?"

    조석준 청장: "지금 현재는. 예"

    2012년 당시 경찰 조사를 받던 조석준 전 기상청장
    ◇ 김현정> 5천만원, 5천만원, 3천만원 하면 1억 3천만원 정도가 되는데... 여기에 이자를 못 내고 있다?

    ◆ 김정훈> 조석준 청장은 그 돈을 빌렸을 뿐이라고 했지만 차용증도 없고 공직자 재산신고에도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이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뇌물이 아니냐 봤던 것이죠. 또 빚일 뿐이라 해도 적어도 내지 않은 이자는 뇌물이라는 판례도 있었고요.

    ◇ 기상청장-업체대표 간 뇌물수수 의혹까지

    ◇ 김현정> 그럼 하다못해 그 정도의 책임이라도 물었어야 하잖아요.

    ◆ 김정훈> 그래서 경찰은 두 사람에게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입찰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해야 한다며 사건을 검찰로 넘겼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사건을 받자마자 '시한부 기소 중지' 결정을 내렸어요.

    ◇ 김현정> 시한부 기소 중지요?

    ◆ 김정훈> 일시적으로 기소를 보류한다는 거죠. 정말 부실 장비인지, 그래서 부정한 돈이 오갔는지 성능부터 제대로 확인해 보자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다가 수사가 재개되긴 했는데, 앞서 K업체와 기상청 사이에 물품 대금 소송이 있었다고 말씀드렸죠?

    ◇ 김현정> '올바른 장비가 아니니 돈을 못 준다', '그래도 내놔라' 이런 소송이 있었다고 했잖아요.

    ◆ 김정훈> 그 사건의 1심 재판부가 업체의 손을 들어줬어요.

    ◇ 김현정> 성능 괜찮다, 문제 없다?

    ◆ 김정훈> 그러자 검찰은 곧이어 뇌물수수 혐의까지 받던 업체 대표와 조석준 전 청장을 모두 무혐의 처리합니다. 부실 장비가 아니니 부정한 돈도 아니다, 이렇게 봤을 수도 있고요. 최소한, 거액의 돈을 빌린 뒤 이자를 안 낸 사실은 확인됐잖아요.

    ◇ 김현정> 그것도 처벌을 피한 거네요.

    ◆ 김정훈> 그런데 반전이 있습니다. 이어진 2심, 3심에선 부적격 장비였다고 판단한 겁니다.

    ◇ '적격제품' 판결 뒤 '무혐의 처분'… 알고보니 '부적격'

    ◇ 김현정> 민사 1심에서 적격이다 얘기듣고 형사도 무혐의 줬는데 민사 2심 3심에서 뒤집혀진 거예요? 민사 재판 결과가 일찍 나왔더라면 형사도 상황이 달라졌고, 형사가 조금 기다렸더라면 상황이 달라졌고 그런 거네요?

    ◆ 김정훈> 단순히 운이 좋았던 걸까요? 조금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의아한 느낌을 주는 사건 하나를 또 만나게 됩니다. 2007년 뉴스의 한 대목을 들어보시죠.

    [녹취: 2007년 방송 뉴스 중]
    "공항에 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의 장비가 납품되도록 해준 기상청의 전현직 간부와 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경찰은 기상청이 슈퍼컴 2호기와 고층 기상관측장비를 도입하면서 관계자자들이 뇌물을 받았다는 첩보가 있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도 기상 장비 납품 과정의 비리 의혹이네요.

    ◆ 김정훈> 초점이 됐던 건 윈드프로파일러라고, 낮은 층의 난류를 관측하는 장비를 둘러싼 의혹이 있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기상청 담당자들과 업체 관계자들 사이 뇌물이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구속영장까지 신청하며 수사를 벌였고요, 해당자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남겼습니다.

    ◇ 김현정> 앞서 말한, K업체 사건과 굉장히 비슷해 보이는데요.

    ◆ 김정훈> 사실은 거의 똑같습니다. 문제가 된 장비만 다를 뿐 여기서도 수사 대상에 오른 건 그 K업체 대표 김모씨였고요, 그 김씨가 검찰 단계에서는 무혐의로 풀려난 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때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였네요.

    ◇ 김현정> K사 대표 김씨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이 사람에 대해 경찰은 의혹이 있다고 하고 검찰에서는 풀려난 패턴이 반복된 거네요.

