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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미세먼지… 더 답답한 '경유차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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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답한 미세먼지… 더 답답한 '경유차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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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7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기름값이 오르면 정부가 기름값을 깎아주고 경유차 소비를 권장하는 제도는 그대로 유지되는 반면, 미세먼지 전담부처인 환경부는 정부내 영향력이 미약해 매번 미세먼지대책이 나와도 희뿌연 한반도 상공은 '백년하청'이다.

    11월 둘째주 내내 미세먼지가 한반도 가을하늘을 뒤덮고 국민불편이 커지자 정부는 8일 미세먼지대책을 내놨지만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느라 이것저것 빼고 완화하다 보니 '반쪽대책'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운동연합 이지언 에너지국장은 8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유류세 조정이나 경유차 퇴출 로드맵, 석탄발전의 단계적 감축 로드맵 정도는 포함돼야 하는데 경유차 운행제한을 약간 더 강화하는 정도의 대책이 담겨 기대에 못미쳤다"고 말했다.

    수도권 대기를 뿌옇게 뒤덮는 미세먼지의 주요 발생원인은 경유자동차와 공장매연, 충남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등이지만 이 가운데서도 경유차가 내뿜는 미세먼지의 양이 가장 많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경유자동차에서 비롯되는 미세먼지 비중은 11%로 공장매연 등에 이어 4번째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지역만 놓고보면 경유자동차 배출물이 23%로 가장 큰 미세먼지 배출원이다.

    따라서 수도권 미세먼지 대책의 핵심은 경유자동차에 맞춰질 수 밖에 없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운행되는 경유자동차를 최대한 줄이고 추가 출고되는 차량숫자가 줄도록 정책을 세워 시행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가능한 한 경유차 운행을 억제하는 것도 경유차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방편이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은 무대책에 가깝다. 우선 경유차 숫자를 줄이는 방안과 관련해, "로드맵이 나올 것이다"는 말만 되뇌일뿐 진전이 없다. 환경부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이 글로벌 산업이어서 글로벌 경제를 봐야하고 대체차량이 안 나온 상태에서 무작정 규제하는 것도 현실에 맞지 않다"며 "가능한 범위내에서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공기관만이라도 경유차를 '제로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이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기획재정부와 산업부 등 경제부처와 의견충돌을 빚었고 환경부는 늘 그렇듯이 경제논리에 밀려 제대로 반론도 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에서 탈 디젤정책이 힘을 얻을때인 이명박정부 당시 CO2저감을 위해 클린디젤을 장려하는 정책이 '환경친화자동차법'이란 이름으로 입법화됐고, 한국에서 디젤자동차가 증가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배출가스 조작 논란과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그러나 환경전문가들은 클린디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고 하지만 질소산화물은 훨씬 많고 폭스바겐사태에서 입증됐듯이 시험과 실주행시 온실가스 배출량에 커다란 차이가 있어 통계의 오류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2017년 9월 '2030년 탄소배출 자동차 판매금지법'을 대표발의한 민병두 의원은 법안발의와 함께 정부에 친환경 차량의 대중화와 지속가능한 자동차 산업환경마련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으로부터 자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영국은 2040년부터 모든 경유.휘발유.하이브리드차까지 국내판매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를위해 4조3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2040년 화석연료 차량 판매금지, 독일은 2030년부터 화석연료차 판매를 금지하는 결의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이밖에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도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에 동참하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전기차를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인도는 2030년부터 탄소배출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시대에 역행한 정부의 디젤장려정책으로 소비자입장에서는 디젤선택이 합리적인 것으로 오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뛰어난 연비와 상대적으로 싼 가격정책은 디젤차 구매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휘발유에 매기는 유류세를 100으로 볼 때 경유에 붙는 세금은 85로 OECD평균 90보다 경유의 담세액이 적어 경유자동차 선호의 원인이 되고 있다.

    미세먼지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경유세 인상을 조속히 추진하려는 입장이지만 경제부처에 가로막혀 로드맵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경유 소비자들의 조세저항 때문에 경유세 인상방안은 정부계획에서 쏙 빠졌고 아예 계획이 서 있지 않은 상태다.

    환경부 관계자는 "유류세 조정안에 대해 기획재정부 세제실이 난감해 하는 바람에 정부의 조정방침이 서지 않았고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정부는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해 국민의 유류값 부담이 커지자 지난 6일부터 한시적으로(6개월)유류세를 15%깎아주기로 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는 10년만에 다시 꺼내든 카드로 자동차를 많이 타는 사람과 저감효과가 큰 디젤 소비자에게 혜택이 큰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기름값이 오를때마다 깎아주는 접근방식은 국민의 에너지 소비 효율성도 떨어트리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뿐이 아니다. 각종 유류에 붙는 '교통에너지환경세'의 불균형한 분배방식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행 분배비율은 교통시설특별회계(SOC건설)에 80%, 환경개선특별회계에 15%로 '도로건설에 지나치게 편중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다.

    정부의 미세먼지 줄이기 정책이 정부내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데다 때로는 유류세 인하 처럼 오히려 화석연료 사용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정책수단까지 동원되는 실정이어서 미세먼지가 서울상공을 뒤덮을 때만 반짝 이슈로 부상할뿐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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