    ◆ 김정훈> 맞습니다. 처음 윈드프로파일러 사건 때 K사 김 대표를 수사한 곳은 경찰청 특수수사과입니다. 시간이 흘러 다시 김씨를 수사한 곳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였고요. 경찰의 최정예 수사팀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수사 결과가 번번히 검찰에서 묵살된 것이죠.

    ◇ 같은 인물 비슷한 사건들에, 경찰은 잡고 검찰은 놔줘

    ◇ 김현정> 그 사건들에 있어서는 희한하게 우연히도 경찰이 수사를 잘못해서 검찰이 바로잡은 건 아니예요?

    ◆ 김정훈> 하지만 라이다 장비를 둘러싼 비리 의혹의 경우엔 두 사람 사이에 최소한 돈에 대한 이자가 없던 점은 시인하고 확인됐잖아요. 검찰은 면죄부를 준 셈이고요. 또 결과적으로는 그 장비에 문제가 있었다는 게 대법원에서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이상돈 의원이 재수사까지 촉구하고 있는 거네요.

    ◆ 김정훈> 다시 이 의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
    [녹취: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
    "검찰은 이 1심 판결에서 기상청이 패배한 걸 근거로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2심에서 제대로 붙었어요. 2심에서 기상청이 이겼죠? 일사부재리가 적용되는 게 아니고 공소시효 많이 남았어요. 현재 진행중인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현정> K업체 김 대표의 말도 들어봐야 하는 거 아니예요?

    ◆ 김정훈> 검찰만 가면 무혐의로 풀려나는 그 분 말이죠? 자신에 대한 혐의는 '경찰에서 무리하게 수사를 한 뒤 검찰에서는 다 문제가 없는 것으로 소명됐다'고 하더라고요. 또 납품한 기상 장비가 부적격으로 최종 결론이 난 데 대해서는 '대법원 판결을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김현정> 이 얘기에 따르면 경찰 수사 결과나 법원 판결은 미덥지 않고, 검찰의 수사 결과만 진실이라고 본다는 주장이네요. 검찰이 유독 이 업체 대표에게 우호적이었던 것 아니예요?

    ◆ 김정훈> 그런 의심이 드는 대목이 있는데요, 무혐의 결정을 내렸던 검사에게도 공식 창구로 입장을 물어봤습니다. 하지만 답을 주지는 않더라고요. 관련된 의혹들은 이렇게 현재까지도 가려진 채 잊혀져버렸습니다. 그러는 사이 처음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 내부고발자들의 아물지 않는 상처 속 재수사 촉구 목소리

    ◇ 김현정> '이 장비 갖고는 안된다, 위험하다‘ 이렇게 옳은 소리 냈던 내부 사람들?

    ◆ 김정훈> 윈드프로파일러, 라이다 장비 모두에서 문제를 지적했던 박진석씨는 오히려 입찰 방해 혐의, 허위 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당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직장도 잃었고, 적지 않은 돈도 쓰게 됐죠. 결국 대부분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냈지만 이제 와서 어떻게 모든 걸 되돌릴 수 있을까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박진석, 전 기상청 직원]
    "60살 살아오면서 해임장을 받으니까 친구들이 제 앞에서는 '그래, 너 억울하겠다' 그러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을 거잖아요. 너가 잘못을 했으니까 해임이 되고 기소가 돼서 검찰에 불려가지… 그런 게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힘들었어요."

    ◆ 김정훈> 함께 문제제기를 했던 김용범 사무관은 아직 기상청에 근무중이긴 합니다. 하지만 내부고발 이후 오히려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고 주변으로부터의 차가운 시선이 아직도 상처로 남아있다 하네요.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김용범, 기상청 사무관]
    "제 업무에 대해서 계속 감사를 하게 하거나, 논리적으로 안 맞는 징계처분, 경고를 줘서 저를 인사조치 시키려는 명분으로 삼더라고요. 그리고 검찰에 고발을 해서 문제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게끔... 진실은 밝혀졌지만, 내가 당했던 불이익도 만회가 돼야 하는데 안되니까..."

    ◇ 김현정> 법원에선 인정이 됐지만, 적어도 이분들한테는 깊은 상처가 남은 셈이에요. 제대로 명예회복이 돼야 겠고, 이상돈 의원의 주장처럼 재수사도 철저히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정훈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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